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수의 괴물 도이
샤르별은 초원의 나라이면서 호수의 나라라고 이름 붙일 만큼 맑고 큰 호수들이 많이 고여 있었다. 춘우셔시를 타고 하늘을 날아가면 바다처럼 넓은 호수도 많이 눈에 띄었다.
여행을 떠나면서 샤르별의 상공을 날아가다가 넓은 호수 위에서 많은 인파들이 모여 보트놀이를 즐기는 장면을 목격하고 우리도 그 호수에 내려앉아 구경에 동참했다.
호수 이름은 도이였다. 도이는 이 호수 주인의 이름이기도 했다.
도이 호수 주변으로는 야생화가 만발한 넓은 초원과 나지막한 산봉우리 능선들이 병풍처럼 둘러 있었다. 호수와 초원과 아름다운 산 능선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자연의 풍광이었다.
문명세상과 멀리 떨어진 곳인데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려는 인파들로 호수와 초원에 가득했다.
문명세상에서 멀리까지 휴양을 떠나 온 신선들이 신선놀음을 즐기는 장면들이었다. 호수에서는 춘우셔시를 이용해서 물놀이를 즐기고 초원에서는 붐아를 이용해 말달리기를 즐기는 신선놀음이었다.
붐아는 사슴처럼 생긴 날렵한 동물로, 말하고는 생김새가 다르지만 신선들이 이 동물을 이용해서 말달리기 같은 놀이를 즐겼다.
내가 평소 생각했던 신선들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고, 첨단문명을 즐기며 생기발랄하게 살아가는 샤르별 신선들의 모습은 상상 밖의 현상들이 아닐 수 없었다.
수많은 인파들이 호수가의 초원에서 신나게 말을 달리며 여가를 즐기는 장면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나도 한 번 타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우리는 가지고 온 말이 없어서 말달리기는 즐길 수 없었고, 타고 온 춘우셔시를 호수에 띄우고 보트놀이를 즐겼다.
호수에서 신나게 물 위를 달리며 보트놀이에 열중인 사람들도 모두 즐거워 보였다. 춘우셔시는 하늘만 나는 비행체가 아니라 물 위를 보트처럼 달릴 수도 있고 잠수해서 수중세상을 탐사할 수도 있었다.
춘우셔시를 몰고 물 위를 달리면 하얀 물보라가 하늘 높이 치솟으며 시원하게 갈라지는 모습이 너무나도 상쾌한 기분을 들게 했다.
샤르비네와 나는 춘우셔시를 타고 바다처럼 넓은 호수 위를 신나게 달리며 즐겼다. 많은 춘우셔시들이 서로 뒤엉키며 호수 위를 달리지만 불의의 충돌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춘우셔시에는 물체와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거리감지 센서가 장착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춘우셔시 하늘자동차들은 서로 같은 방향을 향해 광속으로 비행하거나 진행하다가도 위험한 상황에서는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꾸거나 공중으로 솟기도 하는 등의 안전한 묘기를 연출했다.
이런 춘우셔시 보트를 타고 호수를 쏜살처럼 미끄러져 달리며 하얀물보라를 일으키는 기분은 마음속의 피로까지 싹 가셔지게 하는 물놀이가 아닐 수 없었다.
보트놀이를 하다 싫증나면 춘우셔시를 물 속으로 잠수해서 호수 깊은 곳을 헤엄쳐 다니며 수중탐사를 했다. 호수 속에는 수많은 생태계와 물고기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물고기들 중에는 작고 귀여운 것들도 많았지만 고래처럼 큰 물고기도 있었다.
새우류들이 사람 몸집보다 더 큰 것들도 있었으며, 어떤 조개들은 물속을 싱싱 날아다니며 물고기들을 사냥하기도 했다. 물개처럼 생긴 동물들도 있었는데, 그 종류들은 아주 작고 강아지처럼 귀여운 동물들이었다.
이 외에도 호수 속에는 별의별 식물과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호수의 깊은 바닥에는 뾰족뾰족한 암반들이 수없이 깔려 있고, 반딧불같은 발광체 생명체들이 수없이 바위에 달라붙어 진주별처럼 반짝거리는 자연현상도 관찰됐다.
