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철학자 (2011-08-23 오전 11:25:52, 조회수 : 591, 추천수 : 37)
제 목
아주 간단한 O, X 시험
아주 간단한 시험 문제 몇 개 낼 테니 알아 맞춰보셔. 답은 간단히 (O, X)로 하면 돼. 옆 사람 꺼 컨닝 해도 돼. 어차피 옆 사람도 틀릴 거니까. 헷갈리면 그냥 넘어가도 돼. 어차피 100점은 거의 100% 불가능하니까.
1. 지금 서울시내 초등학교에서는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하나만 고르셔. (O, X) 2. 지금 서울시내 초등학교에서는 4학년까지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O, X) 3. 오세훈이 이기면 초등학교 전학년 50%는 밥값 낸다. (O, X) 4. 오세훈이 이기면 중학교까지 50%는 밥값 낸다. (O, X) 5. 오세훈이 이기면 고등학교까지 50%는 밥값 낸다. (O, X) 6. 오세훈이 지면 중학교도 무상급식 한다. (O, X) 7. 오세훈이 지면 고등학교도 무상급식 한다. (O, X) 8. 이번 투표는 무상급식 찬반 투표다. (O, X) 9. 오세훈이 이기면 무상급식은 중단된다. (O, X) 10. 오세훈이 지면 2학기부터 전면 무상급식이 실시된다. (O, X) 11. 고등학교 무상급식은 투표 대상이 아니다. (O, X) 12. 오세훈은 고등학교까지 똑 같이 적용하자고 주장한다. (O, X) 13. 서울시 의회는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 하자고 한다. (O, X) 14. 무상급식 투표, 찬성하면 당장 세금 올라간다. (O, X) 15. 이번에 오세훈 안에 찬성 투표하면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것이다. (O, X)
시험들 치셨어? 그럼 정답을 알려 드릴테니, 각자 빨간펜 하나씩 들고 채점하셔.
1. 틀렸음. 2. 틀렸음. 현재는 3학년까지만 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4학년까지도 함. 3. ...... 에고 귀찮다.
위에 나머지 항목들은 갖자 찾아 보셔. 그래서 100점 나오면 나에게 알려주셔. 푸짐한 상품을 드릴테니. 단, 그 상품은 무상이 아냐. 상품 찾아갈 때 소득하위 50%는 소득증명 해 와야 돼. 소득증명에서 상위 50%는 돈 내고 찾아 가셔.
하나 알려줄까? 오세훈 안은 고등학교까지 50%를 무상으로 급식하자고 하고 있고, 서울시 교육청은 고교생은 무상급식에서 빼고 있어. (이건 처음 아셨지?) 교육청은 저소득층 고교생에 대해서는 지금도 지원하고 있으니까 고등학생에게 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지 않겠다는군. 그렇다면 중학생은? 똑 같은 논리잖아? 대가리 까질 놈들.
어렵지? 원래 이런 어려운 사안을 투표에 붙이면 절대로 투표율 33.3% 안 나와. 죽었다 깨어나도 33.3%는 안 나오지. 논객님들도 100% 못 알아맞히는 문제를 학부모가 아닌 서울시민들이 100% 알아맞히겠어? 어림도 없지. 조또 모르면서 투표장에 나오겠어?
시민들이 확실히 이해하는 사안에는 투표율이 높아. 그래서 청주시와 청원시 통합을 묻는 투표에는 35% 이상, 경주 방사성 폐기물장 유치 투표는 70% 이상이었지. 조또 모르면? 하남시장 소환투표 31%, 제주지사 소환투표 11%.... 이건 내용을 잘 모르겠거든. 조또 모르니까 투표율이 뚝 떨어지는 거지.
그러면 서울시 무상급식 투표도 저렇게 어려우니 투표율이 낮겠지?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두고 누가 굿판에 나와? 이걸 미처 생각 못 한 오세훈의 불알이 쪼그라 붙고 눈알이 튀어나올 상황이지? 잘 못 하면 저쪽 굿판에 손님이 더 몰릴 지경이거든?
