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본격적인 장마철로 들어선 것 같습니다.
장마는 예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습니다.
예전 장마에는 낯잠을 자는 일 외에는 달리 할 일이 없었지요.
그런데 우리 아버지께서는 장마철이면 더 바쁘셨답니다.
장마철이라 하여도 할아버지들은 동네마다 사랑방이 있어서 그곳이 모임의 중심이 되어 모였지만
할머니들은 딱히 갈 곳이 마땅치 않아 그저 집이나 방이 넓은 집으로 자연히 모이게 되는데
이때 할머니들이 우리 아버지를 불러들여 옛날 이야기책을 읽어달라는 주문이 쇄도합니다.
예전에는 문맹률이 높아서 농촌에서는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들이 적었는데
글을 읽을 줄 안다 해도, 할머니들 귀에 쏙쏙 들어오도록 읽어주는 사람이 필요한데 그 적격자가 우리 아버지...
우리 아버지는 글을 그냥 평범하게 읽어드리는 것이 아니라, 옛날 무성영화의 아나운서처럼 감정을 넣어 읽으셨죠.
그래서 그 이야기를 듣고 훌쩍이는 할머니들도 많으셨고,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분들도 많으셨다고...
주로 읽는 소설책은 옛날의 육전소설로 장에가면 살 수 있는 얇은 싸구려 소설책이였는데, 홍길동전, 옥루몽,
전우치전 등등.. 이였는데, 갖고 있는 소설책을 다 읽으면 다른 사람들과 바꿔서 돌려가며 읽으셨다고....
이렇게 해서 오전에 한권, 오후에 한권... 책을 읽고나면 할머니들이 수고 했다고 옥수수며 감자등을 쪄 내왔고
어떤 때는 막걸리까지.... 그래서 동네 할머니들로부터 대우를 잘 받으셨는데... 장마철이 되니 과거 생각이 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예전에는 글 모르는 분들이 많았지요. 특히 할머니들은 더 많았지요.
당시 할머니들은 구한말과 일제시대.. 그리고 6.25를 거친 고생을 많이 하신 분들이라
살아가기만도 벅찬 그분들이셨지요. 이럴 때 재미난 소설책을 읽어드리면 그렇게 좋아하셨다고...
당시는 윗말엣도 아랏말에서도 서로 불러들이시냐고 아버지께서 많이 바쁘셨지요.
그러나 애환만을 겼으신 그분들의 마음을 일시적이라도 위로를 시켜드렸으니 잘 된 일이라고 봅니다. 감사합니다.
책 읽어주는 남자...
tv도 없던 시절
장마철에 홍길동전을 읽어주신 아버지
참 자상하셨네요.
들샘님의 인품처럼 인간적인
향기가 납니다.
찐 옥수수 찐감자도 먹으며 흐뭇한 풍경입니다.ㅎ
아버지가 목소리가 좋으셨습니다.
그래서 책도 잘 읽어 주셨는데,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감정을 넣어가며
읽어주시면... 할머니들이 여기에 푹 빠져서 웃기도 하시고 울기도 하셨지요.
비가 오는 장마가 되니 옛일이 그냥 생각나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할머니들에게 책을 읽어주시는 아버님.. 멋지십니다
티비도 없는 시절에 변사처럼 해주셨나봅니다 ㅎㅎㅎ
이야기 할아버지? ㅎㅎ
오늘 상반기 이야기 종강이었어요 빗속을 뚫고
마치고 오는데 한엄마가 아이를 데리러 유치원에 왔다가
같이 오는데 이야기 시간을 놓칠수없어 학원 시간을 한시간
늦췄다네요 아이가 너무 좋아해서요..마지막 시간에 학부형에게
감사인사를 받으니 너무 행복했어요.. 한달동안 방학들어갑니다..
오늘 종강을하셨군요.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런일을 하면서 느끼는 행복감은 감사의 표시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또 그런 감사의 말이 나오도록 열심히 하셨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좀 쉬시면서 재충전 하셔서 더 줗은 이야기 할머니가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예전에는
시골에는 한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답니다
방학이 되면 대학생들이 동사무소에서 한글을 가르키던 모습들이 눈에 선합니다
아버님께서
이야기선생님이 되셨군요
우정이님처럼
비슷하지요?ㅎ
옛날에는 비가 오면 달리 할 일이 없어 무료하였지요.
당시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옛날이야기 듣는 것을 낙으로 삼고 살던 시기였는데
할머니들도 홍길동전이나 임꺽정전, 장화홍련전 등 소설에 푹~ 바져 계실때인데
글을 모르니 누가 읽어주면 좋았겠지요. 게다가 감정까지 넣어서 읽어주신다면...
그때... 우리 아버지의 역할이 계셨던 것이지요. 나도 따라가서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