그 맑고 아름다운 호수의 물 속을 춘우셔시를 타고 잠수하며 수중탐사를 즐기다 물 위로 떠오르니 웬일인지 여기저기 호수 위에서 춘우셔시 인파들이 우왕좌왕 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샤르비네를 쳐다보았더니 웃음 띤 얼굴로 대답했다.
"도이가 출현했나 봐요."
도이는 호수의 이름으로 알고 있는데, 호수의 이름과 똑같은 무언가 있다는 것인지 샤르비네의 말뜻을 선뜻 이해할 수 없었다.
“도이라니요? 도이는 이 호수의 이름이 아니오?"
그러자 샤르비네가 다시 설명해 주었다.
"도이는 이 호수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이 호수를 지키는 괴물의 이름이기도 해요. 이 호수의 이름은 그 괴물의 이름을 빌려서 지었지요. 저 괴물은 성질이 매우 난폭하기로 소문나 있답니다. 사람 몇 명쯤은 단숨에 삼켜버릴 수 있는 호수의 식인괴물들인데 그 녀석이 물놀이를 즐기는 인파들을 쫓기 위해 나타났나 봐요."
“도이가 사람을 잡아먹을 만큼 무서운 괴물이라구요?"
“그래요. 도이는 무시무시하게 생긴 식인괴물이지요."
"실제로 도이에게 희생된 사례가 있소?"
"아주 오랜 옛날에 맨몸으로 물 속에서 헤엄치다가 손이나 발목을 잘린 일들이 더러 있었다고 해요. 지금은 누구도 맨몸으로 호수의 물속에 들어가는 일이 없고, 우리처럼 춘우셔시를 타고 물놀이를 즐기기 때문에 끔찍한 사고는 발생하고 있지 않지요. 도이라는 녀석들은 모습만 보아도 소름이 기칠 정도로 험상궂게 생긴 괴물이랍니다. 보면 알겠지만 엄청나게 큰 입에다 머리에는 여러 개의 뿔까지 달려 있고 붉게 충혈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두 눈을 가진 괴물은 보기만 해도 소름이 확 끼쳐요."
"그렇게 위험한 괴물을 아직까지 살려 둔 이유가 무엇이오? 그렇지 않으면 저 괴물은 무슨 방법으로도 처치할 수 없는 불사신이라도 되오?"
“샤르앙, 그렇지는 않아요. 도이의 괴력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우리들이 마음만 먹으면 저 괴물은 이미 이 호수에서 사라질 운명이었을 거예요."
"그러면 소중한 인명을 해치는 괴물을 이 호수에 꼭 살려두어야만 할 이유라도 있소?"
“이 호수의 주인은 다른 누가 아니라 저 괴물인 도이의 가족들이기 때문이지요. 도이는 그 가족들과 식구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이 호수를 지키며 살고 있고, 누가 뭐래도 이 호수의 주인은 다른 누가 아닌 도이의 가족들이겠지요. 즉 이 호수를 찾은 인파들이 구경꾼이라면 도이는 주인인데, 구경 온 손님들이 주인을 쫓아내서야 되겠어요? 지구 인류들도 남의 영토를 함부로 탐내는 것은 좋은 뜻으로 받아드리지 않잖아요? 도이 괴물의 심리도 똑같을 거예요."
“그래도 소중한 생명을 괴물에게 뺏길 수는 없잖소?"
“도이에게 인명을 빼앗겼다 할지라도 그건 도이의 잘못이라고 판정할 수는 없어요. 도이는 자신의 영토를 지키려는 본능을 발휘한 것이지 다른 의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러므로 호수를 찾아온 손님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손님들이 조심하면 되는 것이지, 이 호수의 주인을 몰아내고 손님들만의 안전을 유지하자는 것은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제 생각은 저 혼자의 생각이 아니라 우리 샤르별 전체의 생각이며, 도이와 같은 위험한 생명체들이 우리 샤르별의 육지, 바다, 밀림 등에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지만, 우리 샤르별에서는 그것들의 생명을 함부로 다치게 하는 일이 없어요."
