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윤석열 따위 인간이 대통령 되었다고 슬퍼하는 게 아니다.
김건희 따위 인간이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 되었다고 슬퍼하는 게 아니다.
한동훈 따위 인간이 득세한다고 슬퍼하는 게 아니다.
시를 배운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든 대통령이 될 수 있고, 무슨 짓을 하든 대통령 부인이 될 수 있고, 더 무엇을 하든 득세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슬퍼하고 있는 것이다.
부끄러워하고 있는 것이다.
식민지와 전쟁과 쿠데타와 광주 민간인 학살을 겪은 상처와 후유증이 아직 치유되지 않은 나라에서, 이제 그 위에 온갖 불의와 독선과 오만과 야만의 한 줌 적폐들이 다시 권력을 구가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역사의 퇴행을 눈을 뜨고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가치전도의 시대! 상식과 공정이라는 말이, 법과 원칙이라는 말이, 정의와 도덕이라는 말이 그 뜻을 잃었다.
이것은 단순히 권력을 '나쁜 자'들이 차지했다는 것 이상의 부작용을 낳는다.
공동체의 의식과 양심이 오염되고 왜곡된다. 걷잡을 수 없는 가치의 붕괴로 치닫게 된다.
작금의 역주행으로 인해 향후 우리 공동체가 치러야 할 대가는 거의 불가역에 가깝다.
아이들에게 '양심을 지키고 법을 준수하고 정의롭고 도덕적으로 살아라'라고 가르치기 어렵게 되었다.
'할 수 있으면 수단과 방법 가리지 말고 무엇이든 해도 된다'를 어른들이 다 보여줬다.
권력만 있으면, 돈만 있으면 그 어떤 악행과 범죄도 보호받는다.
이게 우리 시대의 실상이다.
배설과 섹스는 가려진 곳에서 할 때 각각의 의미와 가치를 가진다.
지금 저들은 배설과 섹스를 너무나 당연하고도 노골적으로 공개하고 과시하는 사람들 아닌가?
무속적 신념이 아니고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부터 시작해서 민심을 아랑곳하지 않는 몇몇 장관 인선과, 검찰 독재 의지의 가시화 등을 지켜보자면 절로 식은 땀이 흐른다.
세금내는 사람들을 이 지경으로 모독해도 되는 것인가.
그런데 아직 취임조차 하지 않았다!
슬프고 부끄럽다. 시인의 예언자적 본능이 불길하게 작동한다.
종말과 멸망을 자초한 소돔성의 주민처럼, 막막하게 먼 길을 바라본다.
미친 바람이 봄꽃들을 다 떨구고 지나간다.
류근 시인ㅡㅡ페북
-지인이 보내준 톡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h17T75Dw6UE
하늘거리는 연초록 이파리
화사하게 웃는 영산홍
순백의 백도환 꽃잎 떨군다
피고지는게 자연의 섭리 아니런가
아침 산책 가려다 차라리 솔밭 풀베기로
아침 식사전 한바탕 일하는 것도 좋겠다
집사람은 이슬이나 개면 풀베라는데 일찍 베어야 땀을 덜 흘릴것같다
먼저 동물 모이부터
모이와 물들을 충분히 주었다
예초기를 가지고 솔밭으로
예초기 시동을 걸어 풀을 베어가는데 채 5분도 안되어 시동이 꺼져버린다
어라? 이게 뭔 일
다시 시동 걸어 베어 보는데 또 꺼진다
무슨 일일까?
어제까지만해도 잘 되던데...
다시 한번 더
또 돌아가다 꺼진다
또 한번
이거 마찬가지
이래선 풀을 벨 수가 없다
이따가 농기계수리센터에 가지고 가 보아야겠다
작년에 예초기 수리하러 가니 또 고장나면 새로 교체하는게 좋다고 하던데...
예초기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았다
엔진용으로 가장 비싼게 일제 혼다인데 약 38만원대
저렴한건 23만원대이다
충전식 예초기도 있는데 이는 천차만별
어느게 더 좋은지 모르겠다
집사람에게 예초기가 말썽이라니 내 생일 선물로 사주겠다며 한 대 구입하란다
이걸 구입할까 말까?
지금 쓰고 있는 예초기는 이종조카가 우리가 8년전 귀촌했을 때 사준거다
오래 사용했으니 고장 날 때도 된 것같다
일년 동안 예초기 쓰는게 열댓번
고칠 수 있으면 올핸 그대로 써볼까?
