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디 가르도(Melody Gardot)
Cover Story Melody Gardot 5번째 정규앨범 <Sunset in the Blue>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자신의 모습 그대로인 채 더 깊고 발전된 모습 담아내다
음악은 우리의 감성을 어루만지고 공감하며 치유해주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론 아름다움 그 자체만으로 충분하며 감동을 주기도 하지만 그것만이 다는 아니죠. 특정한 순간 선율과 메시지가 불현 듯 우리를 위로하고 보듬어주는 경험은 바로 음악이 우리에게 주는 놀랍고도 위대하고 특별한 순간입니다. 멜로디 가르도의 노래가 바로 그렇죠. 슬픔과 애수, 회한, 노스탤지어가 한데 녹아들어있는 그녀의 노래는 강렬하고 압도적인 감동 대신 우리의 어깨를 따사로이 감싸 안아주는 것 같은 편안하고 친근하며 소담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 점으로 인해서 지금처럼 서로간의 간격을 어쩔 수 없이 띄우고 있어야하는 언택트의 시대에 그녀의 목소리가 우리에게 적잖은 의미를 주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흥미롭게도 여기 두 재즈 칼럼니스트가 바라보는 멜로디 가르도에 대한 서로 다른 인식에서도 그런 점이 동일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평범한 듯 남다른 개성과 비범함으로 어느 새 메이저급 스타 뮤지션으로 발돋움한 그녀! 시나브로 우리를 감화시키는 그녀의 자연스럽고 진솔한 감성은 특정한 수식어가 필요 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우릴 사로잡습니다. 서문/편집부 본문/ 김제홍, 윤병선 사진/Universal Music Korea Disc
01. If You Love Me
02 . C’est Magnifique
03. There Where He Lives In Me 04. Love Song
05. You Won’t Forget Me
06. Sunset In The Blue
07. Um Beijo
08. Niguem Niguem
09. From Paris With Love
10. Ave Maria
11. Moon River
12. I Fall In Love Too Easily
Point of a View 1 보통 음악에는 자신의 삶과 이야기가 녹아나게 마련이고, 그 어떤 뮤지션에게서도 공통된 바라 하겠지만, 멜로디 가르도의 경우 보다 실질적이고 절실하게 다가오는 측면이 있다. 조근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에 담긴 가득한 슬픔과 자조가 아니라, 스스로에 용기를 불어넣고자 함에도 가녀리고 처절한 의지가 계속 전달되기에 그 자그마한 진동이 파장을 일으키고 감정들이 휘청이며 요동을 치게 된다.
멜로디 가르도는 미국인이자 프랑스에 거주지를 두면서 활동하는 스테레오 타입의 웨스턴 뮤지션이지만, 건강식단에 충실한 금욕적인 식습관을 지니고 있으며, 독실한 불교신자에 휴머니즘에 깊은 관심을 지니고 실천하는 행동가이기도 하다. 또한 그녀를 언급함에 있어 매번 상기되는 사건이 교통사고와 치유에 관한 부분이다. 그녀가 19세에 겪은 자전거와 SUV 차량 충돌은 머리, 척추, 골반에 커다란 후휴증을 남겼고 병원에 1년간 입원하면서 신경과민, 기억상실증 등을 앓게 된 것이다. 사고를 극복하기 위해 그녀는 스스로 음악을 선택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작곡가, 보컬리스트로서의 현재가 가능한 계기가 되었다. 빛과 소리에 과한 반응을 보인 그녀를 치유한 것이 음악이었고 이는 뉴저지 음악치료법 프로그램에 그녀의 이름을 직접 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치유가 이번에는 놀랍게도 광범위한 대상을 상대로 펼쳐진다.
멜로디 가르도의 새로운 앨범 <Sunset In The Blue>는 COVID-19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부딪혀 신음하는 모든 아픈 이들에 대한 헌정이자 위안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이번 펜데믹 중에 예를 들어 예고 없이 발매했던 테일러 스위프트의 앨범 <Folklore>나 BTS의 최초 핫100 1위 ‘dynamite’ 역시 유사한 위로의 의미를 띄고 있고 아티스트, 팬 모두가 고난의 시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의지들이 투영된 바라 하겠다. 여기에 더하자면, 멜로디 가르도는 스스로가 지나왔던 힘든 경험과 세월이 함께 담겨있기에 어쩌면 공감대가 어쩌면 더 깊을 수도 있다.