"우리 지구에도 무서운 맹수들이 살고 있고 그것들을 함부로 해치지는 않지만 사람의 목숨을 위험하게 만드는 것들은 용서하지 않아요. 총 같은 무기로 단방에 총살시켜 버리고 말 겁니다. 특히 도이처럼 여러 명의 인명을 해친 괴물이라면 더욱 용서해서는 안 되겠지요. 그런데 샤르별에서는 그러한 식인괴물에게까지 영토를 보장해 주고 위험요소를 안고 간다는 것은 무리한 배려라고 판단되는데요?"
“생명을 가진 모든 자연은 인류와 함께 공생활 권리가 있어요. 말 못하고 힘없는 생명체들이라 하여 우월적인 인류들의 권리만 생각하고 그것들의 살 권리는 보장하지 않는다면 만물의 영장으로서 자격을 상실한 것이 아니겠어요? 세상에 태어난 모든 생명체들은 스스로 자신의 영토에서 인류와 함께 공생하며 살아갈 권리가 있고, 우리들은 그 권리를 보장해 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우리들의 생각을 샤르앙은 잘못되었다고 판단하나요? 지구나 샤르별이나 우주의 어떤 자연세계라 할지라도, 그곳에는 꼭 인류들만 영역을 보장받으며 살아가라는 법이 있겠어요?"
“우리 만물의 영장들은 당연히 우주와 자연의 주인이며, 주인은 주인으로서 보장받아야 할 권리가 있지 않겠소?"
“아무리 만물의 영장이라고는 하지만, 모든 만물의 영장들도 모든 생명에 대하여 지켜야할 의무가 있어요. 의무는 다하지 않고 권리만 주장하면 올바른 주인의식이 아니지요. 누구라도 우주의 주인이라거나 만물의 영장이라고 주장하려면, 주인은 주인다운 사상을 지녀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 거예요. 말 못하는 작은 생명체 하나라도 안전하고 무사하게 살아가도록 보살피지 못하는 만물의 영장이라면, 이미 만물의 영장으로서의 자격을 잃었다고 판단해도 틀리지 않을 거예요. 즉 샤르앙의 말처럼 만물의 영장이니까 마음대로 자연계의 생명체들에 대하여 횡포를 부린다면, 올바른 주인의식도 만물의 영장으로서의 권리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 행위는 권리의 당위성이 아니라 만행이라고 비판받아야 해요."
"샤르별에는 신선인류들이 살고 있고 고차원의 정신세계를 겸비한 신선들의 고상한 의식이라면 샤르비네의 말이 백번 타당하리라 생각들기는 하오. 하지만 아직 신선은커녕 올바른 인성 하나라도 제대로 갖추기 힘든 우리 지구 인류들의 사고방식으로는 샤르비네의 주장을 선뜻 받아들이기는 힘들 거요. 이런 경우를 생각해 보았소?"
“어떤 경우를요?”
"지금 당장 어떤 맹수의 공격을 받아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 샤르비네라면 어떤 자세를 취할 것 같소?"
“이런 대답은 우문우답일 수밖에 없는데요. 그때는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겠지요. 하지만 우리 신선존재들은 불의의 사고를 당할 만큼 어리석은 삶을 살지는 않아요. 미리 앞으로 다가올 일들을 예측하고 대비하기 때문이지요. 불의의 사고는 미련함의 결과 예요. 신선존재들은 결코 미련하게 살지 않아요. 물론 우리 샤르별의 신선들도 과거에는 어리석고 미련하게 살아왔던 역사도 있지요. 그러한 삶을 청산하기 위해서 우리 샤르별의 인류들은 신선이 되었고 고차원의 문명세계를 창조하며 살아가고 있지요. 즉 우주개벽과 무결점의 후천세계를 맞이하기 위한 우리 샤르별의 지혜로운 판단이었지요. 우리 샤르별의 존재들은 아주 작은 생명체 하나라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것들의 영역을 안전하게 지켜주기 위해서 노력해요. 그러한 결과에 의해서 우리 샤르별에는 하늘과 땅의 평화가 보장되고 우주개벽의 시작을 무리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판단해요.”
