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삼로(三老)라고 하는데, 『예기(禮記)』 ‘악기주(樂記注)’는 상수(上壽: 100세)·중수(中壽: 90세)·하수(下壽: 80세)의 세 노인을 삼로라고 설명한다. 정직과 굳세고(剛) 부드러움(柔)의 삼덕(三德)을 아는 노인이 삼로란 설명도 있다.
『예기(禮記)』 문왕세자(文王世子) 주석에는 주(周)나라 때 천자가 부형(父兄)의 예로 부양하던 노인을 삼로라고 설명한다. 『사기(史記)』 『천관서(天官書)』에는 “낭비지(狼比地)에 큰 별이 있는데 남극노인(南極老人)이라 부른다”고 말하는데 이 별이 노인성(老人星)이다. “노인성이 나타나면 다스림이 안정되고 나타나지 않으면 전쟁이 발생한다(老人見治安, 不見兵起)”고 『사기(史記)』는 설명한다. 송(宋)나라 함평(咸平: 998~1003) 때 인물인 허동(許洞)이 지은 『호검경(虎鈐經)』 『점성통론(占星統論)』에도 “노인성이 보이면 천하가 평안히 다스려지고 안 보이면 전쟁이 발생한다(星見則天下治平, 不見兵起)”고 노인성이 국가에 대길(大吉)한 별이라고 설명한다.
조선의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는 국가의 기본 예식을 길례(吉禮)·가례(嘉禮)·빈례(賓禮)·군례(軍禮)·흉례(凶禮)의 다섯 항목으로 나누어 서술했다. 이 중 경사를 뜻하는 가례(嘉禮)에 ‘양로연의(養老宴儀)’가 있다. 예조에서 중추월(仲秋月: 음력 8월) 중 길일에 80세 이상의 노인들을 초청해 임금이 직접 접대하는 의식이다. 세종은 재위 14년(1432) 승정원에서 ‘신분이 천한 노인은 초청하지 말자’고 주청하자 “양로(養老)는 늙은이를 귀하게 여기는 것이지 높고 낮음을 계산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종들까지 참석하게 하고, 노인들이 모두 자리를 잡을 때까지 앉지 않고 서서 기다렸다.
정조는 재위 18년(1794) 70세 이상의 벼슬아치와 80세 이상의 벼슬 없는 사서인(士庶人)들에게 벼슬을 내리면서 백세 이상은 종1품 숭정(崇政) 품계를 제수했다. 정조는 자신의 문집인 『홍재전서(弘齋全書)』 ‘인서록(人瑞錄)’에서 ‘그해 6월까지 벼슬을 내려 준 사람이 모두 7만5100여 명이었고, 나이를 합하니 589만 8210세였다’면서 “대단히 성대한 일”이라고 기뻐하고 있다.
폐지를 줍는 노인들끼리 싸움하다가 다쳤다는 소식이다. 나라에서 모시지도 않는 자식들에게 떠넘기고 외면하면서 극한의 생존경쟁에 몰린 독거노인이 주위에 많다. 보편적 복지라는 장밋빛 구호 속에 특수하게 보살핌 받아야 할 노인들은 죽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