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맛 휴가란 이런 걸까. 기아 잠수함투수 박충식(32)과 외야수 신동주(30)가 가족에게 시즌 내내 못다한 봉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동주는 28일 아내와 두 자녀를 데리고 미국 새너제이로 떠났다. 신동주의 누나가 살고 있는 새너제이는 서늘하고 상쾌한 날씨가 한국의 가을 같은 곳. 신동주는 일단 이곳에 여장을 푼 뒤 LA로 건너가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휴가를 즐길 예정이다. 물론 6살인 딸아이와 5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디즈니랜드에 들러 모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낼 계획도 세워놓았다. 신동주는 “올시즌 아쉬움도 많이 남지만 모두 잊고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재충전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주는 크리스마스를 미국에서 보낸 뒤 12월27일 귀국,광주일고에서 타격훈련을 하고 내년 1월 팀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지난 7월25일 한화 피코타의 투구에 맞아 골절상을 입은 뒤 굳어버린 왼쪽 새끼손가락도 6개월정도 지나면 조금씩 나아질 거라는 진단이어서 걱정거리도 줄어들었다.
한편 박충식은 일본 돗토리에서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21일 곧바로 가족이 기다리는 호주로 떠났다. 그에게 이번 겨울은 브리즈번에서 유학 중인 아내와 함께 지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더구나 호주는 현재 여름철이라 운동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오른팔꿈치 수술이후 한국의 추운 겨울날씨가 두려운 박충식은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러닝 등 기초체력훈련과 피칭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여행하면 김성한 감독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29일 귀국하는 김감독은 다음달 초 새 용병 물색차 미국 멕시코 도미니카 등을 둘러본다. 이어 부인 박미영씨와 함께 연말쯤 이집트 그리스 터키를 돌아보는 지중해 투어를 떠난다. 내년 신정을 이집트 나일강변에서 피라미드를 보며 지내는 것.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지만 지난 97년이후 5년만에 포스트시즌에 나간 타이거즈 관계자들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올겨울이 푸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