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십여년전, 우리나라 특급호텔에 한식당이 전혀 없었던 것을 아시나요? 이유는 이렇습니다.
한식당은 돈이 많이 듭니다.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고 찬이 많아 손도 많이 갑니다. 하지만 제 가격을 못받습니다. 제철의 좋은 재료로 1류 명장이 만들어도 사람들에게 한식은 '싸게 먹는 가성비 음식'일 뿐이 었어요. 사람들은 설렁탕 주제에, 칼국수 주제에 2만원이 넘는다며 컴플레인을 합니다. 같은 가정식인 파스타, 빠에야는 몇만원씩 주고 잘만 먹으면서 말이죠. 적자와 민원에 시달린 한식당은 특급호텔에서 그렇게 사라졌습니다.(그후 정부의 권고와 여론에 떠밀려 다시 생겨나긴 합니다)
이동진 평론가는 문화에는 허영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어렵고 새로운 것을 참아내는 허영이 없으면 문화적으로 다음단계로 도약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90년대 한국영화계는 그야말로 허영에 가득찬 시기였어요. 본토인도 거의 안보는 난해한 예술영화에 사람들이 가득찼어요. 왕가위 신드롬을 필두로 세가지색 블루, 프랑수와 트뤼포,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같은 작가주의 작품이 연달아 개봉했어요. 예술영화 전용극장도 그 시기 많이 생겨납니다. 그런 90년대의 왕성한 허세 소비가 2000년대 개성과 실력을 갖춘 감독들이 탄생한 배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마카세의 국적을 떠나서 고급화된 미식문화가 있어야 그 나라의 음식문화가 대접받고 세계적으로 인정 받습니다. 근데 한식은 그런게 없어요. 데이트할 땐 양식을 먹고, 비즈니스엔 일식집을 찾아요.
쉐프로 시작한 푸드방송 열풍은 어느새 백종원이 천하통일했습니다. 장사적 관점에서는 긍정적이나, '싸고 쉽고 맛있는 가성비 음식'만이 대중 예찬의 대상이 되었죠. 최상의 재료와 그에 걸맞는 가격을 내세우는 미식문화는 방송에서 자취를 감추거나 '허세' 소리를 듣는 일이 많아 졌습니다.
일본의 스시를 예를 들어보죠. 스시는 가성비 회전초밥부터 최고급 오마카세까지, 한 메뉴가 가지는 소비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완성도와 품질에 따라 가치를 인정해주는 소비자가 있기 때문이죠.
반면 한식은 그렇지가 않죠. 같은 메뉴라는 이유로, 차별화된 가치를 잘 인정하지 않습니다.
한식의 눈높이를 국밥 수준에 자꾸 맞춰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한국사람이 한식을 가성비 음식 취급을 하는데 발전할 리가 없겠죠.
와인, 위스키 문화 덕분에 고급 발효소주를 즐기는 문화도 생겨났습니다. 갬성카페와 핸드드립 열풍덕에 우리나라 커피문화가 발전했어요. 런던베이글이니 뚱카롱 같은 인스타 감성 디저트 덕에 약과쿠키 같은 전통 퓨젼메뉴도 개발됩니다. 배채우고, 취하는 기능적 측면으로만 식문화를 인식하면 발전이 없습니다.
우리가 아는 '고급 한정식집'도 서양식 파인다이닝 과 일본식 정식문화가 한식과 결합된 식문화입니다. 이런 한정식집을 두고 '허세'라고 하지는 않지요.
오마카세 또한 한식과 결합되어 한식의 미식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높은 수준의 취향을 찾아가는 과정을 '허세'라고만 치부해선 안 될 이유입니다.
첫댓글 지금 젊은 세대와 경제적 풍족성, 시대 정서등과 저희 세대의 그것들과의 차이는, 저희 부모님 세대와 저희와의 차이만큼이나 너무나도 커서, 저희 잣대만으로 단정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고급 한식당은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리고 요즘 이슈가되는
각종 오마카세는 한식에 국한된 것도 아니고 이름부터 오마카세라는 일본어를 쓰고 있어서 한식의 미식화와는 거리가 멀고 이런 오미카세들 대부분이 단순히 가성비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음식의 맛과 질이 가격을 따라오지 못하는데 있습니다
오마카세 문화가 잘못되었다는 건 아니지만 긍정적인 문화로 볼 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냥 한때 유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이분법적으로 보시는 군요. 있거나 없거나, 최고아니면 최저. 중간이 없으시네요.
