빰빠밤빠 빰빠바~ 귀에 익숙한 존 윌리암스풍의 영화음악이 변주되어 흐른다.
오프닝 타이틀 : 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
(광활한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자막이 누워서 소실점을 향해 올라가도록 특수 제작할 것)
혼돈의 시대였다. 오나다행성은 제국군에게 점령당하고, 모든 시민의 자유와 권리는 제국군의 손에 박탈당한다. 제국군 사령관 다스베이더는 모든 은하계에서 탱고를 금지하는 법안을 공화국의회에서 통과시키려고 한다. 탱고를 출 때 그들의 발에서 나오는 포스에너지가 그들이 개발하고 있는 검은 에너지, 데스스타를 대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대적인 숙청작업으로 탱고인으로 키워지고 있던 제다이들을 체포하기에 이르는데....
지하에 위치한 비밀 탱고바. 장마철 습기로 벽에 눅눅한 곰팡이가 피기 시작한 이 곳은 아직 체포되지 않은 탱고인들이 모여 레지스탕스 활동을 모의하는 장소이다. 회합이 끝나고 다들 땀냄새와 발냄새를 풀풀 풍기며 돌아간 텅 빈 바, 레아공주와 루크만이 남아 있다.
루크 : 나의 쌍둥이 누이 레아공주여, 무슨 근심거리라도 있나?
눈 밑에 시커먼 기미가 자글거리는걸.
레아공주 : 쉐뜨, 이젠 화장발도 안 먹는군.
루크 : 한숨만 쉬지 말고 나에게 상담을 받아보지 그래. 프로이트 선생이 말한 대로
정도가 심해지면 히스테리로 전이가 된다고. 너의 구두굽에 찍히고 싶진 않아.
레아공주 : 웃기시네. 담배 하나 줘봐.
루크에게 담배를 받아든 레아공주, 신경질적으로 담배를 피워 문다.
루크 : 콧구멍으로 담배연기 좀 내뿜지 않으면 안 돼? 중생대 공룡을 보고 있는 듯 하군.
보기가 민망해.
레아공주 : (다시 한번, 코로 하얀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흥흥거린다.)
미안, 내가 가끔 거울을 봐도 용가리로 보인다니까.
하지만 흥분하면 콧평수가 더 넓어지는걸.
루크, 갑자기 어디서 구했는지 앤티크풍의 카우치와 재떨이, 스탠드를 세팅하기 시작한다.
루크 : 자, 편안히 누워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해봐.
레아공주 : 이 놈의 구두부터 벗으니 편안해서 좋군.
루크 : 팬더로 변신할 정도로 걱정하고 있는 너의 problem이 뭐지?
레아공주 : 사실... 난 요즘 슬럼프를 겪고 있는 것 같아.
루크 : 누구나 슬럼프는 겪기 마련이야. 특히 우리 같은 제다이들은 포스수련과정중
한번씩 겪는 일이지. 더 자세히 얘기를 해봐.
레아공주 : 난 최근 다른 단계로 진입하는 포스 파워를 알게 되었어. 우리의 스승 요다 선생님이 말한 섬세한 스텝에 관해서 말이야. 난 뛸 듯이 기뻤지. 전에는 알지 못하던 신체 구석구석 세포의 움직임의 가능성을 느꼈어. 아마 콜롬버스가 난파 직전의 배 위에서 신세계를 발견했을 때도 이런 감정이었을꺼야. 근데 문제는 바로 그 직후 발생했어. 나의 머리는 기쁨과 의욕으로 충만해 있는데 몸이 굳어버린 거야.
루크 : 흥미로운 사례군. 보통 슬럼프는 새로운 단계에 익숙할 즈음에 찾아오는데.
새로운 포스파워를 인식한 후, 너의 심리적 상태에 관해 좀 더 설명할 수 있겠어?
레아공주 : 난 요다 스승님처럼 음악과 상대방의 움직임이 자유롭게 통과하는 몸에 대한 욕망이 생겼어. 상대방과 춤을 추면서도 그 사람의 동작을 완벽하게 읽어내어 완벽한 타이밍과 스텝으로 반응하는 것만을 생각하게 되었지. 그래, 완벽한 Reader기를 꿈꾸었어.
루크 : 흠... 문제가 심각하군. 넌 이미 너가 선택한 언어 자체에 억압되어 있어.
땅게라는 단순한 리더기가 아니야. 물론 너도 그런 건 알고 있겠지만.
수세기 전 지구라는 행성에 살았던 노자라는 사람이 도덕경에서 이런 말을 했지.
서른 개의 바큇살이 바퀴 구멍 하나를 둘러싸고 있으니, 바로 그 구멍 때문에 수레의 효용이 있 다.
진흙을 빚어 그릇을 만들면 가운데 공간 때문에 그릇의 효용이 생긴다. 창과 문을 뚫어 집을 만들어도 가운데 공간 때문에 집의 효용이 있다. 그러므로 ‘공간을 차지한 것’은 이로움이 되고, 가운데 빈 공간은 효용이 된다.
레아, 지금 넌 너의 욕망과 의욕으로만 똘똘 뭉쳐있어. 어떤 빈 공간도 찾아 볼 수 없다구.
