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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悚懼)
두려워서 마음이 몹시 거북함을 일컫는 말이다.
悚 : 두려울 송(忄/7)
懼 : 두려워할 구(忄/18)
상(商)나라 승상이 하인에게 시장을 둘러보라 한 뒤 물었다. "시장에서 무엇을 보았느냐?"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무언가는 보았을 것이다." "시장 남문밖에 소가 끄는 수레가 많아 겨우 빠져나왔습니다." "그래, 지금 물은 말을 누구에게도 하지 말라."
승상은 시장 관리인(市吏)을 불러 야단쳤다. "시장 문밖에 쇠똥이 왜 그렇게 많은가?" 시장 관리인은 승상의 통찰에 놀랐다. 이에 자기 직무를 두려워했다(乃悚懼其所也). 전국시대 법가 사상을 정리한 한비자(韓非子)에 실린 '송구(悚懼)'의 용례다. 암행 용인술을 말했다.
두려워할 송(悚)은 마음(忄)이 묶인 듯(束) 결박(結縛)당해 두렵다는 뜻이다. 죄를 지으면 두려워 죄송(罪悚)하고, 분에 넘치도록 고마우면 황송(惶悚)한 법이다. 끔찍한 일을 당해 털이 마치 뼈처럼 굳은 듯 곤두서면 모골송연(毛骨悚然)하다.
두려울 구(懼)는 마음(忄)이 놀라 눈을 크게 뜨고 두리번거리며 보는(瞿; 볼 구) 심정이다. 볼 구(瞿)는 두 눈(目·目)이 새(隹; 새 추)처럼 두리번거리는 모습이다. 놀란 새가슴 마냥 두려운 일이나 위기에 닥치면 벌벌 떨며 공구(恐懼), 위구(危懼)하게 된다.
송구(悚懼)의 용례는 천자문(千字文)에도 보인다. '이마를 땅에 대어 거듭 절하되, 두렵고 두려워 거듭 두려워해야 한다'는 '계상재배 송구공황(稽顙再拜 悚懼恐惶)'이다. 조상을 두려워하고 섬기라는 유가 논리다.
송구(悚懼)의 전고(典故)를 살핀 건 마치 유행어처럼 '송구'를 말하는 정치인이 늘어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달 초 '경위를 떠나서 매우 송구스럽다'고 했다. 문통은 지난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정부로서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라 했다.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국회에서 '송구'를 한 차례 말했다. 송구한 정치인으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으뜸이다. 지난해 인사청문회 속기록은 '송구'를 아홉 차례 적었다. 16번 '죄송'했고, '성찰(省察)'도 두 번 말했다.
국립국어원은 '송구하다'를 '미안, 죄송하다'로 순화했다. '사죄와 사과, 죄송, 미안, 송구가 비슷한 개념'이라며 사과보다는 사죄가, 미안보다 죄송(송구)이 좀 더 무거운 개념이라고 정리했다. 정말 마음이 두려울 때 송구(悚懼)를 입에 올려야 할 터다. 앞으로도 '송구하려는' 정치인은 새겨 두기 바란다.
죄송(罪悚)
죄송(罪悚)하다고 할 때 죄는 당연히 허물 죄(罪)다. 그러면 송(悚)은 어떤 뜻인가? 송(悚)은 두려워할 송(悚)이다. 죄스러움에 두려운 마음이 죄송이다. guilty(죄책감)와 anxiety(불안감, 염려)가 결합된 심리상태다. '죄송합니다'는 말은, '제가 죄를 지었습니다', '당신의 노여움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습니다'는 뜻이다.
송(悚)은 '송구(悚懼)하다'에도 들어 있다. '송구'는 '두려울 송(悚)'에 역시 같은 의미의 글자 '두려워할 구(懼)'가 붙은 것이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두려워서 마음이 거북하다'는 뜻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송구합니다'는 말에는 죄의식 같은 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신의 행동이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지 않을까 두려워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자신의 행동을 철회하거나 이에 대한 보상을 할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에게 너그러이 이해해달라는 부탁의 의미 정도를 지닌다. 이 점에서 '죄송'과는 다르다.