이번 앨범에서 오리지널 비중이나 게스트, 컨셉트 등을 살펴본다면 아주 특별하고 새롭다거나 유난히라는 부분을 감지하기는 어렵다. 아마도 멜로디 가르도의 상상 범위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포함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퀄리티가 모든 면에서 전작들보다 조금씩 뛰어나서 전체적으로 매우 잘 만들어진 수준 높은 음반으로 드러난다. 말하자면, 프로듀싱, 녹음, 작,편곡, 해석이나 감정선의 컨트롤 등 음악과 주변 환경 전체가 한 두걸음 더 앞으로 걷고 있다는 느낌이다. 트랙들은 오리지널 8곡과 스탠더드 3, 올드팝 1곡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녀의 단독 자작곡 외에 ‘little something’에서 콜라보한 스팅과 도미니크 밀러를 비롯하여 다디 카르바뇨우, 필립 바덴 파웰 등 브라질 출신과 그녀의 작업 파트너 제시 해리스, 피에르 아데른 등이 공동작곡자로 참여하고 있다.
오프닝 ‘If You Love Me Now’는 다디 카르바뇨우와 가르도가 함께한 오리지널이며,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스트링 섹션과 솔리스트로 틸 브뢰너가 트럼펫으로 협연한다. 버스와 코러스가 큰 변화없이 잔잔하게 진행되는 포크풍의 발라드임에도 불구 보컬의 떨림과 발산하는 감정만으로 심금을 울리고 깊은 호소력을 지닌다. 스트링 섹션 사이의 어쿠스틱 기타, 드럼 브러쉬, 리듬과 최소한의 하모니만 발산하는 베이스 사이에서 코러스 파트의 보컬과 트럼펫의 대화 조율을 질감 있게 덧칠한다.
두 번째 ‘C'est Magnifique’는 포르투갈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이자 아말리아 호드리게스 남성 싱어 상을 수상한 바 있는 안토니오 잠뷰조와 콜라보한 곡이다. 파두가 아니라 전형적인 보사노바이며, 연가풍의 부드럽고 감미로운 곡이다. 앨범 타이틀인 ‘Sunset In The Blue’ 는 개인적으로는 ‘At Seventeen’, ‘Between the Lines’ 를 노래하던 제니스 이언의 젊은 시절의 가사를 통한 자기 고백과 멜로가 사연 자체가 되는 작곡을 떠올리게 한다. 스트링 편곡도 아련하지만, 앰프로 증폭하면서 쇳소리가 묘하게 울려 퍼지며 구슬픈 느낌을 발산하는 앤써니 윌슨의 기타 솔로와 반주가 멜로디 가르도의 목소리와 기막히게 어울리며, 과연 타이틀이라 할 만큼 녹음, 목소리의 깊이와 감정 선의 흐름들이 최고조에 올라 있다.
다시 틸 브뢰너의 프레스를 얇게 누르는 트럼펫과 콜라보하는 ‘Um Beijo’는 낭만적인 보사노바와 MPB가 가미된 곡이고, 싱글 버전으로도 발매되는 ‘From Paris With Love’ 는 가르도가 현재 거주하는 프랑스에 대한 단상으로 여겨지고, 프랑스 출신인 피에르 아데른과 공작이기도 한데, 애잔함 가운데 밝고 긍정적인 기운이 발산된다. ‘Little Something’은 도미니크 밀러의 기타 인트로에서부터 스팅임을 알 수 있는 특유의 리듬감에 실린 통통 튀면서 멜로딕함이 바로 전달되는 곡 분위기가 바로 흘러나온다. 멜로디 가르도와 스팅 사이 조합은 상상하기 힘들었지만 의외로 상호 간의 스타일이 융합된다는 점에서 의외였다.
앨범을 프로듀싱한 래리 클라인은 베이시스트로서 보다는 프로듀서로 유명한데, 조니 미첼, 허비 행콕, 마덜렌 페이루, 트레이시 채프맨 등의 앨범에 참여한 그래미 위너이기도 하다. 현재 유니버설 뮤직 그룹 산하 스트레인지 카고의 사장이자 멜로디 가르도의 작품에 계속 관여하고 있으며, <Sunset In The Blue>에서 그의 섬세하고 따듯한 손길은 어떤 악기가 들어오고 어느 정도의 분량과 비중을 차지하며, 오케스트레이션의 효과를 최대치로 잡을 수 있는 포지션을 제대로 정하고 있다. 비트를 찍고, 리듬과 멜로디를 정밀하고 다각도로 조합하는 복잡한 프로듀싱과는 거리가 멀지만, 자연스러움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재즈 프로듀서로서의 또 다른 마법이라 하겠다.
