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청 간부공무원, 구의원에 위협적 태도 보여
의원들 "사과·재발 방지 촉구"
15일 이경숙, 김효린, 권경숙 의원(왼쪽부터)이 중구청에서 간부들의 폭력적 위협과 횡포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대구시 중구청과 일부 구의원 간 관광사업 예산 삭감을 놓고 발생한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권경숙·김효린·이경숙 의원 등은 15일 중구청에서 ‘간부들의 폭력적 위협과 횡포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촉구’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의원 3명은 지난 13일 의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최종 조정이 끝난 뒤 구청 국장급 공무원으로부터 욕설 등 폭력적인 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중구의회는 지난 14일 열린 제283차 본회의에서 내년도 중구 예산 2967억 원 가운데 58억 원을 삭감했다.
특히 중구청의 관광 핵심 사업인 ‘이인성 아르스 공간 조성 사업’과 ‘동성로 미디어아트 구축 사업’, 대구형무소 역사관 조성 사업은 전액 삭감됐다.
의원들은 예결특위 최종 조정이 끝난 밤 10시께 구청 간부 공무원들이 소회의실에 찾아와 예산 삭감에 대해 항의했다고 주장했다.
15일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 심사에 정회가 선포되면서 의원들이 오후 6시가 넘은 시각까지 속개를 기다리고 있다. 대구 중구의회
이 과정에서 한 국장급 공무원이 욕설 등 위협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날을 세웠다.
여기에 음주 행위로 의심되는 알코올 냄새가 소회의실에 진동했다면서 위협과 두려움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공무원이 소회의실 옆문을 통해 상임위원장실로 빠져나간 직후 의자로 책상을 찍는 소리가 두 번 들려 신변에 위협을 느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의원 3명은 의회의 권위를 실추시킨 점에 대한 구청장 사과, 국장급 공무원 처벌, 징계 사실을 포함한 사건 전말에 대한 내용을 포함한 공개적인 사과문 게재도 요구했다.
요구사항을 받아들여지기 전까지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 심사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해당 공무원은 의원들이 제기한 욕설과 음주, 신변에 위협을 느낄 만한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맞섰다.
삭감된 예산에 대해 부구청장이 소명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하기 위해 찾아갔으며 술을 마시거나 욕설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상임위원장실 바깥 좁은 공간에 의자가 있던 탓에 의자를 발로 밀다가 의자가 넘어져 소리가 난 것”이라며 “추경 예산안 심사 때 사과 드리러 갔는데 정회가 선포되면서 못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반면 다른 의원 3명은 한목소리로 성명서 발표에 대해 3명의 단독적인 행동이라고 거리를 뒀다.
A의원은 “중구 의회에 중론이 아니며 다른 의원들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예산을 볼모로 잡는 행위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갈등으로 15일 열린 추경 예산안 심사는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권 의원이 5분 만에 정회를 선포, 파행을 겪었다.
사회보장적수혜금 격리자생활비지원 증액분과 코로나19 사망자 장례지원, 보육교직원 인건비 지원 등 추경 예산안 의결에 차질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