'황송(惶悚)'에도 송(悚) 자가 있다. 惶悚인데, '황'도 '두려워할 황(惶)'이다. '송구(悚懼)'나 '황송(惶悚)'이나 한자 의미는 다 같다. 두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의미 차이가 있다. '송구'나 '황송'이 모두 두렵고 불편한 마음을 표현한다는 점에는 차이가 없으나, 그 원인이 다르다.
자신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누가 되는 것 같아 두려운 것이 '송구(悚懼)'이고, 상대방이 내게 베푸는 행동에 스스로 값하지 못하는 사람인 듯이 여겨 두렵게 느끼는 것이 '황송(惶悚)'이다.
'송(悚)'은 송연(悚然)에도 있다. 심한 공포를 느낄 때 '송연하다'고 한다. '송연하다'는 혼자는 잘 쓰지 않고, 흔히 '모골이 송연하다'고 한다. 모골은 물론 毛骨이다. '털과 뼈가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공포가 머리털을 쭈뼛 서게 하고, 뼛속까지 오싹하게 한다는 것이 모골송연(毛骨悚然)의 의미다.
두려움의 종류
사람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어떤 상황에 접하게 되면 가장 먼저 심장(忄=心, 㣺)이 뛰게 됩니다. 즐거움에 접하면 환희의 격동(激動), 위험에 처하면 두려움의 격동, 이처럼 심장이 뛰는 상태를 마음(忄=心)이라 하지요?
한자에서 두려움을 뜻하는 글자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사극(史劇)들 많이 보시지요? 갑자기 포졸들이 들이닥쳐 손, 발을 묶어서 데리고 갑니다. 지금도 현행범은 수갑을 채워 데리고 가지요?
이처럼 손발을 묶는 다는 것은 외형적으로는 신체를 구속하는 것이지만 내면적으로 따져보면 마음(忄=心)을 구속하여 심리적으로 저항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무섭지요?
이 글자가 송(悚)입니다. 흔히 쓰는 말로 “죄송(罪悚)합니다”고 하는데 저지른 잘못(罪)에 대하여 내려질 처분을 기다리자니 두렵다(悚)는 뜻입니다. 용서를 비는 마음이 담겨있다 할 수 있지요? 살펴볼까요?
束(묶을 속)은 내용물이 담긴 자루의 양쪽을 묶어둔 모양의 그림을 문자화 한 것입니다. 여기서 파생된 뜻이 “묶다, 결박하다”입니다. 속박(束縛), 구속(拘束), 결속(結束)등의 쓰임이 있습니다. 참고로 東(동녘 동)도 같은 자원(字源)의 글자인데 “동쪽”이라는 뜻으로 가차되어 쓰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悚(두려워할 송)은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겠지요? 신체가 결박(束) 되었을 때 느끼는 마음(心)이라는 뜻이 됩니다. 갑자기 신체가 결박된다면 얼마나 두려울까요? '송구(悚懼)스럽다'는 쓰임이 있지요?
'동물의 왕국'이라는 TV프로그램을 보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요? 수많은 초식동물들이 이동할 때 대열에서 낙오된 약한 동물은 맹수들의 사냥감이 됩니다. 요즈음 세대들은 이와 같은 TV프로그램을 통한 간접경험을 하지만 먼 길을 걸어서 이동해야 했던 옛날 사람들은 어떠했을까요?
특히 밤길을 걸어야 할 때는 앞서 걷기도 두렵고, 뒤에서 걷기도 두려웠으며 오직 가운데 중간에서 걸어야 안심하였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 즉, '낙오되면 죽는다'는 것은 수 만년 역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동물의 뇌리에 각인된 진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자를 살펴볼까요?
季(끝 계)는 화(禾)와 자(子)가 합해진 회의자입니다. 따라서 계(季)는 '벼(禾)의 자식(子)'이 됩니다. 여기서 파생된 뜻이 '볍씨, 종자'라는 뜻이 될 수 있습니다. 종자를 갈무리 한다는 것은 계절의 끝이 되지요? 여기서 '끝, 계절, 막내'라는 뜻이 전주되었습니다.
식물에 있어서 종자를 갈무리하는 계절의 끝이라면 사람은 삶을 갈무리하는 '인생의 끝'이라는 뜻이 됩니다. 여기서 '말년'이라는 뜻이 전주되었겠지요? 통용되는 한자어를 살펴볼까요? 계절(季節), 계간(季刊), 사계(四季), 계녀(季女), 계자(季子), 계월(季月) 등이 있습니다.