그리고 언급해야 할 중요한 역할 중 담당한 한 명이 앨 슈미트이다. 루디 반 겔더, 짐 앤더슨, 얀 에릭 콩샤우, 제임스 파버, 앨런 사이즈 등과 더불어 재즈계에서는 전설로 회자되며 90세라는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에 있고 수석 레코딩 엔지니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의 사운드는 음을 또렷이 울리고, 각 악기가 있는 위상을 정확히 잡아 정밀하게 드러내는 경우보다는 질감이나 깊이 잔향 등을 최대한 이용하는 퓨전과 메인스트림, 어메리칸과 유러피언의 특징을 함께 담고 있는 편이다. 스트링 사운드를 멀리 두고, 트럼펫의 잔향을 아래 위로 길게 뿌리며, 각 악기의 고유 사운드가 세밀하게 전달됨에도 모든 초점이 주인공인 가르도의 보컬에 갈 수 있도록 하는 스튜디오 작업을 마지막 꽃을 피우는 역할을 이 나이에 수행할 수 있다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김제홍 앨범 프로듀서 래리 클라인(Larry Klein)
Point of a View 2 피아니스트이자 보컬리스트였던 셜리 혼 하면 그녀를 대표하는 곡으로 ‘Here's To Life'를 들 수 있다. 물론 그녀가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 연주하고 불렀던 많은 곡들을 생각하면 의아할 수도 있겠지만 동명 타이틀 음반인 <Here's To Life>는 92년도에 그래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작품이다. - 본지 조니 맨델 관련 기사에도 소개된 작품이다 - 이 곡이 그녀의 시그니처 송, ’인생곡‘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이런 외형적인 것 외에도 이 곡이 가지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담은 가사와 그녀에게 온전히 바쳐진 작곡, 또한 이것을 담담하면서도 진솔하게 표현한 그녀의 연주와 보컬 때문일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이렇게 ’인생 곡‘이라고 말하는 것들은 놀라움을 주는 화려한 스캣 같은 기교로 정해질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청자들에게 시공을 초월한 깊은 감동을 전해주기 때문에 그렇게 일컬어지는 게 아닐까.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막 데뷔한 작품이 이렇게 ‘인생작품’, ‘인생 곡’이라고 불리게 되면 그것이 때론 그 뮤지션을 틀에 가두는 경우가 생기게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때론 이것이 재생산되는 이미지 소비 또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노라 존스의 성공적인 데뷔작 이후 작품들은 미국 내에서는 어땠을 런지는 모르겠지만 국내에서는 기대했던 정서와는 다른 방향으로 선회하기도 했다. 뮤지션 입장에서는 어느 한 틀에 얽매이기 보다는 뮤지션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을 선보이며, 자신의 음악적인 아이덴티티를 찾아가는 여정이겠지만, 청자들에게는 그런 의도와는 다르게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오히려 뮤지션 자신이 가지는 강점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의 음악 영역 안으로 끌어들여 이를 극대화함으로서 뮤지션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하는 경우가 있는데 멜로디 가르도가 바로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다. 2007년 불과 23세라는 젊은 나이에 발표했던 데뷔작 <Worrisome Heart>은 발표 직후 평단과 대중들을 사로잡았다. 물론 그녀가 음악을 시작한 계기가 교통사고로 인해 마치 운명인 것처럼 시작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의 음악은 그녀 자신의 이야기에 상당히 집중된 개인적인 성향을 보여줬다. 형식적으로는 재즈라는 틀에 둘 수 있지만 그 형식에 얽매이기 보다는 내면에 존재하는 그녀만의 정서를 풀어나갔던 싱어송라이터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지 않을까? 그리고 두 번째 작품인 <My One And Only Thrill>은 명 프로듀서인 래리 클라인을 만나면서 다이애나 크롤의 뒤를 잇는 여성 보컬리스트로서의 입지를 확보해나가기 시작한다.
