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가서 땀 흘리며 줏어온 산돌.
하이얀 순이 돋은 수정(水晶) 산돌을
국화밭 새에 두고 길렀읍니다.
어머니가 심어 피운 노란 국화꽃
그 밑에다 내 산돌을 놓아 두고서
아침마다 물을 주어 길렀읍니다.
『불교신문/문태준의 詩 이야기』2024.09.20.
가을꽃 국화꽃이 핀다. 사람의 손과 정성, 흙과 바람과 볕과 빗방울, 계절의 시간이 키워 가꾼 국화꽃이다. 어린 화자는 어머니께서 심어서 공을 들여 피운 국화꽃 밑에 산돌을 주워와 놓고선 어머니께서 국화꽃을 기르셨듯이 물을 주워 산돌을 기른다.
터무니없고, 실속이 없는 일일지 모르나 산돌에게 성립과 무너짐이 없다고 할 수 없고, 산돌로부터도 특별한 감흥을 얻는 바가 있으니 어쩌면 어린 화자의 행위가 오히려 사람을 놀라게 하는 데가 있다고 하겠다. 게다가 국화꽃과 산돌은 개개의 주체로서 차등이 없고, 산돌은 어린 화자의 자아(自我)로도 이해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