고급 한식당이 없었다가 아니라 일식이나 양식에 비해 미식으로서 기능하는 한식당은 확실이 적다는 말입니다. 청담동, 신사동의 프리미엄급으로 구성되는 음식점 수를 비교해 보세요.
@구들장2 별로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아요
최고, 최저로 본적도 없고요
그리고 고급 한식당이 몇개 없는데 있다고 하는게 아니라 상당히 많습니다
말씀하시는 한식당은 아마도 정통 한정식집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고기집들 포함하면 고급식당들 많습니다
오마카세가 미식의 수준을 올려준다는데 솔직히 데코레이션과 인테리어, 서비스의 수준이 올라갈뿐 음식 맛 자체가 기존의 식당들보다 훨씬 뛰어난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남들과는 다른 통찰있는 것 처럼 말씀하시는데 잘 공감되지 않습니다
@줄임말매니아 저는 정통 한정식집을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정식은 한국 전통 방식이 아닙니다.오마카세처럼 일본식 쓰끼다시 상차림에서 온 문화입니다.
서양식 파인다이닝이 한식과 결합해 코스한식이 만들어졌고, 일본의 쓰끼다시 상차림이 들어와서 한정식이 된 것 입니다. 오마카세도 한국화하면 한식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구들장2 아니 그게 아니라
고급 한식당이 적다고 하셔서 말씀드린거에요
고깃집을 포함하면 고급진 한식 식당이 많은데 왜 적다고 하셨나요
그리고 오마카세가 한국화 되면 한식에 도움이 된다도 하셨는데
이건 말씀하신 '오마카세 문화'가 아니라 '오마카세 상차림'에 대한 얘기잖아요
지금 부정적인 이슈가되는 오마카세 문화는 '음식에 비해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게 포인트지 '손님의 메뉴 선택없이 요리사가 메뉴를 골라주고 순서대로 음식을 제공하며 설명해주는' 것이 포인트가 아니지 않습니까
오마카세 문화를 비판 하는 사람들이 음식을 제공하는 방식을 비판하던가요?
이야기 확장하지말고 본질만 보자고요
@줄임말매니아 네, 저에 대한 반감이 아니라 본질을 보십시요.
서양식 파인다이닝과 일본식 정식 문화가 한식과 결합되어 비싸지고 고급화된게 우리가 아는 '한정식'집 입니다. 님의 기준 이라면 한정식도 허세예요.
@구들장2 아니 본질을 보자니까요..
한정식이 비싸지만 별 얘기가 없던건 한정식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고소득자이기도 하지만 가격이 음식의 질과 양에 비해 과하지 않기때문이에요
그런데 오마카세 소비에 대해 비판적인 얘기가 나오는건
나오는 음식에 비해 가격이 과하기때문이에요
저의 기준을 뭐로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엉뚱한 얘기만 하시네요..
일본식 문화라서, 우리나라 문화가 아니라서 허세라는게 아니라 음식에 비해 '아주 매우 비싸서' 본인의 소득수준보다 과한 소비를 하기때문에 허세라고 하는겁니다
그러니 대부분의 비판 방향이 소비자에게 가는거죠. 판매자가 아니라요
@줄임말매니아 님께서 오마카세를 다 가본 것이 아님에도 오마카세가 가격대비 품질이 떨어진다는 근거 없는 확증을 펴시고 계세요.
그런 식이면 애플도, 에르메스도, 롤렉스, 테슬라도 누군가에겐 창렬한 제품이지요. 제조원가 기반의 가성비만으로 제품의 가치를 평가할 순 없는 것이죠.
인류의 발전은 누군가의 분수에 벗어난 시도에서 비롯되는 법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분수에 맞게 가성비 높은 보세옷만 입고 편의점 도시락에 국밥만 먹고 다니면 발전도 없는 겁니다. 소비가 있는 곳에 혁신도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군요.
항상 제 의견에 비공감을 넘어 고깝게 느끼시는 것 같은데, 이젠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시거나 차단을 하시는건 어떠신지요.