“샤르비네의 설명을 듣고 나니 부끄러운 생각도 들고 샤르별 존재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부럽게 느껴지오. 샤르비네의 설명을 통해 샤르별 존재들의 그런 깊은 마음가짐을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오. 하찮은 생명이라도 소중히 하는 마음의 자세는 결국 우주의 평화를 정착시키는 계기도 되지만, 인류의 삶을 안전하게 보장받는 밑거름이 되리란 판단은 틀리지 않을 것 같소. 그리고 자연을 인류의 입맛대로 가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순리 앞에 인류들이 동화되고 자신의 삶들을 조화시켜 나가는 지혜는 정말 본받을 만하군요. 인류들 스스로가 자연적 존재이면서, 자연에 역행되는 삶을 살아갈 때 피해를 입을 것은 인류 자신들뿐이란 사실도 이제 비로소 깨달은 것 같소.”
샤르비네와 이런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과연 집채만한 도이 괴물이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거대하게 큰 도이 두 마리가 물 위로 솟구쳐서 광분하듯이 큰 물보라를 일으키며 우리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마치 모타보트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물 위를 달려오는 현상처럼 보였다. 도이는 여러 마리였는데 우리 쪽을 향해 두 마리가 달려오고 다른 쪽을 향해서도 여러 마리가 흩어져 춘우셔시 물놀이를 즐기는 인파들을 향해 추격작전을 전개하고 있었다.
대충 짐작으로 몸길이가 20미터 이상 되어 보이는 거구를 물 위에서 날뛰면서 커다란 입을 벌린 채 세상을 다 삼켜버릴 기세로 돌진해 오는 괴물의 모습은 소름이 오싹할 지경이었다. 괴물이 날뛰면서 일으킨 물살로 잠잠하던 호수 위에는 거친 파도가 발생해서 출렁거렸다. 마치 호수에 작은 해일이 발생한 현상 같기도 했다.
도이들이 커다란 입으로 질러대는 괴성은 호수 전체가 떠나갈 듯 굉장한 울음소리였다. 커다란 입에 돋아난 이빨들도 날카롭고 무시무시해 보였다. 과연 한 입에 사람 몇 명은 거뜬히 삼킬 수 있는 식인괴물이었다.
괴물들이 소란을 피우는 사이 호수 위에서 물놀이를 즐기던 춘우셔시 인파들은 모두 호수 상공으로 날아올랐고, 우리도 잠자리처럼 사뿐하게 물 위에서 떠올라 상공으로 올라갔다. 호수의 상공으로 날아오른 춘우셔시 인파들은 멀리 피하지 않고 공중에 떠 있으면서 도이들의 광란을 구경했다.
한참 동안 물 위에서 광란에 가까운 난동을 부리던 괴물들은 호수에 아무 침입자도 남아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 그 중에 대장으로 보이는 놈이 마지막 긴 포효를 남기고 괴물의 모든 일행을 데리고 물 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자신의 영토에서 불청객들이 사라진 것을 알고 곧바로 모습을 감춰버린 괴물의 근성도 단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괴물들의 난동이 사라지자 넘칠 듯 출렁거리던 호수의 물은 잠잠해졌고 다시 평화가 찾아들었다.
샤르비네의 설명대로 괴물은 인간들을 해칠 목적으로 호수 위에 나타나 광란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영토를 수호할 목적으로 그런 행동을 본능적으로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아무리 사나운 괴물이라도 인간들이 접근하지 않고 자신의 영토를 침범하지 않으면 인간에게 아무 해도 끼치지 않을 것이란 판단도 들었다.
그래서 자연과 함께 공생하고자 하는 샤르별 존재들의 이상대로, 인명을 해칠 수 있는 괴물을 호수 속에 살려 둔 채 자연의 순리를 지켜 나가는 삶에서 우주의 평화라는 의미를 다시 새겨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평화정신이 살아 있기에 샤르별에는 강자가 약자를 깔보지 않고 서로 도우면서 참다운 삶을 펼쳐 가는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었다.
호수의 괴물을 구경하고 나서 샤르비네는 이 한마디를 잊지 않았다.
“공생의 관계는 상생의 원리와 같고 상생의 균형이 깨어질 때 평화의 운명은 끝나고 만답니다."
