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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불종(雖令不從)
비록 명령을 해도 따르지 않는다는 뜻으로, 명령자의 행위가 정당하지 않으면 명령을 해도 따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雖 : 비록 수(隹/9)
令 : 명령할 령(人/3)
不 : 아니 불(一/3)
從 : 따를 종(彳/8)
출전 : 논어(論語) 자로(子路) 第13-6
子曰: 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
공자가 말했다. "자신(지도자)의 행위가 정당하면 명령하지 않아도 행해지고,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지 않으면 비록 명령해도 따르지 않는다."
두 말할 것도 없는 만고불변의 진리가 아닐까? 대저 위에 앉아있는 사람의 처신이 바르지 않으면서 조직을 원만하게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은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다.
누구든 행동하기 전에 항상 생각해 보는 게 윗사람의 언행이다. 그가 본보기가 되어 조직의 행동이 움지기게 되어있다. 위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처신이 중요한 것도 이런 때문이라 하겠다.
국민들은 지도자의 말을 보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주시한다. 그 행동이 올바르지 않으면 아무리 말을 많이 하고 명령을 내려도 따르지 않는다.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은 저절로 맑다.
○ 내가 바르지 않으면 누구도 따르지 않는다
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
자신의 몸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행해지고, 자신이 바르지 못하면 비록 명령해도 따르지 않는다.
정치의 근본을 위정자의 수양으로 돌리는 이러한 자세는 도덕적 이상사회를 지향하는 유가의 기본 입장이다. 그러나 이는 한편으로 현실문제에 대한 구체적 대안 모색을 등한히 하는 잘못된 결과로 나타나기도 한다.
논어(論語) 안연편을 보면 노나라 재상 계강자와 공자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계강자는 노나라의 실권자로서 그 당시 노의 군주였던 애공보다도 더 큰 권력을 휘두르고 있던 인물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계환자인데, 폭정을 휘둘러 공자로 하여금 천하주유를 떠나게 만들었던 인물이다.
계환자는 죽을 때가 되어서야 자신이 공자를 떠나보낸 결정이 실책임을 깨닫고, 계강자에게 공자를 다시 불러와서 노나라를 잘 다스리라고 당부한다.
계강자는 여러 정치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공자를 직접 기용하지는 않았지만, 공자의 제자 염구를 가신으로 삼았고, 공자를 정치적 주요 현안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존재로 삼았다. 요즘 정치무대에서 흔히 보게 되는 '멘토' 역할을 요청했던 것이다.
계강자는 정치를 물었고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입니다. 재상께서 바른 도리로 나라를 이끌면 누가 감히 바르지 않은 일을 하겠습니까?"
유명한 '정자정야(政者正也)'의 구절이다. 공자의 대답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계강자가 또 "나라에 도둑이 많은데 어떡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공자가 대답했다. "재상께서 욕심을 가지지 않으시면 비록 상을 준다고 해도 백성은 도둑질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대답을 듣고 계강자는 다시 물었다. "만일 무도한 자를 죽여서 올바른 도리로 이끈다면 어떻겠습니까?"
그러자 공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재상께서는 어찌 정치를 하면서 죽이는 방법을 쓰려고 하십니까? 귀하께서 선해지고자 하면 백성도 선해지는 것입니다. 군자의 덕은 바람이고 백성의 덕은 풀이니,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눕게 마련입니다."
계강자는 나라가 혼란하고 도덕이 제대로 서 있지 않은 것을 백성의 탓으로 돌리고 있고, 공자는 "지도자가 올바르지 않아서 그렇다"고 말해주고 있다. 나라의 지도자가 먼저 솔선수범을 보여야 백성들이 그를 본받아 따른다는 것이다.
사람들을 올바로 이끌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부터 올바로 세우는 일이다.
'대학'의 핵심 구절 가운데 하나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다. 국가를 다스리고 천하를 안정시키는 꿈이 있다면 가까운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먼저 자신을 바로 세우고, 자기 주변을 잘 정리해 사적인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단속해야 한다.
스스로 올바르지 않으면서 권력과 강압으로 이끌기만 하면 사람들은 마지못해 따른다. 먼저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마음을 감동시켜야 조직에 속한 이들이 자발적으로 조직의 발전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하게 된다.
'요즘 사람들은 충성심이 없어!'라고 개탄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젊은이들의 이기심과 개인주의를 탓하는 것이지만,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정작 스스로를 돌아보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 충성심이란 밑으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와 부하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진정한 리더는 문제가 생겼을 때 부하에게 책임을 묻기 전에 자신의 잘못을 먼저 돌아보고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천하에 신하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신하를 제대로 쓸 수 있는 군주가 없음을 걱정하라(관자)"는 말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몸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행해지고, 자신이 바르지 못하면 비록 명령해도 따르지 않는다.'