悸(두근거릴 계)는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요? 끝(季). 즉, 낙오되어 궁지에 처한 마음(心)이라는 뜻입니다. 얼마나 두렵고, 심장(心臟)이 두근거릴까요? 맹수에게 제압당해 힘없이 심장만 벌떡거리는 것을 상상해 보시지요. 초식동물은 대열을 이탈할 때부터 이러한 상황을 상상(想像)하면서 두려움에 휩싸이게 될 것입니다. 한자어는 흔하지 않으나 “계율(悸慄)”이 있습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누가 이 말을 했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적진을 공격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지요? 똘똘 뭉쳐서 함께 대항할 수 없도록 이간질하여 군사력을 분산시켜야 합니다. 그리하여 힘이 약해지면 공격해야 승산이 있겠지요?
가족, 형제간에 돈독한 우애로 뭉친 집안은 주변 사람들이 함부로 대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형제간에 반목하고 삐걱거리는(軋轢) 집안은 무시당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 할 수 있겠지요? 한자를 살펴볼까요?
栗(밤나무 률/율)
밤송이를 보지 못한 사람 있을까요? 栗(밤나무 률/율)은 나무 목(木)과 덮을 아(覀)를 합한 회의자(會意字)입니다. 나무(木)에 가시 돋친 껍질로 덮인(覀)열매라는 뜻이 되지요? 그런 열매는 '밤'입니다. '율방(栗房)'이란 '밤송이'라는 뜻이 되겠지요? 대부분의 밤알은 3개씩 들어있지요? 조식의 칠보시(七步詩)에서 보는 깍지속의 콩알처럼 가족, 형제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慄(두려워할 률/율)
가시 돛인 밤송이의 보호를 받으며 자라온 밤톨은 익어가면서 밤송이는 벌어지고 밤톨은 빠져 흩어져야 합니다. 각자 흩여져서 외톨이가 된다면 두렵겠지요? 함께 있지 못하고 흩어져야 함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한 글자입니다. '전율(戰慄), 계율(悸慄)' 등의 한자가 있지요?
속말에 '쪽 팔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보다 잘난 사람 앞에 서면 왠지 열등감을 느낀다는 뜻이 되겠지요? 그 도가 지나치면 어떻게 될까요? 상대방의 위엄에 두려움을 느끼게 되겠지요? 한자에도 이러한 정황을 표현하는 글자가 있습니다. 살펴볼까요?
皇(임금 황)
황(皇)은 백(白)과 왕(王)이 합해진 글자라기보다는 화려한 장식을 한 모자(白)를 쓴 임금(王)이라는 뜻으로 봅니다. 황제(皇帝)라는 뜻이 되겠지요?
惶(두려워할 황)
황제(皇)앞에 조아리고 있는 신하들의 마음(心)이라 해 둘까요? 누가 되었든 황제의 위엄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흔히 사극에 등장하는 대사(臺詞)를 보면 황송(惶悚), 황공(惶恐)이라는 한자어가 많이 나오지요?
길가다가 뭔가를 사달라고 보채는 어린아이를 달래는 가장 쉬운 방법이 뭘까요? 흔히들 "엄마, 간다..."고 말하면서 내버리고 가는 시늉을 하지요? 그 때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요? 사달라고 계속 보채야 할 것인지, 아니면 엄마를 따라 달려가야 할 것인지 마음의 중심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땅바닥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리고 말지요?
去(갈 거)
거(去)는 '움집(?)을 걸어서 나가는 사람(大) 모양'의 그림이 변해서 문자화 된 것이라는 주장과, '웅덩이 위에 앉아 똥을 싸고 있는 사람(大) 모양'의 그림이 변해서 문자화된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두 가지 모두 '거(去)'의 뜻과 관련이 있습니다.
따라서 전자의 주장을 인용하면 '가다, 떠나다'는 뜻이며, 후자의 주장을 인용하면 '버리다, 제거하다'는 뜻이 됩니다. 통용되는 한자어로는 '거래(去來), 상거래(商去來), 서거(逝去), 과거(過去), 거취(去就), 거취(去取), 철거(撤去), 제거(除去)' 등이 있지요?