집사람이 아침을 차렸다
쑥 된장국으로 아침 한술
어제 담은 두릅장아찌를 내 왔는데 새콤달콤 맛이 괜찮다
오늘은 머위장아찌도 담겠단다
예초기도 고치고 조사장에게 가서 나무를 얻어 오자고
조사장에게 전화해 보니 지금 오란다
예초기 날을 분리하여 예초기 몸체를 트렁크에 실었다
조사장이 삽을 거져오라기에 삽과 전정가위를 챙겼다
집사람이 그냥 가면 되겠냐며 문사장이 준 드링크라도 가지고 가잔다
그래 그 말도 맞다
문사장이 가져다 준 드링크 두 박스를 담았다
조사장 집에 가니 소막사에 조사장이 보이지 않는다
전화하니 밖이라며 금방 오겠단다
조사장은 소를 많이 키운다
우사가 두동인데 소가 모두 차 있다
얼추 세어보니 6-70두가 넘겠다
이 소만 관리해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니겠다
그런데 거기에 농사까지 지으니...
조사장이 왔다
삽을 빌리러 이웃에 갔다왔단다
내가 가지고 온다고 했었는데...
밭가에 심어진 나무 한그루를 파 가란다
파파야 과일나무라고
이 나무를 심어 열매를 먹어보고 괜찮다 싶으면 밭에다 이 나무를 심어 보란다
매년 고추심는 것보다 더 나을 거라고
이 나무는 열대 식물인데 비교적 이곳에서도 잘자란다고
망고와 키위를 접붙인 거라 한다
난 처음보는 나무다
지금 꽃이 피기 시작하는데 마치 더덕꽃처럼 생겼다
한번 찾아 보아야겠다
나무가 꽤 크다
둘이서 나무를 파는데 쉽지가 않다
이런 큰 나무는 흙을 밖으로 떠 내야한단다
그래야 뿌리에 흙이 붙어 있다고
와 난 처음 알았다
난 나무쪽으로 삽을 찔러 넣어 팠는데 그게 아니다
삽을 나무쪽으로 찔러 파내면 나무에 붙어 있는 흙이 떨어진단다
아하 그래서 내가 파서 심은 나무는 쉽게 죽었나 보다
조사장이 30여분 넘게 걸려 나무를 팠다
나 혼자 파내라했으면 하다가 그만 두었을 것같다
나무에 붙은 흙이 떨어지지 않게 밧줄을 가져와 꽁꽁 묶는다
묶지 않고 포대나 비닐에 담아 버리면 옮기면서 흔들려 뿌리에 붙은 흙이 다 떨어져 버린다고
그러면 나무가 죽기 쉽단다
여러 가지 배운다
내 차에 실으려니 내가 들 수도 없어 힘들겠다
조사장이 그걸 보고 실어다 주겠다고
이리 고마울 수가
집사람은 둥굴레와 튤립등을 조사장 사모님께 얻었다
여러 가지 얻어간다
조사장이 자기 뽕나무 밭을 보고 가자고
나에게 유기농법에 대해 알려주겠단다
옆에 있는 뽕나무 밭을 가 보았다
뽕나무 두룩 사이로 넝쿨풀이 자라 뒤덮었다
자긴 뽕나무에 전혀 퇴비나 비료를 주지 않고 지금 보이는대로 키운단다
저 풀을 오디 따기 전 베어주면 오디 딸 때 흙 하나 묻지 않는다고
저 풀을 베고 나면 여름에 강아지 풀이 오디밭을 덮는 단다
그리고 오디 전정하면 전정한 가지를 뽕나무 밑에 그대로 둔다고 한다
이러면 이것들이 다 썩어 오디나무에 거름이 된다고
그래서 자긴 퇴비나 비료를 하지 않고도 오디를 길러내고 있다고 한다
나에게 과일나무를 가꾼다면 참고하란다
이야길 들어 보니 참 좋은 방법이다
이게 진짜 유기농법 같다
조사장이 나무를 실어다 주고 직접 심어까지 준다
자기 일도 바쁠건데 끝까지 도와주다니
참으로 고맙다
나무를 심을 때도 나무 주변으로 둥그렇게 흙을 올려 물을 준 뒤에 물에 의해 흙이 다져져야한단다
밟아서 흙을 다지면 안된다고
밟아 버리면 나무에 붙은 흙이 같이 떨어져 버린단다
물이 스며들면 가루흙을 위에 덮어 주는게 좋단다
오늘은 나무를 캐고 심는 방법을 조사장에게 제대로 배웠다
항상 내게 정성을 다해 주니 고맙기 그지 없다
막걸리가 얼마 없어 한잔씩만
나도 뭔가 주고 싶어 지져 먹으라고 냉동해 둔 붕어 한봉지를 주었다
예초기를 고치러 농기계수리센터로
살펴보고 연료 공급이 안된다며 연료통 안에 든 기구 하나를 빼 교체해준다
교체하고 나니 시동이 꺼지지 않는다
다행히 쉽게 고쳤다
마트 들러 막걸리와 간장을 사 왔다
막걸리 한잔 마시고 어제 일구어 놓은 뒤 밭에 마를 심었다
밭에 다 심지 못한 넝쿨마는 나무 밑에 여기저기 심어 놓았다
넝쿨마이기 때문에 나무를 감고 올라가면 열매가 열리겠지
집사람은 얻어 온 꽃을 하우스 뒤를 풀 매고 그 자리에 심어 놓는다
어느새 12시가 훌쩍 넘었다
베란다에 앉아 막걸리와 떡 한조각으로 점심을 때웠다
닞잠 한숨 자고 나니 어느새 세시
나가서 예초기 한바탕
한쪽 솔밭을 다 베었다
무려 한시간 가량
땀을 흠뻑 쏟고나니 힘이든다
아무래도 예전관 다른가 보다
집사람은 머위를 뜯었다
이걸로 장아찌하겠단다
오늘은 바둑 모임
샤워한 뒤 바둑휴게소로
집사람이 아산아짐네 집에 내려달란다
아산형님이 안주 있으니 막걸리 한잔 하자고했단다
나에게도 한잔 마시고 가라는데 술마시면 바둑두기 힘들 것같다
바둑휴게소에 가니 장사장과 호용동생이 두고 있다
다른 분들은 나오지 안았다
오늘은 모두들 바쁘나?
