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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새벽 5시반 하나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3루쪽 자리가 났는데 거기라도 가서볼래?' 한참 곯아 떨어져 있을 시간이었지만, 야구장을 갈 운명이었는지 그시간에 문자를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니다.
개막전이라 그런지 역시 엄청났습니다.
12시부터 만차가 되어서 주차가 힘들었습니다. 신천의 한 골목에 적당히 파킹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하늘이 도운건지, 원래 참석 하기로 하신분의 개인 사정이 생겨서 1루측 관중석에서 편히 볼 수 있었습니다.
카페 회원이자 LG의 열성팬이신 박모기자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역시나 취재를 나와있더군요.
경기가 끝나고 보기로 하고 서로의 선전을 기원 했습니다.
경기 시작전 베어스는 엄청난 이벤트를 준비 했습니다.
원년 우승멤버에게 우승반지 수여식을 해주다니...김영덕 감독을 시작으로 해서 박철순,김광수,신경식,김경문,김유동....등등의
추억의 선수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워낙 광팬인지라 순간 울컥 했습니다. ㅠ.ㅠ
근래들어 베어스 구단의 이런 행보는 굉장히 마음에 들더군요.
그에 이어서 선수 소개가 이루어졌습니다.
WBC와 올림픽 우승의 영향으로 두산은 젊은 여성분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구단 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역시도 수많은 얼빠(?)회원분들이 출동 하셨습니다.
한선수 한선수 호명을 할때마다 괴성이 터져 나왔는데...
체감 인기 순위는 이러했습니다.
임태훈 >>>>>>>>>>>>>> 김현수 >오재원>정수빈>김재환>고영민>김동주 그외....
물론 저는 김동주때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구요....ㅎㅎㅎ
그런데 한가지 시원섭섭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선수 소개의 마지막이 김현수 선수더군요....이제 더이상 팀의 간판이 김동주가 아니라는 사실에 멜랑꼴리 해졌습니다.
경기 시작전 몸을 푸는 리즈가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살면서 수백번 야구장을 가봤지만, 그렇게 무식하게(?) 캐치볼을 하는 선수는 처음 봤습니다.
일단 캐치볼을 하는 거리가 엄청나게 길었고,(니퍼트의 거의 두배정도;;) 언뜻 봐도 70M 이상이 되는 거리인데 그냥 투구를 하는
것처럼 일직선으로 던지더군요...
상대 선수는 아리랑으로 공을 주는데, 리즈는 연신 직구로 장거리 캐치볼을 했습니다.
일단 비쥬얼에서 보여지는 포스는 무지막지 했습니다. (이렇게 추운날 반팔입고 던지는건 이상훈,이혜천 이후로 오랜만이었습니다.)
드디어 경기가 시작 했습니다.
엘지의 선발선수 명단을 보니, 확실히 박종훈 감독의 팀컬러가 느껴졌습니다.
잉금님이 하위타선에 있는게 아쉽기는 했지만요....ㅎㅎㅎ
그리고 두산의 선발선수 역시 의외였습니다.
김재환이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을 했는데, 김경문 감독의 뚝심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1회초...이거 어째 니퍼트는 영 불안하게 경기를 끌고 갑니다.
이대형의 안타에 이은 도루...
그리고 박경수의 잘맞은 타구....임재철이 캐치 한 후 펌블을 한 것 같았는데, 아웃처리가 되어서 두산으로서는 실점 위기를 넘겼습
니다.
엘지로서는 중심 타선이 좋은 선취점 찬스를 놓쳐버린게 패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1회말 드디어 리즈가 등장 했습니다.
이종욱 타선때부터 연신 강속구를 뿌려대더군요...
잠실구장에서 157Km가 나오는걸 본건 정말 처음이었습니다. (직관에서는 예전에 이혜천이 154Km를 기록한게 최고였습니다.)
스피드건에 찍혀 나오는 구속에 선수도 팬들도 모두 압도된 느낌 이었습니다.
예상대로 이종욱은 리즈를 괴롭혀주지 못했고, 오재원 역시도 자동아웃 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 최고의 관전 포인트인 두산 3,4번과 리즈의 대결이 펼쳐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리즈가 김현수,김동주를 효과적으로 봉쇄 한다면, 올시즌 대형 사고를 칠 수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한팀에 한두명씩 있는 특급타자들과의 싸움은 늘 어려울거란 생각이 들었죠.
(물론 김현수,김동주 정도의 클래스를 가진 타자를 보유한 팀은 롯데 뿐이라고 생각 합니다.)
확실히 김현수는 앞선 두선수와 달랐습니다.
