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라' 란 말이 있습니다.
그 사람의 발에 맞춰진 신발처럼
그 사람이 겪은 환경을 이해하지 않고서 타인을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사회적 공감대 변화를 상징하는 지표를 하나 보여드릴게요.
4050세대 남성의 입대율은 75%, 여성의 출산율은 1.75명이예요. 격차가 꽤 컸지요. 그래서 이때는 '여자는 애를 많이 낳으니까...'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쉬울 수 있어요.
근데 90년대생은 달라요. 남자의 입대율이 여자의 출산율 보다 높아 지죠. 남자는 거의 100%군대를 가는데, 여성 출산율은 0.8명으로 줄어요. 아이를 2,3명 낳는 사람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30%의 여자는 평생 출산을 안합니다.
이 말은, 남자는 100%의 확률로 경력단절이 되지만 여자는 70%만 경력 단절이 된단 얘깁니다.
예전처럼 '여자는 애를 낳으니까...'라는 기성세대의 담론이 와닿지 않는 거예요.
X세대 이전엔 그랬어요.
남아 선호로 태어나 길러지고, 군필 우대속에서 대기업 취업율은 남자가 90%를 차지했고 승진은 말할 것도 없었지요.
90년대생이 겪는 현실은 달라요. 취업 시장에서 남여 성비는 거의 같아졌고 남자라고 승진에 유리하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여성우대, 모성 혜택은 날로 커지는데 군대와 같은 남자의 경력단절에 대한 혜택은 사라져 가고 있죠.
제가 대기업에서 사회생활 시작했을때 동기 90명중 여자 5명이었습니다. 5명중 3명은 주임승진에서 누락. 5년 지나니까 1명만 남고 퇴사. 근데 지금은 그 회사 50:50으로 뽑더군요.
예전에는 군대 2년의 경력단절이 크지 않았어요. 1~2학년때 술먹고 놀다가 군대갔다와서 취업 준비하는게 보통이었죠. 근데 지금은 대학입학 1학년때부터 취업준비합니다. 50%는 반수, 나머지는 고시준비와 스펙쌓기를 시작해요. 취준 경쟁이 한창일 시기에 군대공백이 발생하는 거예요. 따라서 요즘 대학생들의 군대 공백을 4050세대 기준으로 판단하면 안됩니다.
여성에 비해 사회적 기회를 확연히 더 누렸던 기성 남성세대는 여성에 대한 부채의식 같은게 있었어요. 그래서 시대변화에 기꺼이 반응하며 여자들에게 뒤늦은 양보를 시전하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의사결정권자가 된 기성세대가 내어준 양보란게, 본인의 자리를 내놓는게 아니라 아랫세대의 자리만 나누기 시작한거죠.
간단히 말해 본인들은 남성전용 사다리를 타고 위에 올라가서는, 그 사다리는 치우고 남여공용 사다리를 내려준 겁니다. 그리고 반발하는 요즘 남성들에게 '남자가 쪼잔하게...' 이러는 거예요. 하지만 요즘애들은 '혜택은 어른들이 누려놓고 양보는 우리더러 하래' 이렇게 느끼는 거죠.
최근 남여갈등의 행간을 읽어야 합니다.
표면적으로는 성별갈등으로 표출되지만, 요즘 남자들의 숨은 백래쉬 타겟은 그들이 '스윗한남'이라 부르는 4050 남성입니다. 지난 대선부터 최근의 여론조사까지, 2030과 4050의 성향 차이가 극명하게 갈라지는 건 이 때문입니다.
심리학에서 타인의 상황을 과소평가하고 개인의 성향 탓으로 돌리는 것을 '근본적 귀인오류'라고 합니다. 우리 기성세대가 요즘의 남성세대를 쪼잔하다고 함부로 말해선 안됩니다.
대체적으로 공감합니다.
공감합니다 그리고 결국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서만 그들을 이해하려 한다면 안 하니만 못 하겠죠
이전에는 서로 나눠먹을 파이(예를 들면 취업)가 여유가 있으니 조금씩 더들고 덜들고 가도 서로 이해가 되었지만, 지금은 서로 나눠먹을 파이 자체가 작아져버리니, 조금만 더 들고 가도 예민해지고 공정에 목숨을 거는 겁니다. 본격적인 저성장에 들어간 나라에서 이제 막 사회에 뛰어 드는 20대들이 공정에 목숨거는 이유죠. 파이 자체를 키울 모멘텀이 있어야 하는데..... 참 어렵습니다.
전세계가 포화로인해 우경화되고 자국민우선주의가 되고 극단주의가 판치는게 그런이유 아닐까 싶습니다
과거에는 물론 파이가 적더라도 미래에대한 가능성이 보였지만 지금은 아니니까요.
인류의 역사가 그랬듯이 또 뭔가 모멘텀이 오겠죠.. 타노스가 손가락 튕기듯이요
@긱스 이러다 또 세계대전처럼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까 두렵네요....
@레찬 세계대전도 사실 강대국들의 진영이 균형이 무너지면서 일어난것인데요.. 지금 미국중심으로 동아시아가 변하는것도 위험하긴합니다..
시대가 그만큼 또 다르게 변한거죠 뭐.
공감합니다
대체적으로 공감합니다
쪼잔하다는 댓글에 진짜 경악했습니다...
맞습니다. 다른것도 있었겠지만 남녀군대문제에 대한 답변으로 한 세대의 지지율을 뺏겼는데도 아직까지도 그런 마인드면 안되죠.
딸가진 아빠지만 극공감합니다
저는 20대 2찍들이란 표현 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4050세대들도 2030때 이명박 찍어준 사람들이 태반일텐데 누가 저런 표현을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보기 싫더라구요.. 본인들도 혼란스런 2030을 다 보내봤으면서 정치적으로 본인들과 다른 선택을 한다고 2찍들이란 멸칭을 즐겨쓰는 일부 4050 세대들이야 말로 쪼잔함의 극치를 보여주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진짜 공감합니다. 갈라치기 욕하면서 한다는게 갈라치기
@OldSchool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