▲ '기록제조기' 신진서 9단이 GS칼텍스배 5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선수권전 사상 최초로 5연패 신기록을 세웠다.
제27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결승5번기 제3국
변상일에 3-0 완승… 선수권전 최초 5연패 위업
23년 만에 새 기록이 쓰여졌다. 신진서 9단이 22일 오후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7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결승5번기 제3국에서 변상일 9단을 꺾고 종합전적 3-0으로 우승했다.
쌍방 자신의 시간을 남기면서 1국(90분, 143수)과 2국(100분, 138수)을 단명국으로 제압했던 신진서 9단은 3국에서도 이른 시기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우상의 난해한 변화에서 변상일 9단의 대처가 미흡한 틈을 찔러 일거에 승세를 굳힌 것.
▲ 랭킹 1위와 3위의 결승전은 싱거웠다.
개시 30분도 지나지 않은 50수 언저리에서 바둑TV 김영환 해설자로부터 '위기'라는 멘트가 나왔다. 결국 1시간 32분, 173수 만에 종국. 이번에도 두 기사 모두 자신의 제한시간을 남겼다(잔여시간 신진서 22분 40초, 변상일 5분 23초).
"초반에 저만 아는 게 나와서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급박한 전투인데 혼자 알고 있다는 게 크게 작용한 것 같다"는 신진서 9단의 국후 감상. "이전 삼성화재배에서는 반대의 상황이 나왔었는데 오늘은 또 반대의 상황이 나왔다. 열심히 하는 기사들은 서로 자기만 아는 정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26~35) 우상 공방에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26으로 붙여갈 때만 해도 55% 승률.
▲ (36~51) 40쪽을 찌른 수가 좋지 않아 25%로 떨어졌다. 인공지능은 42쪽에 두는 수를 제시했다. 51로 씌움당해 끝내 백일단이 무사하지 못했다(50은 ▲의 곳 이음).
신진서 9단은 GS칼텍스배 5연패를 이뤘다. 23기 때 이세돌 9단을 3-2로, 24기와 25기 때 김지석 9단을 2연속 3-0으로, 26기 때 변상일 9단을 3-2로 결승에서 꺾은 데 이어 5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GS칼텍스배는 선수권전 방식. 전기 우승자가 도전자를 맞아들여 방어전을 치르는 도전기제와는 달리 선수권전은 전기 우승자도 본선부터 시작한다. 그만큼 연속 우승에는 힘이 더 들어간다.
▲ 국내외 대회 8관왕 지위를 사수했다.
선수권전 5연패는 신진서 9단이 처음 작성한 기록이다. 이창호 9단이 1999년에 세웠던 천원전 4연패(1~4기)를 23년 만에 넘어선 새 기록이다. 참고로 국내기전 최다연패는 세계 기록이기도 한 조훈현 9단의 패왕전 16연패이다. 도전기제의 패왕전에서 1977년부터 1993년까지 달성했던 대기록이다.
"국내기전에서 연초에 약간 안 좋은 출발을 했고 GS칼텍스배와는 인연이 깊어 신경을 많이 쓰는 기전이다 보니까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이 자리에 서게 되어 기쁘다"는 신진서 9단은 8관왕 지위를 사수했다. 국제대회인 LG배, 춘란배, 국수산맥배를 보유하고 있고 국내대회인 GS칼텍스배, 쏘팔코사놀배, 명인전, 용성전, KBS바둑왕전을 보유하고 있다.
▲ 변상일 9단은 신진서 9단과 벌인 6차례의 결승전에서 한 차례 우승에 그치고 있다.
올해 들어 LG배(2월), 쏘팔코사놀배(6월), 용성전(7월), 국수산맥배(8월)에 이어 다섯 번째 우승이다. 또한 국내 기전의 결승에서 2019년 12월 제38기 KBS바둑왕전부터 13연속 결승전 승리를 이어갔다. 2012년 입단 이후 프로 통산 우승 횟수는 27회로 늘어났다.
287명이 참가한 예선전, 시드 5명이 합류한 24강 본선토너먼트, 결승5번기의 단계로 우승 경쟁을 벌인 제27기 GS칼텍스배의 상금은 우승 7000만원, 준우승 3000만원이다. 시상식은 추후 열린다.
▲ 결승전 세 판 모두 양쪽이 시간을 남긴 것도 극히 이례적이다.
▲ 결승에서 3승을 보탠 상대전적은 28승5패가 됐다. 84.85%의 승률이다.
▲ 현재 25세 이하 대회인 크라운해태배를 보유하고 있다.
▲ 2021년 1월에 준결승전을 치렀던 응씨배 결승전이 아직도 열리지 않고 있다.
▲ "당연히 5연패 욕심이 났고 열심히 했습니다. 긴장감을 갖고 두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고요, 결승전은 많이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직전 대회에서 역전승이 있었다 보니까 운도 따랐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