도이의 광란이 멈춘 것을 확인한 우리는 춘우셔시 물놀이를 중단하고 인파들이 모여서 붐아 말달리기를 즐기는 초원 쪽으로 향했다.
초원에는 남녀노소 많은 인파들이 신선복 차림으로 말달리기를 하고 있었고, 늘씬한 선녀들이 긴 머리를 바람에 날리며 붐아의 등 위에 올라타고 쏜살같이 초원을 달리는 모습은 한 폭의 신선도를 보는 듯했다.
샤르비네와 나도 말달리기를 하고 싶어서 승마장 관리소로 갔다. 승마장에는 늘씬하게 생긴 붐아들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며 풀을 뜯고 있었고, 우리들은 마음에 드는 붐아 한 마리를 선택해서 관리소에 대여 요청을 했다.
승마장 관리소에서는 누구나 원하는 붐아를 빌려서 승마를 즐길 수 있었다.
간단한 절차를 마치고 붐아를 넓은 초원으로 끌고 나온 우리는 둘이 함께 붐아의 등에 올라탔다. 샤르비네가 앞에 타고 나는 뒤에 탔다.
샤르비네는 승마 솜씨가 뛰어나서 붐아의 등 위에 올라타자 마자 초원을 쏜살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샤르비네의 허리를 단단히 붙잡고 샤르비네의 등에 바짝 엎드린 채로 초원을 달리는 승마의 속도감을 즐겼다. 샤르비네가 얼마나 빨리 붐아를 몰고 있는지 바람이 갈라지는 소리가 쌩쌩했고 기분이 너무 좋았다.
마치 영화의 주인공들이 된 것처럼 너무 기분이 좋았다.
내가 태어났을 때 할아버지는 기념으로 백마 한 마리를 비싼 값에 구해서 키우셨고, 틈틈이 나를 태우고 이웃 동네로 나들이를 떠나곤 하셨다.
그러면 많은 동네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서 할아버지와 내가 백마의 등에 타고 가는 모습을 구경하곤 했다. 그래서 나는 어려서부터 말을 좋아했고 어디서 말을 보면 할아버지가 생각날 때가 많았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승마를 즐기고 싶었는데 그 소원을 샤르비네가 풀어 준 셈이었다.
붐아는 말과 닮지는 않았지만 날렵하게 초원을 달리는 힘은 말보다 우수했다.
붐아 말타기에 맛 들린 후로 샤르비네와 나는 자주 연구소의 붐아를 끌고 넓은 초원을 찾아갔다. 붐아는 츠나음이 연구소에도 연구원들의 여가를 목적으로 기르고 있었다.
요스가 그 중에서 잘 생긴 붐아 두 마리를 우리에게 골라주며 전용으로 사용하라고 해서 틈나는 대로 말타기를 즐길 수 있었다.
나는 샤르비네의 도움으로 승마기술을 익혔고 샤르비네와 나란히 초원을 달리며 승마를 즐길 때의 기분은 짜릿함 그 자체였다.
거의 매일 승마를 즐긴 나는 선수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승마기술을 익혔고, 샤르비네, 저처, 연구소 직원들과 함께 승마경주를 하며 신선놀음을 즐겼다. 멀리 떨어진 우주의 선경세상에서 샤르비네와 함께 붐아를 타고 넓은 초원을 달리던 기분은 영원히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이 아닐 수 없었다.
100억 광년이 떨어진 우주의 저편에 펼쳐진 선경세상에서 지금도 초원에서 긴 머리를 휘날리며 승마를 즐기고 있을 샤르비네를 생각하면 아련한 그리움이 밀려와 가슴이 저미곤 한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4 <빛의나라, 4차원 문명세계 샤르별> - 박천수著
첫댓글 얼마나 넓으면 ..
샤르별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새장 크기 같단 생각이드네요
감사합니다
지구의 70배
인구는 200억이 넘고 샤르별 우주 상공에 건설한 우주타운도 지구 70배의 면적이라고 합니다
태양계 은하계 은하단도 큰 우주에서는 점보다 더 작게 보일겁니다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