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첫사랑
🥳 가발 때문에 😅
초등학교 동창
아들의 결혼식이 있었다.
참석자 중에는 소연이도 있었다.
호주로 이민간 나의 첫사랑
몇십 년만에,
첫사랑을 볼 생각에
긴장되고 설레었다.
그런데, 거울속
내 모습은 초라했다.
머리카락이
얼마남지 않은 대머리에
흰머리까지 있었다.
소연이가
정말 실망 할것같아
가발을 쓰고 거울앞에 서서
이런저런 표정을 지어보았다.
드디어
운명의 날,
뛰는 심장을 억누르며
예식장 으로 올라갔다.
쉰이 넘은 나이에,
아내와,
자식들에게,
숨긴 첫사랑을 만나러...
나는 소연이를
단번에 알아 보았다.
깔끔한 정장, 감아올린 머리,
우윳빛 피부에 예쁜 눈 웃음,
소연이는,
''네가 그 애 맞지''? 하며
손짓하며 반가워했다.
우리는 마주앉아 추억을 꺼냈다.
''전학 가는날
너 찾았는데 없더라,''
모국어로 뛰엄뛰엄 말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나도,
속내를 털어 놓았다.
''너무 슬퍼서
비를 맞고 앉아 있었어.
그날, 얼마나 울었다고..''
한참 지난
이야기를 하다 일이 터졌다.
평소
장난끼가 많은
친구 명철이가
내 가발을
독수리처럼 낚아챘다.
그러고는, 가발을
손가락으로 빙빙돌리며
이리저리 뛰어 다녔다.
당황한 나는
가발을 뺏을 생각도 못하고
예식장 밖으로 도망쳤다.
그때
날 부르는,
소연이 목소리가 들렸다.
''친구야 ~
네 머리 가져 가야지!''
나는, 차마
뒤돌아 보지 못하고
행선지도 모르는
버스에 무작정 올라탔다.
너를 보내고,
밤새 울었고,
편지를, 수십통이나 썼다는
얘기도 못했는데...
이틀뒤,
다른 친구가
가발을 가져다 주었다.
신문지에, 돌돌 말아서.. 😅
*추억은 언제나 아름답다
*좋은생각 옮겨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