이 작품에서는 그녀는 뛰어난 멜로디 감각을 선보이는 곡만큼이나 그녀의 내면에 있는 정서, 그러니깐 슬픔과 희망이라는 정서를 담담하게 표현하면서 삶이라는 주제를 너무나 매력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자신의 내면을 좀 더 깊게 표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래리 클라인이 제시하는 음악적 스타일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신의 내면 안으로 수용하면서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수용하는 뮤지션의 모습 또한 보여준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영향은 이 후 <The Absence>에서 더 확장된다. 세계 각국을 여행하면서 스쳐지나간 그 곳의 이미지를 표현했던 이 작품은 지극히 개인적인 측면이 강한 일종의 여행의 기록을 담고 있으면서도, 그 안에는 다양한 장르를 표현하는 성숙함을 고스란히 표출한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내면을 바라봤던 시선을 사회로 돌리며 메시지를 전달하기 시작했는데 그 작품이 바로 전작인 <Currency Of Man>였다. 래리 클라인과 다시 재회한 이 작품은 느와르적인 인상을 풍기는 커버와 음반 타이틀이 의미하듯 인간의 삶과 가치에 대한 이야기들을 음악의 주제로 가져온다. 특히 5,6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블루스, 펑키, 소울 같은 장르를 적극 수용하면서 이러한 주제를 사운드 적으로도 깊게 가져간 바 있다.
그런 그녀가 5년 만에 5번째 정규작 <Sunset In The Blue>을 발표했다. 사실 이 작품은 음악적으로는 <My One And Only Thrill>의 이미지를 가져와 재탕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프로듀서 래리 클라인과의 작업, 스트링 세션 그리고 편곡가 빈스 멘도자의 참여등 상당히 익숙한 스타일로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테일함에 있어 이번 앨범은 과거 어떤 작품보다 더 월등하며 성숙함이 물씬 묻어난다. 원래 그녀는 지난 3년간 프랑스 파리에 머물면서 새로운 음반을 준비해 왔었다고 한다. 특히 'From Paris With Love'을 보면 처음에는 새로운 음반의 주제가 프랑스 파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풍성하고 로맨틱한 오케스트라 사운드 위로 펼쳐지는 그녀의 담백한 보컬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곡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면 이 작품은 프랑스 파리라는 소재를 통해 가장 오래되고 보편적인 ‘사랑’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한 팬데믹으로 인해 원래 계획이었던 영국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 취소가 되면서 그녀는 다른 방식으로 이것을 해결하기 시작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그녀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자신의 음악을 완성해 줄 연주자들을 모집했고 그녀는 이렇게 모인 오케스트라를 ‘글로벌 디지털 오케스트라’로 이름을 결정하게 된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그들의 모습을 담은 뮤직 비디오를 공개하고 향후 발생하는 수익은 어려움에 처한 많은 사람들과 어려움을 나누기 위해 자선 단체에 기부하기로 결정한 그녀의 행동은 바로 ‘사랑’이라는 주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 그리고 이 음반에 수록된 작품들과 그녀의 보컬은 그런 사랑을 바탕으로 슬픔보다는 따뜻한 정서를 담담하면서도 매력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여기에 수록된 곡들은 자신의 오리지널을 포함한 다른 뮤지션들의 작품들 역시 수록하면서 뮤지션 내면에 존재하는 사랑의 관점 이외에도 레슬리 던컨과 엘튼 존의 콜라보로 잘 알려진 ‘Love Song', 헬렌 메릴, 칼리 사이몬등 많은 보컬리스트가 불렀던 ’You Won't Forget Me', 남미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곡으로 포르투갈의 명 보컬리스트 안토니오 잠뷰조가 듀엣으로 참여한 ‘C’est Magnifique’등 다양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랑’의 주제를 담아내면서 폭넓은 텍스처를 가져가는 것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물론 스팅과 함께 한 이국적인 느낌의 ‘Little Something'과 두 곡의 스탠더드 곡 또한 그에 걸맞는 편곡과 스타일링을 통해서 바로 이 주제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금 같은 시대에 요구되는 ‘사랑’이라는 주제에 이르기까지 음악을 통한 그녀만의 시선이 폭넓은 감성과 시간이 흐르면서 완성된 성숙함이 조화를 이뤄가고 있다. 만일 이 작품이 이전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측면 - 물론 ‘사랑’이라는 주제 역시 한편으론 진부함을 가지고 있지만- 에만 머물러 있었다면 다소 실망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지금까지의 삶의 가치에 대한 그녀만의 시선을 넘어서, 현재 많은 대중들에게 필요한 사랑이라는 화두를 통해 우리에게 진실된 위로를 건네려 하는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신작은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는 멜로디 가르도의 또 다른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크고 깊은 공감대를 이뤄내기 위한 그녀의 노력과 의지가 담겨진. 글/재즈 칼럼니스트 윤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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