리즈의 빠른공에 움찔 하는게 아니라, 비록 아웃은 되었지만 뛰어난 배트 컨트롤로 뻗어나가는 타구를 만들어 냈습니다.
2회 역시도 니퍼트는 꾸역꾸역 막고, 리즈는 씽씽 뿌려댑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는데, 김동주가 1루에서 2루로 언더베이스를 한 상황 이었습니다.
김동주가 리즈와의 대결에서 볼넷으로 출루를 하고,(이때 두목이 배트 집어 던지고 걸어나가는 간지는 정말...ㅠ.ㅠ) 1루 주자로 있
는 상황에서 김재환이 중견수 깊숙한 곳으로 타구를 날리고 이대형이 캐치를 했습니다.
아주 깊숙한 투구가 아니었기 때문에 김동주 정도의 주력으로는 2루를 훔칠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대형은 빠른 볼처리를 하지 않았고, 김동주는 이 상황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 2루로 전력질주를 하더군요.
그리고 아슬아슬하게 2루에서 세잎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김동주의 주루센스는 고영민-이종욱에 이은 팀내 3위 입니다.)
사실 김동주가 전력질주를 하는 모습은 1년에 한 3번정도 나오는 기현상(?)이라 팬들은 더욱더 열광 했습니다.
두목의 허슬에도 불구하고 베어스는 득점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두산과 엘지의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 이종욱이었다면, 이병규나 조인성이 1루에 있었더라도 2루로 빠른 볼처리를 했을테니까요...
3회역시 니퍼트는 꾸역구역 막아냅니다.
그리고 드디어 리즈가 흔들리기 시작 합니다.
여전히 광속구를 던져대지만, 제대로 제구가 되서 꽃히는 공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두산이 맞은 무사 1,3루 상황...
그리고 두번째 타석을 맞는 국가대표 1번타자 이종욱.
니퍼트의 구위를 봤을때 최소 2점 이상은 내줘야 하는 상황 이었습니다.
리즈의 공에 반응도 못하던 이종욱은 기습적인 번트로 변칙적인 공격을 시도 했습니다.
그러나 빗맞은 공은 리즈 정면으로 가고 최악의 상황이 나올뻔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리즈가 순간 당황하면서 평범한 볼(완벽한 병살상황)을 잡지 못했고, 이종욱은 비록 아웃이 되었지만 타점을 챙겼
습니다.
계속되는 찬스...
오재원은 여전히 쉬어갔고( ㅠ.ㅠ) 김현수 역시 중견수 플라이로 끝나면서 무사 1,3루 상위타선의 상황에서 1득점 밖에 하지 못하며
아쉬운 리드를 이어갔습니다.
4회 역시도 같은 양상 입니다.
니퍼트는 여전히 꾸역꾸역 막아냅니다.
박경수가 볼넷으로 출루하고, 이진영이 안타를 기록 하면서 완벽한 찬스를 만들었지만...박용택,정성훈,정의윤이 힘없이 무너지면서
득점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불안한 1점차의 리드....
리즈의 광속구가 초반만 못한 느낌 입니다. 155Km에서 형성되던 빠른 직구가 150Km 정도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선두타자 김동주의 시원한 홈런이 작렬 합니다.
(* 경기를 마친후 김동주와 인터뷰를 했다던, 카페 회원인 모기자를 만나서 당시 상황을 들었습니다. 리즈의 공은 빠르지만 구속에
비해 종속이 느리고, 홈런을 친 타구는 체인지업 이었다고 합니다. 체인지업인데 워낙 구속이 빨라서 직구처럼 들어왔고, 두목은 찬
스를 놓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한방으로 승부는 두산쪽으로 확 기울어 집니다.
엘지는 번번한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두산은 다소 아쉬운 상황 다음에 추가 득점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로 두산은 김현수의 홈런과 고영민의 3루타...그리고 손시헌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 합니다.
그리고 엘지는 두산의 철벽계투진에 막혀서 득점하지 못합니다.
니퍼트-이현승-고창성-정재훈-이용찬-임태훈은 정말 토나오는 투수진이더군요.
*이재우와 김상현도 복귀 할 것이고 조승수와 장민익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니, 더욱더 기대 됩니다.
다만 아쉬웠던건 이용찬 이었습니다.
사실 지난시즌까지 달감독의 인큐베이터에서 보호 받으며 양아치세이브(?)를 일삼던 그가 중간 계투로 나오니 무언가 멘탈적으로
약해진 모습 이었습니다.
정성훈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대타로 나온 이병규(라뱅)에게 안타를 허용 한 후 강판을 당했죠.