怯(겁낼 겁)
겁(怯)은 심(?)과 거(去)를 합한 형성자입니다. 따라서 겁(怯)은 '마음(忄)이 가다(去). 즉, 마음의 중심을 잃어버리다'는 뜻이 되며, 여기서 파생된 뜻이 '겁내다, 무서워하다, 비겁하다' 입니다. 한자어로는 '비겁(卑怯), 겁나(怯懦), 겁렬(怯劣)' 등이 있습니다.
사람이 뭔가 두려움을 느끼게 되면 신체적으로 변화를 느끼지요? 첫째로 가슴이 두근거립니다(悸). 그 다음은 뭘까요? 눈알이 휘둥그래진다고 하지요? 동공이 팽창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표현하는 글자도 있을까요?
瞿(볼 구)
구(瞿)의 '놀라서 사방을 두리번거리다'는 '부엉이'라는 새 이름에서 파생된 뜻입니다. 따라서 본래의 뜻은 '부엉이'가 되겠지요? 두 눈(䀠; 두리번거릴 구)을 강조한 새(隹; 새 추)라는 뜻입니다. 부엉이 눈이 크고 항상 두리번거리지요? 또 눈이 큰 사람은 두려움이 많다는 속설도 있지요?
懼(두려워할 구)
부엉이(瞿)와 같은 마음(忄)이라는 뜻이 됩니다.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엉이처럼 두리번거리며 두려워한다는 뜻입니다. 한자어를 보면 '송구(悚懼)하다'는 말이 있지요?
그렇다면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약자들에게만 두려움이 있을까요? 아닙니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두려움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凡(무릇 범)
범(凡)은 돛단배 '돛' 모양을 본뜬 그림이 변하여 문자화된 것인데 '무릇, 모두, 일반'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어 쓰이는 글자입니다. 한자어를 살펴보면 '범상(凡常), 평범(平凡), 범인(凡人), 범례(凡例)' 등 많습니다.
工(장인 공)
공(工)은 목공이 쓰던 공구 모양을 문자화한 것이라 합니다. '공구'에서 물건을 만드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 즉 '장인'이라는 뜻이 파생되어 쓰입니다. 그러니 본래의 뜻은 '공구, 도구'라는 뜻이 되겠군요. 한자어를 살펴보면 '공장(工場), 공업(工業), 공작품(工作品), 공예품(工藝品)' 등 많습니다.
恐(두려울 공)
풀어보면 모든(凡) 사람들이 도구(工)를 갖고자 하는 마음(心)이 되겠지요? 목공(木工)에게 공구(工具)가 없다면 물건을 만들 수 없듯이 군인에게 무기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두렵다'는 뜻은 이러한 연유로 파생된 것이라 할 것입니다. '공포(恐怖), 공갈협박(恐喝脅迫), 공처가(恐妻家)'라는 한자어가 있지요?
그렇다면 가진자에게도 두려움이 있을까요? 뭔가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두려움이 있겠지요?
布(베 포)
베 포(布)는 '손으로 수건, 헝겁(巾)을 펼치다'는 뜻이 됩니다. 여기서 파생된 뜻이 '베풀다, 포목, 비단'이라는 뜻인데 옛날에는 아름다운 조개껍질이나 비단, 포목 등은 재물을 상징하며 물물교환시 화폐를 대신하기도 하였습니다. 따라서 '화폐'라는 뜻도 있습니다. 포(布)는 '반포(頒布), 분포(分布), 면사포(面紗布), 선포(宣布), 포교당(布敎堂), 보시(布施)'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다양한 뜻으로 쓰입니다.
怖(두려워할 포)
비단 즉, 재물을 가진 사람의 마음(心)은 어떨까요? 그 재물을 지켜야 한다는 욕심이 있겠지요? 또 빼앗아가려는 도적떼가 나타날 것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합니다. 이럴 때 마음은 어떤 것일까요? 두려움이겠지요? '공포(恐怖), 포복(怖伏)' 등의 한자어가 있습니다. 이밖에도 두려움을 표현하는 한자가 많습니다.