김사범님이 오셨다
한판 두자고 하니
다른 일이 있다며 이따가 두자고
김사장이 왔다
김사장과 한 수
초반 포석단계에서 30여집을 확보
이럼 질 수 없는 형세
끝내기 들어 깔짝이는 수를 받아주다보니 어어 하는 사이 역전
참으로 바둑 못둔다
왜 이럴까?
요즘 김사장과 두었다하면 역전패를 당한다
분명 내 바둑이 나은 것같은데...
나만의 착각?
문사장 전화
어디 계시냐고
바둑 둔다고 하니 저녁에 소고기나 구워 먹잔다
오늘은 바둑 모임인데...
망설여진다
장사장과 김사범님도 약속이 있으시다고
총무도 나오지 않았다
그럼 끝나고 함께 하기 어려울 듯
문사장에게 전화해 집으로 오라했다
집사람에게 전화해서 집에 빨리 들어 가겠다고
웬일이냐며 아산아짐 집에 있으니 가면서 같이 가잔다
잠깐 시간이 있어 김사장과 다시 한판
초반에 돌돌 뭉쳐 버렸다
바둑이 이러면 승산이 없다
물론 상대의 실수를 바라면서 여기저기 찔러 볼 수 있지만
난 그게 바른 방법이 아니라 생각한다
서로 최선의 수를 두어가며 승패가 갈려야한다
요즘의 우리 사회는 어거지스러움이 많다
교묘한 언어가 튀고 있다
모르겠다
한번 살고 가는 인생
남이 어떻게 살든 그건 내 탓이 아닌거지
나만 나답게 살다가면 되는 것아닐까?
집사람이 기다린다고 전화
투석하고 일어섰다
오늘도 김사장에게 두판이나 져 버렸다
내 실력이 거기까진가?
집사람과 같이 올라왔다
문사장이 올 동안 머위를 데치자고
야외솥에 불을 때 물을 끓였다
물이 팔팔 끓을 때 머위를 넣어 살짝 데쳐내면 좋단다
집사람이 불을 땐다기에 난 베란다에 상차렸다
오면 바로 구워 먹을 수 있도록
문사장이 올라왔다
어제 주문한 것인데 오늘 도착했다고
노열동생도 올라오라고
문사장이 가져온 소고기 구워 막걸리 한잔
서로 권하며 한잔 두잔
생각해주는 마음이 너무 고맙다
서로 함께 어울리며 즐겁게 살아가자고
안주 좋아 막걸리 꽤나 마셨다
재봉동생에게 전화
일요일엔 조개캐러 가자고
그러자고 한다
아산형님께 전화하여 조개캐러 가자고
문사장도 한번 가 보고 싶다기에 같이 가자고 했다
일요일엔 동네 분들과 조개나 캐러 가야겠다
작은형님께서 가신다니 캔 조개를 가지고 나오기 쉽겠다
집사람이 머위장아찌를 만든다며 살짝 데친 머위대를 껍질 벗기잔다
머위대 껍질이 있으면 장아찌가 질겨 먹기 거북스럽단다
둘이서 한참 벗겼는데 남은 양이 많다
눈도 감기고 안되겠다며 내일 아침에 하자고
얼큰하게 취기도 오른다
바로 잠자리로
금방 비라도 내릴 듯 구름이 잔뜩 웅크렸다
님이여!
비소식은 없네요
오늘은 즐거운 나들이로 붉은 철쭉 향에 흠뻑 취하시며 힐링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