@구들장2 "오마카세를 다 가본 것이 아님에도 오마카세가 가격대비 품질이 떨어진다는 근거 없는 확증을 펴시고 계세요."
오마카세를 다 가봐야 이슈가 되고있는 오마카세 문화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군요?
이 부분에 대해 제가 어떻게 답을 드릴지는 님도 아실 것 같아서 더 댓글 달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특정 작성자님의 글을 고깝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냥 본문 내용을 가지고 제 의견을 말씀드릴 뿐입니다.
계속해서 논지를 흐리시니 이 댓글에 더 이상의 대댓글은 안달겠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6.15 12:50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6.15 12:52
이젠 개인 선택의 문제라 봐야죠
개인이 그 소비를 통해 만족한다면 그게 옳은 거겠죠
현재 현상이자 트렌드 입니다. 옳고 아니고를 굳이 따질 필요 없다 봅니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면 가랑이 찢어진다는 속담이 있죠. 상류사회와 미식가들의 전유물인 파인 다이닝이 대중화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는 포르쉐 안타고 싶어서 안타나요😂
매일매일오마카세가는것도아니고
개인이 선택할문제죠
옳고그름이 어디있나요
본문과 같은 의미라면 오마카세 말고 다른 용어로 불러줬으면 좋겠네요
그냥 그시대를 반영하는 트렌드라고 생각합니다.
오마카세는 괜찮은데, 우리나라 전반에 걸친 허세 자체는 심히 걱정됩니다. 이미 주요국 중 노년 빈곤률 최상위고, 많은 전문가들이 이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정책적 지원 부족, 연금 개혁 미비 같은 문제들이 원인이겠지만, 허세도 분명 크게 작용합니다. 본인 소득 대비 비싼 차를 타는건 유명하고, 씀씀이도 전반적으로 소득 대비 너무 큰게 사실입니다. 해외 살이는 뉴질랜드 1년이 전부지만, 그쪽에서 고소득자들의 절약하고 저축/투자하는 삶을 많이 목격하고 충격받았을 정도에요.
우리나라는 뭐든 성공하면 원래 광적으로 유행하죠. 요식업 분야에선 말씀처럼 발전이라도 따라오는게 긍정적인 부분 같긴 합니다. 이제 아무 가게나 들어가도 정말 맛없는 음식이나 음료 만나는 일이 과거에 비해서 정말 없어졌죠. 다만 일식 업장이 아닌데 오마카세라는 표현에 집착하는게 촌극이죠.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라 하는 우리나라 노포 주점 문화인 실비집이나 재조명-유행 되면 좋겠네요.
다른건 모르겠고, 일식 외에는 오마카세라는 일본식 표현을 우리말로 순화하면 좋겠습니다...
지금 한정식집은 대부분 코스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그게 오마카세죠. 가격이 일식 오마카세 대비 낮지도 않고요.
공신력을 의심받고 있긴 하지만, 미슐랭의 2~3스타는 대개 한정식이나 퓨전한식입니다. 예약하기도 아주 힘들어요
설렁탕, 칼국수와 한정식은 다른 음식 장르라고 봐야죠. 설렁탕 2만원이면 비싸다고 하지만, 한정식은 (업소에 따라 다르지만) 10~20만원 해도 줄서서 먹는 사람 널려 있어요. 결국 음식의 가치를 만드는 건 그 요리의 완성도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그걸 갖추기 위한 노력은 이미 많은 분들이 하고 계시고요.
일본의 스시를 보면 가성비 회전초밥부터
최고급 오마카세까지, 한 메뉴가 가지는 소비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반면 한식은 그렇지가 않죠. 같은 메뉴라는 이유로, 요리의 완성도를 따지지 않고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요.
@구들장2 같은 김치라고 해도 동네 김밥천국에서 반찬으로 주는 김치하고 필경재에서 코스 스타터로 주는 김치하고는 가격과 완성도가 다르죠.
같은 곰탕이라고 해도 동네식당에서는 10000원이면 족하지만 하동관 같은데 가면 3만원, 2만5천원 주고 먹는 사람들 널렸습니다.
다만 한식은 매일 먹는 음식이기에 차별화 포인트가 어렵다는 점은 있지만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말씀에는 동의 못하겠네요.
@10cm 점프 고급 한식메뉴를 소비하는 장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극소수입니다. 미슐랭급 한식집이나 요정급 한정식 집에서요.
