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동 타워팰리스, 용산 시티파크 등 주상복합아파트에만 적용해 오던 탑상형(타워형) 설계가 일반 아파트로 확산되고 있다.
또 4베이, 5베이 등처럼 아파트 전면 발코니에 접하는 방 개수를 늘리거나 한 가구를 2층으로 설계한 구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상에서 주차장을 없애고 테마공원 등을 조성하는 컨셉트는 이미 보편화됐다.
하지만 이같은 최신 설계가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닌 만큼 소비자들은 장단점을 꼼꼼히 따져 자신에게 맞는 설계 형태를 선택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탑상형아파트는 전면이 개방돼 있어 조망 및 환기에 유리한데다 랜드마크적인 상징성도 갖는다"면서 "하지만 판상형 단지에 비해 분양가가 비싸고 공간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타워형 설계=타워형아파트는 각 세대를 일렬로 길게 배치한 판상형과 달리 한개 층에 3~4가구 정도를 둥글게 배치해 짓는 방식이다. 타워형은 건물 외관이 획일적인 모양의 판상형보다는 화려하다. 3개면에 발코니를 갖출 수 있는 3면 개방형 설계를 적용하기가 쉽기 때문에 개방감이나 채광효과를 높일 수 있다. 고층 가구의 경우 탁 트인 조망권이 확보된다.
반면 모든 가구를 남향으로 배치할 수 없는데다 판상형에 비해 공사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분양가가 비싸질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건물 구조상 각이 많이질 수밖에 없으므로 불필요한 모서리 공간 등이 생기는 등 공간활용도가 낮아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탑상형 설계를 도입한 단지는 타워팰리스와 시티파크, 화성 동탄신도시 삼성래미안 현대아이파크, 인천 논현지구 신영지웰, 인천 구월동 퍼스트시티(현대·롯데), 고양 풍동 두산위브 등이 있다. 송파구 잠실3단지와 동백지구 신영프로방스 등에도 이같은 배치가 적용됐다. SK건설이 부산 용호동에 내놓는 아파트에는 Y자형 타워동이 선보인다.
◇보편화된 4베이=베이란 기둥과 기둥 사이의 한 구획을 뜻하는 건축용어. 아파트에서는 통상 전면 베란다에 접하고 있는 방이나 거실의 개수를 말할 때 사용된다. 예를 들어 아파트 전면 베란다에 거실과 방 1칸이 붙어 있으면 2베이, 거실과 방 2칸이 붙어 있으면 3베이가 되는 것이다.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 아파트가 분양될 때만해도 2베이(전용면적 25.7평 아파트 기준) 구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90년대말부터 3베이가 유행하기 시작하더니 현재는 4베이가 보편화된 평면으로 등장하고 있다.
4베이는 아파트 폭을 좁히고 대신 전면을 넓혀 '방+방+거실+안방' 등의 형태로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다. 예전에는 40평형대 이상 중대형 가구에만 적용했으나 요즘에는 30평형대 아파트에도 4베이 구조가 도입되고 있다. 최근에는 쌍용건설이 화성 동탄신도시(1단계)에서 분양한 쌍용스윗닷홈 34평형에 4베이 구조를 선보였다.
베이가 늘면 전면의 폭이 넓어져 채광면적이 극대화되고 통풍에 유리하다. 발코니 면적이 늘어나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평면이 길고 좁아지기 때문에 거실 폭이 좁아져 거실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배치할 수 있는 가구 수나 용적률이 줄어들어 수익성이 낮아지며 서비스 면적과 벽체가 늘기 때문에 건축비가 증가해 아파트 값이 비싸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아파트에도 복층형 확산=주상복합아파트의 펜트하우스에 주로 적용됐던 복층형 설계가 일반아파트로 점점 확산되고 있다. 복층형 아파트는 2층짜리 단독주택처럼 거실의 층고가 높아 개방감이 확보된다. 3세대가 한 집에 살더라도 가족간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 분양 단지 중에서는 화성 동탄신도시 동시분양에서 포스코더샵, 월드메르디앙 등이 복층형 설계를 도입했다. 포스코 더샵의 경우 54평형 12가구에 적용된 복층형은 계약을 시작한지 2일만에 모든 물량의 계약이 완료되는 등 인기를 끌기도 했다.
연내 분양예정 물량 가운데는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송도신도시에 짓는 웰카운티 40평형에, SK건설이 부산 오륙도 SK뷰 93평형 6가구에 복층형 설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주차장 100% 지하화=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노후 단지들을 살펴보면 지하주차장이 없다. 때문에 각 동과 동 사이 지상에는 빽빽히 들어선 차들로 정신이 없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중시하는 추세가 자리잡으면서 지상에서 차를 없앤 단지들이 속속 분양, 주차장을 100% 지하화한 아파트의 준공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제 지상을 완전히 공원으로 조성한 그린 주택단지가 일반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상에서 차를 없앤 대표적인 단지로는 용인 구성 동일하이빌을 비롯해 강남 개포동 LG개포자이, 화성 동탄신도시(1단계) 신도브래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