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야, 셀리나. 난 내 이름은 에리스야 에리스."
"난 이름이 뭐였죠. 아빠?"
"쥴리아. 그만하고, 너흰 엄마의 잿가루를 담아서 저 통에 넣어두어라."
"네, 아빠"
"셀리나, 네가 하는 것은 아니다. 넌 올라가서 씻거라."
"네?"
"어서."
"네."
이미 잿가루가 된 엄마를 나도 담고 싶었어요.
그런데 아빠는 자꾸만 올라가서 씻으라고 하시네요.
셀리나라는 이름, 좋은데요.
우리 언니의 이름을 빼앗았다는 게 싫어요.
우리들의 이름은 엄마가 지어주신건데 말이에요.
어쩔수는 없잔아요.
화장실로 올라와 물을 틀었어요.
붉은 물이 수도꼭지를 통해서 흘러나왔어요.
따뜻한 느낌이 들어서 물 속으로 들어갔어요.
온 몸이 따뜻해 지니까 엄마에게 미안하네요.
15년이나 우리를 품고있다가,
우리를 낳고 얼굴도 보지 못하고 죽으니까요.
게다가 미안해 지기까지해요.
엄마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몇분을 있다가,
나의 목에 달려있던 팬던트를 손톱으로 꾹 눌렀어요.
붉은 따뜻한 물은 사라지고,
내 몸 위로는 옷이 입혀져 있어요.
엄마가 좋아했던 옷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좋아했던 옷일까요?
그랫으면 좋겠어요.
욕실을 빠져나와서,
마루로 내려갔어요.
언니와 동생은 피투성이에다가,
엄마의 가루가 묻어서 거뭇거뭇했어요.
"언니도 씻어."
"됬어, 셀리나."
"나왔구나? 이제 황실로 향하자꾸나."
"네."
"역시 후계자다."
"네?"
"가자."
"왜요? 언니랑 쥴리아는요?"
"저런 천한 것들을 어떻게 데려가? 데려갈수 없다."
"그래도요."
쥴리아가 밝에 웃으면서 아빠와 나를 향해 말했어요.
"아빠, 나도 가고 싶어요!"
"봐봐요, 쥴리아도 가고 싶다고 하잖아요."
"너희! 집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마! 천한 년들."
"아빠…"
아빠의 나를 대하는 태도와 다른 모습이 낯설어졌어요.
괜히 무서워 지네요.
"왜그래요."
"얼른 나오거라."
나는 언니랑 쥴리아의 눈치를 살폈어요.
언니는 분하다는 듯한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고요.
쥴리아는 눈동자에 눈물을 머금고 있었어요.
왜 이럴까요?
아빠가 나에게 이렇게 친절을 베푸는 이유도 궁굼해요.
언니랑 쥴리아에게 너무 미안해져요.
"어서."
하는 수 없으니까요.
아빠를 따라 황실로 향했어요.
우리집과는 거리가 좀 멀어서,
아빠의 두 손을 잡고서 내 팬던트를 손톱으로 찔렀어요.
"황실이라고 생각하거라. 아니, 네 집이라고 생각하거라."
"네?"
황실앞에 아빠와 나는 서 있어요.
황실을 지키는 사람은 대부분 검은 머리를 가졌어요.
두 눈동자는 붉은데 말이에요.
우리아빠는 머리가 붉어요.
눈동자는 검고요.
황실을 지키는 사람이 나를 보더니 얼른 문을 열어줘요.
커다란 문이 열리고,
우리는 황실 안으로 들어갔어요.
아빠와 나는 황제의 앞에 앉게 되었어요.
"셀리아라고 하였느냐?"
"네."
"황비가 되고 싶으냐?"
"네?"
"넌 나를 죽이고 이 자리에 올라올 것이다."
"네? 그럴 생각 없는데요?"
"아니, 너는 그럴 것이다. 내가 황제가 된 뒤 2400년 만에 이 자리의 주인을 찾았다."
"그게 저에요?"
"그렇다. 네 목에 걸려있는 팬던트와 네 머리칼과, 눈동자가 그를 말해주고있다."
"제가 싫으면 안해도 되는건가요?"
"셀리아!"
아빠가 뒤에서 다급하게 나를 불렀어요.
"왜요?"
"말 조심 하거라."
"어험, 더글라스. 아무리 네 딸이라고 하나, 내 뒤를 이을 황비다."
"용서하십시오."
아빠는 의자에서 내려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가 땅에 닿을만큼 고개를 숙였어요.
"나는 듀크다. 내가 이 자리에 너무 오래 있었구나. 앞으로 몸 조심하거라."
"네?"
"누가, 널 죽일지 모른다. 아마, 내 딸 중에서도 여럿 너를 죽이려 들것이다."
"그렇구나…아, 우리 아빠좀 일으켜도 될까요?"
"그러거라."
"아빠, 일어나세요. 네?"
"알았습니다. 일어났습니다."
"…"
갑자기 말을 높이는 아빠때문에 나는 말을 이을 수가 없었어요.
황비가 되면 주변사람들이 제게 이러는 걸까요?
하, 힘들어요.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아요.
아빠가 미워요.
아니 내가 미워요.
*[잔혹동화]많이 사랑해주세요-아유아
*[잔혹동화]많이 사랑해주세요-아유아
첫댓글 재밌어요.. 굉장히 소재가 독특합니다. 근데 색깔이 회색이라서 읽기 힘들어요.
감사합니다,아 색깔은 바꿀께요. 재밌게읽어주세요!!
재미있어요~ 근데 좀 섬뜩한 듯-[ㅜㅜ]
감사합니다, 잔혹동화라서요, 그런데요. 그렇게 많이는 잔인하지는 않을꺼에요. 징그러운걸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답니다^^
재미있어요~!! 제가 조금 잔인한것을 좋아해서요,,~! 앞으로 기대할께요~! ^^*
네,감사합니다
잔혹한 이야기 쓰기가 힘드실텐데>< 열심히 쓰세요^-^
감사합니다, 힘내서쓸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