*이상하게도 두산 팬이지만, 이병규의 안타때 소름이 끼치면서 조금 기뻤습니다;;
무언가 더 무서워진 임태훈이 위기를 완벽하게 막아내기는 했지만,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베어스 투수들은 다음 투수와 교체를 할때 하이파이브를 하는데, 강판당한 이용찬은 임태훈과 하이파이브를 하지 않고 들어갔습니
다. 무시당한 대인배(?)임태훈은 이용찬의 엉덩이를 툭 쳐주면서 멘탈적으로도 성숙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렇게 경기는 4:0으로 종료 됩니다.
경기를 보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1.엄청난 하드웨어의 니퍼트는....리즈처럼 던져주길 기대 했지만, 김선우처럼 꾸역꾸역 막는 스타일 입니다. 히메네스 정도는 해줄
수 있겠지만....리오스 처럼 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물론 따뜻한 날씨의 적응 여부를 봐야겠지만요...
2.두산의 계투는 토나옵니다.
3.박경수의 2011년은 몹시 기대 됩니다.
4.2군의 이대호와 홍성흔이었던 김재환과 정의윤은 1군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 같습니다.
5.임찬규 좋네요.
오늘 2차전도 양팀이 멋진 경기를 펼쳐주길 기대 합니다.
4개구장에서 열린 경기 모두 지난시즌 플레이오프 진출한 상위 4개팀이 승리를 챙겼습니다.
하지만 쉬운 경기가 단 하나도 없었던 만큼, 올시즌은 더욱더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 같습니다.
첫댓글 1:0 무사 1,3루에 득점 못하고, 다음회에 바로 홈런.. 여기서 인터넷중계를 꺼버린 ..
4회초가 제일 컸죠...
두산 베스트 불펜이 다 나왔죠. ㅎㄷㄷㄷ 이현승-고창성-정재훈-이용찬-임태훈....ㄷㄷ 이용찬은 올해는 불펜 돌리고 내년쯤에는 선발로 나오지않을까 합니다. 아 라미레즈만 제대로 하면 진짜 리그 우승이 보이는데.......
오재원이... 고영민을 앞질럿군요 ㅎㅎ// 그리고 전 LG 팬이지만 정의윤은 좀 회의적으로 봅니다. 오늘 타구 질이 좋았다 어쨋다 하지만 어쨋든 안타하나 못쳐냈거든요.. LG감독이 이번시즌은 성적으로 말하겠다고 하는등 성적에 목맬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큰뱅 컨디션 올라오고 작뱅 복귀하면 몇경기 나올수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드디어 하나 쳤네요...^^ 두번째도 잘맞은 타구가 이종욱의 호수비에 잡혔습니다. ^^
어제 못한걸 오늘 다 몰아쳐버리네요 ㅎㄷㄷ
엘지팬인 저는 3,5번을 상당히 기대합니다. 니퍼트는 로케이션이 상당히 좋던데요.. 높은 키로 찍어누르는 낮은 속구는 굉장하더군요..
저도 개인적으로 김동주의 러닝에 놀랐습니다. 이대형의 수비센스가 아쉬웠던거였고, 그보다 김동주의 주루센스가 한수위였죠.
두산의 여성팬들 확보는 유니폼의 힘도 크죠. 연두빛이나 핑크색 유니폼들도 잇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여성팬서비스에 가장 적극적인 구단이 두산인것 같습니다
연두빛도 있었나요? 그런데 퀸즈데이 유니폼(핑크색)은 입기만 하면 지기 때문에, 더이상 선수들은 착용하지 않습니다. ㅎㅎㅎ
연두빛은 저도 처음 들어보네요
아 스크랑 착각햇네요 연두색... ㅎㅎ 왜 두산으로 생각하고 잇엇지??
지금 노피어님 그읽으면서 야구장가고 있는데 기대가 엄청되네요 ㅎ 표를 갠신히 구해서 오늘은 안가시나요 노피어님??
오늘은 TV관람 입니다. ^^
중견수로서 전체적으로는 전 아직도 이종욱>>>이대형이라고 봅니다..^^님 말씀대로 이종욱이 그 공을 캐취했다면 2루진출은 힘들었을거라는데 동의합니다..그게 엘지와의 미묘한 차이이기도하겠지요..그러나 역시 허구연해설의 말대로 가장 큰 차이는 중심타선이더군요..김동주는 확실히 압도적입니다..ㄷㄷㄷ만약 김동주선수가 부상없이 주욱 간다면 웬지 이대호와의 대결도 전 기대하고있습니다..아직 현수보단 전 두목곰이 2수는 위라고 볼정도로 두목곰 압도적입니다..ㄷㄷㄷ
도루를 제외하면 단 하나도 뒤지는게 없다고 봅니다.
엘지팬이지만 진짜 도루만 빼고는 뒤지는게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