◼ 수령불종(雖令不從)
비록 명령을 해도 따르지 않는다
정치를 하는 데 있어 원칙은 바르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당이냐, 야당이냐, 진보냐, 보수냐?를 따질 필요가 없다.
춘추시대 노(魯)나라의 대부(大夫) 계강자(季康子)가 공자(孔子)에게 정치에 대해서 물었다.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바른 것으로써 인도하면 백성들 누가 감히 바르게 하지 않겠습니까(政者, 正也. 子帥以正, 孰敢不正)?"고 했다.
계강자는 권신으로서 임금을 무시하여 자기 멋대로 하면서 백성들이 자기 말을 듣지 않는 것에 불만을 느껴 강압정치를 하고 싶어서 물었던 것이다. 공자는 바른 처신으로 솔선수범할 것을 가르쳤다.
공자는 또 "지도자 자신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백성들은 실행하지만, 지도자 자신이 바르지 못 하면 비록 명령해도 백성들은 따르지 않는다(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는 말을 했다.
이 말도 공자가 당시 노나라 정치가들을 보고 충고한 것이다. 지도자가 바르지 못 하면서 백성들을 바로잡을 수는 없다는 것을 말하여 정직하게 솔선수범할 것을 권장한 것이다.
정치란 '바르게 만드는 것'인데, 요즈음은 '정치한다', '정치적이다'고 하면, 비정상적인 권모술수를 써서 바르지 않은 방법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부터 먼저 연상한다. 그만큼 정치가 이미 오염이 되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 대통령을 비롯해서 국무총리, 질병관리청 등에서 추석을 맞이하여 이동을 자제해 달라고 국민들에게 계속 요청해 왔다. '조상 산소 벌초한다고 모이지 마시오', '추석에 고향에 가지 마시오' 등 대부분의 국민들은 조상에게나 고향의 부모들에게 미안했지만 잘 따랐다.
코로나의 확산은 작은 일이 아니다. 모든 일상생활을 비정상적으로 만들고, 나라의 경제를 후퇴시키고, 교육을 할 수 없게 만들고, 국제교류를 막는다. 빨리 종식되기를 누구나 간절히 바라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은 정부의 방침에 잘 따르는데,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추석에 노무현 대통령 묘소에 참배하였다.
그리고는 자기 소셜미디어에 10여명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자신의 사진을 올려놓고 '깨어 있는 시민들이 많이 오셨다'고 글을 달았다.
국립현충원 등 전국의 국립묘지는 추석 연휴기간에 아예 출입을 못 하게 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성묘를 못 가서 죄스러워하는 많은 국민들 앞에 이 대표는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무슨 특권이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외교부가 코로나로 외국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가운데 외교부장관 남편은 요트 사서 여행하겠다고 미국으로 떠났고, 지난 2월에는 베트남을 다녀왔고, 6월에는 그리스 여행을 계획했었다.
자기 부인이 대통령의 내각으로 참여하는데 대통령에게 미안한 마음도 없는 모양이다. 지도자들이 이러고서 국민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권유하니,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
◼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다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다'는 말이 있다. 아이들을 자세히 보면 생김새부터 성격, 말, 행동까지 고스란히 닮는 경우가 많다. 무심코 뺍은 말을 아이가 따라 한다면 놀란 경험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렇다.
부모는 자녀의 첫 번째 선생님이다. 아이들은 부모를 통해 세상을 알아간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또한 알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자식들 앞에서 보이는 행동하나 사소한 말 한마디도 엄청난 무게를 가지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까이 있다'는 톨스토이 말처럼 자녀를 바르게 키우기 위한 방법은 어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부모 자신에게 있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를 가르치기 앞서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
○ 당신의 자녀는 부모를 존경하는가?
자녀교육을 위해 부모가 해야 할 일 수신(修身)이란 무엇인가? 대학에서는 자녀 교육을 위해 자신의 몸을 닦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의 마음을 바로잡고 자신의 마음을 닦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의 뜻을 성실하게 한다.
欲修其身者, 先正其心.
欲正其心者, 先正其意.
(대학 경일장)
대학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똑바로 하고(正心), 자신의 뜻을 성실하게 하는(誠意) 것이 수신의 길이라고 말한다. 자녀들의 양육을 하는데 있어서도 이러한 수신의 노력이 필요하다. 부모의 뜻(마음가짐)이 참되고 바르다면 이를 바라보고 따르는 자녀 역시 어긋날 일은 없을 것이다.
