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단일팀, 오늘 세계 6위 스위스와 조별리그 1차전
주전 3명 부상 공백...머리 감독 '북 선수 3명 출전 계획'
상상했던 일이 현실이 된다.
남북 선수들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함께 빙판에 올라 퍽을 날린다.
관중석에선 남북 응원단이 함께 한반도기를 흔들며 '우리는 하나다'를 외친다.
한반도에서 단일팀을 남북 응원단이 함께 응원하는 것은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이 땅을 넘어 온 세계의 관심이 모인다.
세라 머리 총감독(30)의 지휘 아래 20일 남짓 담금질을 해온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마침내 올림픽 무대에 오른다.
단일팀은 10일 오후 9시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B조 조별리그 스위스와 1차전을 벌인다.
남북이 손잡고 한 팀으로 나서는 첫 경기이자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 중요한 첫걸음이다.
남북선수들이 힘을 '알프스 산맥'을 넘는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아무래도 상대가 만만치 않다.
스쉬스는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유럽 강호다.
세게랭킹 22위인 한국과 25위 북한이 힘을 합쳤지만, 6위 스위스와 비교하면 객관적 전력에서 크게 밀린다.
스위스 아이스하키 최연소 매달리스트인 19세 공격수 알리나 뮐러(골키퍼)로 뽑혔던 플로렌스 셸링이 버티고 있다.
단일팀은 몇 가지 악재도 있다.
주축 선수인 이은지와 랜디 희수 그리핀, 캐롤라인 박(박은정) 등 부상을 당한 3명의 출전이 불투명하다.
그 공백을 북한 선수들이 매운다.
단일팀이 구성된 직후 실전 경기는 지난 4일 스웨덴(5위)과의 평가전이 유일하다.
상대인 스위스가 한국에 도착한 이후 캐나다(2위)와 필란드(3위) 등을 상대로 컨디션을 점검한 것과 비교된다.
하나 된 팀은 악재를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이다.
머리 총감독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스위스전에서는 북한 선수를 2~4라인에 한명씩 섞어서 넣을 계호기'이라고 말했다.
주장 박종아도 '북한 친구들이 많이 노력을 해주면서 이젠 눈빛만 봐도 맞는다'며 '반드시 잘 준비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외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갖는 단일팀의 경기지만, 링크에 나서는 '팀'의 목표는 승리다.
머리 총감독은 '롤러코스터와 같은 3주를 보냈지만 이제 우리 팀은 하나가 됐다'며
'모든 선수들에게 내일 경기가 수비지 않은 모험이 되겠지만 어떤 두려움도 없다'고 말했다.
머리 총감독은 '나와 우리 선숮들은 정치적인 이유로 이 자리레 있는 게 아니라 이기기 위해 있다'면서
'원 팀으로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자'고 힘줘 말했다.
단일팀은 이날 오후 훈련을 마친 뒤 개회식에 참가했다.
북한의 황충금은 원윤종과 함께 한반도기를 들었다.
개회식을 더욱 특별하게 빛내는 장면을 만들었다. 강릉 황민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