데이트하는 커플들, 일반 회사원들이 때때로 갈만한 3만원 김치 요리, 5만원 설렁탕집은 많지 않죠.
반면 외국의 가정식 메뉴를 재료와 완성도에 따라 미식으로 제공하는 음식점은 흔히 볼 수 있습니다.
@10cm 점프 말씀하신 고급 코스 한식레스토랑이
외국 식문화와 한식이 결합되서 업그레이드된 사례입니다.
한식을 코스로 대접한다는 것 ,
밥과 반찬을 한상에 십수가지씩 놓고 먹는 것이 한국 전통 방식이 아니지요. 정통 한식은 독상문화로 임금조차 7첩~최대 12첩이 보통입니다.
오마카세도 그럴 수 있다는 얘깁니다.
파인다이닝을 의미하는거겠죠.
먹는거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그걸 허세라 들으면 억울합니다.
어렵고 새로운 것을 참아내는 허영이란 의미가 재밌습니다 분명 허영을 죄악시하는 시선이 있어요 그럼에도 sns를 통해 퍼지는 허세문화가 사회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 1인이지만 허영이 가져올 수 있는 효과를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마카세가 메뉴없이 셰프에게 맡기는 시스템이죠. 한국술집의 한상차림, 통영다찌, 한정식, 코스만 제공하는 파인다이닝 등 예전부터 한국에는 오마카세 시스템이 있기는 했습니다. 지금의 오마카세 이슈는 이런 맡기는 시스템이 유명해진것이 아닌 비싼 가격과 예약하기 어려움(단골 예약 시스템)으로 인한 평범한분들의 워너비가 되기 시작하면서죠. 말그대로 허세 가득한 문화가 맞습니다. 다수의 메뉴없이 셰프를 신뢰해서 맡기는 오마카세 시스템은 분명 좋은 현상입니다. 그러다보니 스시뿐 아니라 파스타, 한우, 돼지고기뿐 아니라 이모카세라는것도 보이고 있죠. 하지만 그 오마카세를 처음부터 먹기시작한 여유있는 미식가분들을 제외하고 평범한 사람에게 오마카세를 묻는다면 대다수가 비싸고 예약하기 힘들로만 인식하고 있는게 사실이죠. 그러다고니 어떠한 부류에게는 패션, 자동차, 오마카세를 3대 명품으로 인식이 되고 있구요. 한달에 몇번은 코지마 같은 오마카세를 여러번 가는 친구의 말을 들으면 이제는 식사보다는 그저 공간으로서 활용하는 사람들이 자주 보인다고 하더군요. 옆에서 "여기가 예약하기 힘든곳이야" "여기코스가 얼마야" 이런대화와 사진찍고 SNS에 집중하는 손님이 늘고있다는..
시대가 변하는거죠.. 먹는문화에 예전에는 그랗게 돈을 안썼지만 그만큼 사람들이 가치가 있다고 느끼니까요.. 무조건 효용성만 따지면 사실 세상에 무의미한게 너무 많죠..
그렇게따지면 스포츠는 뭐하러 관람하나요.. 그깟공놀이에..
어느 정도는 수긍할만한 이야기네요. 다만 현재의 오마카세라는 형태가 식문화의 질을 올리는걸까에 대해서는 의문이 듭니다.
쓸만한 사람이 쓰면 미식이자 문화가 되는 것이고 능력도 쥐뿔 안 되는데 남들 의식해서 먹고 쓰는건 허세가 맞습니다만 오마카세 문화는 애시당초 옳다 그르다 판단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런치기준 1인당 15만원짜리와 5만원짜리 오마카세를 경험해봤는데 5만원 짜리가 훨씬 편하게 먹었습니다. 15짜리는 먼 요리사가 그렇게 눈치를 주고 불편하게 하는지 맛자체는 더 있었으나 과연 그게 3배의 값어치인지는 모르겠더군요.
결론은 제가 누릴 문화는 아니었어서 그냥 회전초밥집 갑니다 ㅎ
그값하면 가긴할텐데 이름만오마사케가 너무생겼음ㅠ 개나소나 오마사케;;
공감이 어렵군요.
긍정적 측면만 본듯합니다.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알수 없으나
당장 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