▶️ 悚(두려울 송)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심방변(忄=心;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束(속, 송)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悚(송)은 ①두려워하다, 송구(悚懼)스럽다 ②공경하다(恭敬--) ③기뻐하다 ④꼿꼿이 서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겁낼 겁(怯), 두려울 황(惶), 두려울 공(恐), 두려워할 구(懼), 두려워할 포(怖), 두려워할 외(畏)이다. 용례로는 두려워서 마음이 몹시 거북함을 송구(悚懼), 오싹 소름이 끼치도록 두려워서 몸을 옹송그림을 송연(悚然), 송구스러워 몸을 옴츠림을 송축(悚縮), 두려워하여 몸을 움찔움찔함을 송측(悚仄), 죄송스럽고 부끄러움을 송괴(悚愧), 송구스러워서 흘리는 진땀을 송한(悚汗), 송구하고 황공함을 송황(悚惶), 죄스럽고 송구스러움을 죄송(罪悚), 분에 넘쳐 고맙고도 송구함을 황송(惶悚), 서간문에서 나아가 송구하게 여쭙는다는 뜻으로 웃어른에게 안부를 물은 뒤에 다음 말을 적기 시작할 때 쓰는 말을 취송(就悚), 부끄러워 두려워함 또는 몹시 무안해 함을 괴송(愧悚), 아주 끔직한 일을 당하거나 볼 때 두려워 몸이나 털이 곤두선다는 말을 모골송연(毛骨悚然), 송구하고 공황하니 엄중 공경함이 지극함을 이르는 말을 송구공황(悚懼恐惶), 더할 수 없이 죄송함을 이르는 말을 죄송만만(罪悚萬萬) 등에 쓰인다.
▶️ 懼(두려워할 구)는 ❶형성문자로 惧(구)는 간자(簡字), 愳(구)는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심방변(忄=心;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눈을 크게 뜨고 두려워 한다는 뜻을 갖는 瞿(구)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懼자는 '놀라다'나 '두려워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懼자는 心(마음 심)자와 瞿(놀랄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瞿자는 새의 두 눈이 크게 두드러져 그려진 것으로 '놀라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놀란 모습을 그린 瞿자에 心자를 결합한 懼자는 놀라거나 두려운 마음을 표현한 글자다. 그래서 懼(구)는 ①두려워하다, 두렵다 ②걱정하다 ③염려하다 ④으르다(무서운 말이나 행동으로 위협하다), 위협하다 ⑤경계하다, 조심하다 ⑥두려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겁낼 겁(怯), 두려워할 포(怖), 두려울 송(悚), 두려울 황(惶), 두려울 공(恐), 두려워할 외(畏)이다. 용례로는 두려워하며 근심함을 구우(懼憂), 두렵고 답답함을 구만(懼懣), 두려운 마음을 구의(懼意), 두려워서 헐떡이며 숨을 가쁘게 쉼을 구천(懼喘), 삼가고 두려워하는 것을 긍구(兢懼), 두려워서 마음이 몹시 거북함을 송구(悚懼), 몹시 두려워함을 공구(恐懼), 수치스러워서 두려워함을 괴구(傀懼), 외국에 대한 두려움을 외구(外懼), 의심하여 두려워함을 의구(疑懼), 공경하고 두려워함을 경구(敬懼), 근심하고 두려워함을 우구(憂懼), 즐거움과 두려움을 희구(喜懼), 삼가하여 조심하고 두려워함을 계구(戒懼), 두려워함 또는 그런 느낌을 위구(危懼), 무서워하고 두려워함을 외구(畏懼), 탄식하고 두려워함을 차구(嗟懼), 잘못한 것을 뉘우치고 두려워함을 회구(悔懼), 부끄러워하고 두려워함을 참구(慙懼), 불안하여 술렁이고 두려워 함을 흉구(洶懼), 두렵거나 무서워서 벌벌 떪을 전구(戰懼), 떨면서 두려워함을 진구(震懼), 경계하며 두려워함을 척구(惕懼), 애통하고 두려워함을 도구(悼懼), 의심하고 두려워함을 시구(猜懼), 벌벌 떨며 두려워함을 용구(聳懼), 두려워하는 마음을 위구심(危懼心), 의심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의구심(疑懼心), 의심스럽고 두려운 느낌을 의구감(疑懼感), 송구스런 감을 송구증(悚懼症), 아들을 많이 두면 여러 가지로 두려움과 근심 걱정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다남다구(多男多懼), 한편으로는 기쁘면서 한편으로는 두려운 마음을 일컫는 말을 희구지심(喜懼之心), 송구하고 공황하니 엄중하고 공경함이 지극하다는 말을 송구공황(悚懼恐惶)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