子曰: 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
공자가 말하였다. "자기 자신이 올바르면 명령을 하지 않아도 잘 따르지만 그 자신이 바르지 못한다면 비록 명령을 해도 따르지 않는다."
(논어 자로편)
○ 자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되살려야 한다.
우리는 어릴적부터 자녀는 부모의 은혜에 감사하여야 한다고 배웠다. 그런데 반대로 부모가 자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순간 의외로 많은 부모와 자녀간에 생기는 순간 문제가 해결되곤 한다.
자녀를 키우면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제가 자녀에 대한 부모의 욕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욕심은 사람으로 하여금 만족을 모르게 만들고 감사의 마음을 잃게 만든다.
자녀가 어렸을 때를 떠올려 보자. 누워만 있던 아이가 어느날 뒤집더니 배밀이를 시작할 때 얼마나 흐뭇하고 감격스러워 했나.
또 아이가 '엄마'라고 부른 날은 대견하고 뿌듯한 마음에 여기저기 자랑하기에 바뻤을 것이다. 이처럼 자녀가 어렸을 때 건강하게 자라 주기만 해도 부모는 감사하고 감격했다.
하지만 성장의 과정 하나하나가 주던 감동과 마음은 자녀가 자라면서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에 서서히 부모의 욕심이 싹뜨기 시작한다.
남의 집 아이들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자녀들을 지적하고 비난하게 된다. 자녀에 대한 욕심이 커질수록 아이도 부모도 불행이라는 바퀴에 매몰되어 버린다. 너무나 당연하게 읺고 있던 '자식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되살려야 한다.
자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부모가 가져야할 마음이다. 지나친 욕심 때문에 행복의 근원이 되는 보물을 눈앞에 두고도 알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부모는 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雖(비록 수/벌레 이름 수, 짐승 이름 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벌레 훼(虫; 뱀이 웅크린 모양, 벌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唯(유, 수; 마뱀의 뜻)로 이루어졌다. 도마뱀의 일종이다. ❷형성문자로 雖자는 '비록'이나 '그러나', '아무리~하여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雖자는 虽(도마뱀 수)자와 隹(새 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虽자는 도마뱀을 그린 것으로 '큰 도마뱀'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隹자는 '추→수'로의 발음역할을 할 뿐 의미는 전달하지 않는다. 雖자는 본래 도마뱀의 일종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만들어진 이후 쓰임이 별로 없다가 후에 '비록'이나 '아무리', '그러나'라는 뜻을 표현하는 글자로 활용되고 있다. 雖자는 우리말에서의 쓰임은 적지만 현대 중국어에서는 '그러나', '비록~하여도'라는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誰(수, 유)는 ①비록 ②아무리 ~하여도 ③그러나 ④도마뱀붙이 ⑤벌레의 이름 ⑥밀다 ⑦추천하다, 그리고 ⓐ짐승의 이름(유)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그렇지만, 그렇다지만, 비록 ~라 하더라도 라는 말을 수연(雖然), 작아도 후추(고추알)라는 뜻으로 몸은 작아도 똑똑하고 야무짐을 이르는 말을 수소유초(雖小唯椒), 음식이 비록 먹기 싫더라도 부모님이 주시면 반드시 맛을 본다는 말을 음식수염사지필상(飮食雖厭賜之必嘗), 학의 다리가 길다고 끓으면 학은 슬퍼할 것이라는 뜻으로 천부의 특징을 부질없이 가감할 것이 아님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학경수장단지즉비(鶴脛雖長斷之則悲), 뼈와 살은 비록 나누어졌으나 본래 한 기운으로 태어났다는 말을 골육수분본출일기(骨肉雖分本出一氣), 형상과 몸은 비록 다르나 본래 한 핏줄기를 이어 받았다는 말을 형체수이소수일혈(形體雖異素受一血), 승려가 밉기로 가사까지 미우랴의 뜻으로 한 사람 때문에 노한 분노를 다른 사람에게 옮김이 불가함을 이르는 말을 수질승가하증(雖嫉僧袈何憎), 형이 비록 나를 꾸짖더라도 감히 성내고 원망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형수책아불감노원(兄雖責我不敢怒怨), 의복이 비록 나쁘더라도 이를 주시면 반드시 입는다는 말을 의복수악여지필착(衣服雖惡與之必着), 아우에게 비록 허물이 있더라도 모름지기 큰소리로 꾸짖지 않는다는 말을 제수유과수물성책(弟雖有過須勿聲責), 비록 다른 친척이 있으나 어찌 이와 같을 수는 없다는 말을 수유타친기능여차(雖有他親豈能如此) 등에 쓰인다.