노자선생의 말처럼 너의 몸과 마음 한가운데 빈 공간을 만들어야 해. 상대방의 움직임과 음악이 들어 올 수 있는 공간을 말이야. 너가 원하는 완벽한 몸이란 결코 충족될 수 없는 욕망일뿐이야. 너가 포스수련을 열심히 해서 몇 년 후에 그런 몸을 갖게 되어도 넌 결코 만족 할 수 없을걸. 욕망을 부정할 순 없지만, 욕망이 전체가 되는건 널 고갈시킬 뿐이야.
레아공주 : 그래, 결국은 머리를 비우라는 얘기군. 모두들 그 소리뿐이야.
머리를 비워라. 상대방의 리드에만 집중해라.
그럼 머리를 비우고 어떻게 간초를 할 때 다리를 휘감는 느낌으로 올리라는 거지?
루크 : 진정해, 레아.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 또 억지를 부리기 시작하는군.
다시금 너의 넓어진 콧구멍을 마주 하고 싶진 않아.
시원한 아이스티라도 마셔볼래?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나의 슬럼프 얘기를 들려줄께.
너도 알다시피 난 포스 수련을 한지 2년이 넘었어. 요다선생님의 클리닉 수업을 반복해서 듣고 출근 도장을 찍은 덕분에 처음 일년이 지난 후에는 다른 제다이들에 비해 월등한 실력을 갖게 되었지. 그리고 그 시점에 즈음에서 포스의 진정한 맛을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어. 어느 정도 포스지수가 맞는 땅게라와 춤을 출 때의 느낌이란... 그건 마치 하늘과 바다의 푸른 수평선이 쌍둥이처럼 맞닿아 있는 그런 날씨에, 좋아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동시에, 크리스탈처럼 반짝거리는 파도를 넘는 그런 기분이야. 난 식음을 전폐하고 그 느낌을 찾기 위해 춤을 추었지. 그런데 어느 순간 의구심이 들었어. 상대방도 이런 느낌을 갖는 걸까? 나 혼자만의 느낌이 아닐까? 지금 나의 손을 잡고 있는 상대방과 소통을 하고 있는 걸까? 그리고 그런 의구심이 든 후 난 두려워졌어. 춤이 끝나면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예의바르게 인사를 하고 돌아 서지만 그녀들을 믿을 수가 없었지. 그 느낌을 갖는 순간, 어쩌면 이제껏 멋대로 오해를 했는지 몰라. 우린 같은 느낌을 공유하고 있어.라고 말이지. 그 순간 난 철저하게 혼자였던 거야. 그 후로는 파도를 타는 것 같은 느낌은 다시 찾아오지 않았어. 그리고 상대방의 몸이 너무나 무거운 타인의 몸처럼 느껴지더군. 그게 나의 슬럼프였어.
레아 공주 : 그래서 어떻게 슬럼프를 극복했지?
루크 : 처음엔 슬럼프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런저런 노력들을 했지만 결국은 그만 두었어. 이 개월 동안 집에서 두문불출하고 머리를 기르고는 땅게라가 되었지. 그리곤 6개월 간 나의 동료 땅게로들의 손을 잡고 춤을 추었어.
레아 공주 : (아이스티의 빨대를 질겅거리며 흥미롭게 얘기를 듣고 있다.)
너가 머리를 기르고 치마를 펄럭이는게 상상이 안 되는걸?
땅게라가 되면서까지 얻은 결론이 뭐야?
루크 : Nothing! 6개월이 지난 후, 그냥 자연스럽게 나 자신으로 돌아올 수 있었어.
음악이 흐르고 상대방과 손을 잡고 하나의 스텝으로 춤을 추지만 그녀들과 나 사이에는 얇은 막이 하나 존재해. 물론 그것은 딱딱한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자궁막처럼 부드러운 조직이지. 그 사이로 서로의 리듬감, 감정, 음악등을 주고받는데 난 그녀들이 나와 같은 것을 갖도록 강요했던 거야. 서로의 존재성을 인정하지 않고 나만의 감정에만 급급했던 거지.
진정한 소통이란 쉽게 얻을 수 있는게 아니야. 그렇다고 지금 어떤 방법을 아는 건 아니지만 걱정은 하지 않아.
아까 언급한 노자선생과 같은 지역 출신인 장자 선생은 이런 말을 했지.
'길은 걸어가는 데서 이루어진다'라고.
레아공주 : 넌 여전히 이런저런 말들을 잘도 주워섬기는구나.
어쨌든 너의 땅게라 분투기는 감동적이었어. 오랜만에 단 둘이 한 곡 땡겨볼까?
위의 내용은 순수 오리지널 저의 꿈 이야기입니다.
이제는 탱고에 관한 스페이스 차원의 꿈까지 꾸다니.
요즘 들어 제가 정상인이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흐윽...
첫댓글 어둠의 탱고...엑스베이더의... 춤신청을... 콧방귀 한방으로...날려버리고... 다른 맨에게로 가버리다니... --;; / 상처받은 한 땅게로는... 일찍 퇴근하여... 주체할수 없는... 쓰린 속에 알콜을 쏟아부으며... 상처를 달랬다 -ㅁ-;;
엑스야 여기다 꼬릿말 달면 제리가 못본단다..ㅋㅋ
에버옵~ 제리님 매니져로 나선건감유????ㅋ
살아있냐? 왜 통 연락이 없어..쥬쥬가 연애하나?..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