원래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거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어. 난청이 아주 심한 사람이 처음 보청기를 끼면 적응이 안 돼. 주변의 온갖 잡음이 한꺼번에 다 들려. 미칠 노릇이지. 이거 적응하는 데만 수 개월이 걸려.
적응하면? 듣고 싶은 것만 들을 수 있게 되지. 인간이 나이트클럽 같은 데서도 친구들 목소리만 들을 수 있는 있는 능력이 있어. 칵테일파티 효과지.(사람은 적당한 소음이 있어도 듣고 싶은 소리만 골라 듣는 능력이 있는데 이를 ‘칵테일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라고 해.)
라이브공연 같은 데 가 보면 엄청 시끄럽잖아? 심지어는 반주나 소음 때문에 가수의 목소리도 안 들려. 그럴 때는 가수 마이크의 볼륨을 확 높였다가 아무도 모르게 살살 낮춰. 그럼 조금만 지나면 칵테일파티 효과에 의해 가수의 음성과 반주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환상적으로 들리게 되지.
칵테일파티 효과는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나타나. 특히 이번 오세훈 투표 같은 데서. 전부 지가 듣고 싶은 소리들만 골라 듣고, 지가 하고 싶은 소리만 질러대는 백가쟁명(百家爭鳴)이지. 전부 다 조또 모르는 가운데 내용을 알 수 없는 굿판이 벌어진 거야.
이 굿판을 벌인 놈은 오세훈이지. 처음 굿판을 벌였을 때는 지 혼자서라도 춤만 잘 추면 흥행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굿판에 쏠리고 싶지 않은 소장파와 수도권 친박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는 생각이었지. 그래서 멀뚱멀뚱 쳐다만 본 거지.
(수도권 친박은 박근혜와 생각이 반드시 일치하는 건 아냐. 당장 내년 4월의 총선을 돌파해야 되거든. 박근혜는 큰 정치를 하지만 (거시정국을 보는데 반해) 서울의 친박은 미시정국을 보지 않을 수 없는 거야. 당장 지 코가 석자니까.)
오세훈이 지 혼자 신 내린 듯이 장구치고 북치고 징치고 꽹과리치고...., 작두 위에 올라 가 대나무 붙들고 방울을 흔들며 한참 신 나게 무당춤을 추다가 보니 느낌이 이상해. 그래서 주변을 휘익 둘러보니 죄다 구경만 하고 있는 거야. 이런 너구리같은 새끼들이 지들은 구경만 해?
잘못하면 선무당이 작두칼에 발 벤다고 지 혼자 춤추다가 조오오옷 되게 생겼거든? 그러니까 서울시장 직을 확 꺼내들고 한 줌 소장파와 네 명 밖에 안 되는 친박 발바닥 밑에 작두칼을 들이 밀어 버린 거야.
그러자 친박 뺏지들과 소장파 뺏지들이 가만 있겠어? 저런 조오오까튼 새끼가? 하면서 핏대 올리고 삿대질을 했지만 어쩌겠어? 지 발 밑에 작두칼이 들어왔는데. 이런 조오오까튼... 하면서도 억지 춤을 추는 시늉이라도 하게 되었지. 저 구렁이 같은 것이 서울시장 직 마저 던져 버리면 다 죽게 생겼거든.
이렇게 해서 청와대부터 소장파, 친박.... 가릴 것 없이 선무당 춤을 추게 되었는데, 야댱이라고 가만히 있을 수 있어? 그래서 손학규가 한 마디 거들고 나왔어. ‘애들 밥 그릇 들고 위협이나 하고....’ 여기에 야권 지지율 1위의 문재인이라고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 ‘무상급식은 의무교육의 틀 속에서 봐야할 문제’라면서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 논쟁은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오른 쪽, 왼 쪽을 확 갈기면서 끼어 들었지.