▶️ 令(하여금 령/영)은 ❶회의문자로 일을 시키기 위하여 사람들을 모아놓고(亼; 집) 분부하며 그 사람들은 무릎을 꿇고(卩; 절) 복종한다는 뜻이 합(合)하여 명령하다를 뜻한다. 분부(分付)는 입으로 하므로 나중에 命(명)이라 쓰고 합(合)하여 '명령'이라는 말이 생겼다. 令(령)은 또 명령하는 사람에서 전(轉)하여 장관(長官)이라는 뜻이나 '~시키다'의 뜻으로도 쓰고, 더 나아가서 '깨끗하다', '훌륭함'을 나타낼 때도 있다. ❷회의문자로 令자는 '~하게 하다'나 '이를테면', '법령'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令자는 亼(삼합 집)자와 卩(병부 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令자를 보면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의 머리 위로 지붕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큰 건물 아래에서 명령을 내리는 사람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 큰 건물이라는 것은 나랏일을 하던 관청을 뜻한다. 令자는 이렇게 높은 사람이 명령을 내리는 모습으로 그려져 '명령하다'나 '법령'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令(하여금 령)은 ①하여금 ②가령(假令) ③이를테면 ④법령(法令), 규칙(規則) ⑤벼슬(관아에 나가서 나랏일을 맡아 다스리는 자리. 또는 그런 일) ⑥남을 높이는 말 ⑦장관, 관아(官衙)의 우두머리 ⑧방울 소리 ⑨철(계절) ⑩~하게 하다 ⑪명령하다 ⑫포고하다(널리 알리다) ⑬아름답다 ⑭좋다 ⑮착하다 ⑯부리다, 일을 시키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하여금 사(使)이다. 용례로는 남의 딸의 높임말인 영애(令愛), 상대방을 높이어 그의 딸을 이르는 말을 영녀(令女), 남을 높이어 그의 딸을 이르는 말을 영원(令媛), 남의 아들에 대한 경칭을 영자(令子), 나이든 사람의 아내가 그의 남편을 부르는 말을 영감(令監), 좋은 명성이나 명예를 영명(令名), 착하고 어진 사람을 영인(令人), 명령을 전달함을 영달(令達), 아름다운 덕을 영덕(令德),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무엇을 하도록 시킴을 명령(命令), 어떠한 일을 가정하고 말할 때 쓰는 말을 가령(假令), 지휘하여 명령함을 호령(號令), 전하여 보내는 훈령 또는 고시를 전령(傳令), 법령을 공포하거나 명령을 내림을 발령(發令), 명령을 기다림을 대령(待令), 단체 행동의 동작을 일제히 하도록 부르는 호령을 구령(口令), 어떠한 동작임을 지시하는 구령의 앞 부분을 예령(豫令), 군중 또는 진중의 명령을 군령(軍令), 정치 상의 명령 또는 법령을 정령(政令), 명령을 고치어 다시 내림을 개령(改令), 어떤 행위를 금하는 법률을 금령(禁令), 남모르게 내리는 명령을 밀령(密令), 금지하는 명령이나 법령을 금지령(禁止令),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교묘히 꾸며서 하는 말과 아첨하는 얼굴빛을 이르는 말을 교언영색(巧言令色), 남을 높여 그의 아내를 이르는 말을 영부인(令夫人), 아침에 명령을 내리고 저녁에 다시 바꾼다는 말을 조령석개(朝令夕改), 세 번 호령하고 다섯 번 거듭 일러준다는 말을 삼령오신(三令五申), 명령하면 행하고 금하면 그침을 이르는 말을 영행금지(令行禁止), 셋줄 있는 집에 드나들며 이끗을 바라는 사람을 조롱하여 일컫는 말을 장립대령(將立待令), 아내가 시키는 말에 거역할 줄 모르는 사람을 농으로 일컫는 말을 판관사령(判官使令), 요긴한 일을 등한히 함을 이르는 말을 만경타령(萬頃打令), 한번 내린 명령은 다시 취소하기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호령여한(號令如汗), 처음 뿐만 아니라 끝맺음도 좋아야 함을 이르는 말을 신종의령(愼終宜令), 절대로 복종해야 할 명령이라는 말을 지상명령(至上命令)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從(좇을 종)은 ❶형성문자로 従(종)의 본자(本字), 徔(종)은 통자(通字), 从(종)은 간자(簡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从(종)은 사람 뒤에 사람이 따라 가는 모습으로,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는 간다는 뜻이다. 止(지)는 발자국의 모양으로 나아가는 일과 사람이 잇따라 나아감이니 따르다의 뜻이다. 옛 글자 모양은 사람을 어느쪽을 향하게 하여도 좋아, 人의 모양을 둘 그려 따른다는 뜻을 나타냈다. 나중에 오른쪽을 향한 것은 比(비), 왼쪽을 향한 것은 从(종)으로 하였다. ❷회의문자로 從자는 '좇다'나 '따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從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止(발 지)자, 从(좇을 종)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본래 '좇다'라는 뜻은 从자가 먼저 쓰였었다. 从자는 사람을 나란히 그린 것으로 뒷사람이 앞사람을 '좇아가다'를 뜻했었다. 그러나 금문에서는 여기에 彳자와 止자가 더해지면서 길을 따라 뒷사람이 앞사람을 좇아간다는 의미를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從(종)은 (1)종속적(從屬的)인 것 주(主)가 되는 것에 딸리는 것 (2)사촌(四寸)이나 오촌(五寸)의 겨레 관계를 나타내는 말 (3)직품(職品)을 구별하는 한 가지 이름 정(正)보다 한 품계(品階)씩 낮고, 종1품(從一品)부터 종9품(從九品)까지 있음 등의 뜻으로 ①좇다, 따르다 ②나아가다, 다가서다 ③모시다, 시중들다 ④일하다 ⑤놓다 ⑥모이다 ⑦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⑧높고 크다 ⑨조용하다, 느릿하다 ⑩방종(放縱)하다, 제멋대로 하다 ⑪말미암다 ⑫따라서 죽다 ⑬오래다 ⑭세로, 남북(南北) ⑮자취(어떤 것이 남긴 표시나 자리), 흔적(痕跡) ⑯시중드는 사람, 심부름꾼 ⑰종(친족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말) ⑱버금(으뜸의 바로 아래) ⑲높고 큰 모양 ⑳부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종 복(僕),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임금 왕(王)이다. 용례로는 이제부터나 지금으로 부터를 종금(從今), 지금까지 내려온 그대로를 종래(從來), 줏대 없이 남이 시키는 대로 따라 하는 사람을 종복(從僕), 어떤 일에 매달려 일함을 종사(從事), 남편을 좇음을 종부(從夫), 주가 아닌 간접적인 원인을 종인(從因), 이전이나 이제까지를 종전(從前), 남에게 따라 다니며 심부름하는 사람을 종졸(從卒), 주되는 것에 딸려 붙음을 종속(從屬), 꾸밈이 없이 사실대로 함을 종실(從實), 침착하고 덤비지 않음을 종용(從容), 어떤 사업에 종사함을 종업(從業), 이로부터나 이 뒤를 종차(從此), 뒤를 따라서 죽음을 종사(從死), 남의 명령이나 의사에 좇음을 복종(服從), 고분고분 따름을 순종(順從), 뒤를 따라서 좇음을 추종(追從), 굳게 맹세하여 서로 응함을 합종(合從),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남을 따름을 맹종(盲從), 서로 따르며 친하게 지냄을 상종(相從), 사실 그대로 고함을 일컫는 말을 종실직고(從實直告), 물이 신속히 낮은 쪽으로 흐르듯이 선善임을 알았으면 지체없이 이에 따르는 것을 뜻하는 말로 서슴치 않고 착한 일을 하는 태도를 이르는 말을 종선여류(從善如流), 마음에 하고 싶은 대로 함을 이르는 말을 종심소욕(從心所欲),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순순히 간언을 따름을 일르는 말을 종간여류(從諫如流), 욕심 내키는 대로하여 사사로운 감정을 충족시킴을 일컫는 말을 종욕염사(從欲厭私), 다수자의 의견을 좇아 결정함을 일컫는 말을 종다수결(從多數決), 착한 일을 쫓아 하는 것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착한 일을 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말을 종선여등(從善如登), 자기가 좋아하는 대로 좇아서 함을 이르는 말을 종오소호(從吾所好), 우물에 들어가 남을 구한다는 뜻으로 해 놓은 일에 아무런 이득이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종정구인(從井救人), 어떤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편할 대로 쉬울대로 쫓아 함을 이르는 말을 종편위지(從便僞之), 자기 마음대로 하고도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는다는 말을 종회여류(從懷如流)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