바야흐로 굿판이 제법 커졌어. 오세훈 혼자서 추던 굿판에 이 나라 대통령을 비롯해서 친이. 박근혜를 뺀 서울 수도권의 친박. 똥 밟은 듯한 얼굴에 일그러진 표정으로 춤을 추는 소장파 전원. 재수 없게 걸려든 박근혜 지지자들. 여기다 민주당 손학규, 야권 지지율 1위 문재인, 굿판만 벌어지면 숫가락 젓가락 다 꺼내들고 설치는 민노당 떨거지들, 민주, 민노, 진보신당, 국참 거지떼들이 모조리 깃대 드높이 쳐들고 방울 소리 울리며 굿판에 끼었어. 모조리 미친 듯이 춤을 추면서...
이 굿판에 언론들이 가만히 있을 수 있어? 대나무 대신에 펜대를 높이 치켜들고 참여했지. 조중동 한겨레, 경향, 인터넷 언론들까지 심지어는 바른뉴스까지도 펜대를 휘두르면서 달려들었지. 오세훈이 노린 꼼수대로 모조리 걸려든거야.
이러자 오세훈이 신이 났지. 눈물을 흘리며 신이 났지. 북, 징, 꽹과리, 장구 있는 대로 다 두들기면서 ‘서울시장’ 이라는 작두칼을 아무데나 막 들이대는 거야. 이놈 발 밑에도, 저 놈 발 밑에도. 마구마구 들이대는 거지. 일단 그 작두칼이 발 밑에 깔리면 춤을 추지 않을 수 없고. 징징 쾅쾅 꽹꽹 풍물 소리는 높아져만 가고.
이리하여 초가을 바람에 북 소리, 장구 소리 드높고 춤 사위 흥겨운데 개똥철학자가 나타난 거야. 절묘하지?
내가 지난 번 글에서 분명히 경고했잖아. <원래 이 정도 이슈는 중층권 놀음이었는데 오세훈이 너무 키워버렸어. 지역적 이슈를 떠나 국가적 복지논쟁으로 키웠으니까. 이게 졸지에 고공전이 되어버린 거야. 2004년의 탄핵돌풍이 떠오를 정도가 될 거야.> 아니라고 하셨던 분들 지금 다들 뭐 하셔?
자. 굿판은 졸지에 커졌는데 떡은 어디 갔나? 민주당이 이 굴러들어 온 떡에 눈이 뒤집히기 시작했어. 그러면 지들도 춤 춰야지? 오세훈이 벌여 놓은 춤판이 끝나고, 만약 오세훈이라는 선무당이 지가 깔아 놓은 작두칼에 발이 베이면 10월 재보선이라는 굿판이 또 벌어지잖아. 에헤라 디야.
오세훈 굿판의 떡이 바로 10월에 진설될 거거든. 군침 안 넘어가게 생겼어? 그런데 만약 33.3%를 넘기면? 민주당은 굴러들어 온 떡이 달아날 판이지? 그러니 더 세게 뛰어야지. 가을 하늘 드 높이. 한나라당은? 마찬가지지. 이 떡을 놓치면 내년 4월에 먹을 떡까지 달아날 판이거든. 드높은 가을 하늘 드 높이 뛰는 거지. 여든 야든 너나 나나, 조또 모르면서. 원래 무당춤이라는 게 위로위로 높이높이 펄쩍펄쩍 뛰는 거잖아. 조또 모르면서 가을 하늘 드 높이.
엣험. 이기든 지든, 대책을 찾아야겠지? 기다려봐. 지금 개똥철학자가 열심히 산대를 고르고 산통을 굴리고 있어. 수리수리마하수리 술수리사바하.....
첫댓글 ㅋㅋㅋㅋ 개똥철학자의 철학이 쥐똥철학자들보다 훨 우수하네^^^
기대됩니다.
님 좀 짱이신듯..... <-----이렇게 말해야 젊게 보인다고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