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가물은곳에고이고
http://m.cine21.com/news/view/?mag_id=24959
불행한 딸의 이름은 김나영(전도연)이다. 빚보증 잘 서는 무능한 아버지 김진국(김봉근)은 딸의 대학등록금까지 날렸고, 대중탕에서 때를 밀며 생계를 짊어진 어머니 조연순(고두심)은 궁상맞고 이악스럽다. 젊고 자존심 센 그녀는 아버지 때문에 곤궁하고 어머니 때문에 초라하다. 무책임한 아버지를 원망하다가도 아버지를 구박하는 어머니가 얄밉고, 부모에게 화를 냈다가도 화낸 자기가 싫어지는 나영은 흔들릴 뿐 갈 데가 없다. 아무도 볼 수 없고 아무도 듣지 못할 곳이기에 남자친구의 오토바이 뒷자리에서나 눈물을 씻는 나영의 모습에는 <고양이를 부탁해>의 태희, 혜주, 지영의 몇년 뒤가 희미하게 어른거린다. 직장에서 떠나는 뉴질랜드 연수만 손꼽아 기다리던 어느 날 아버지는 가출하고, 아버지의 지병이 깊어졌음을 발견한 나영은 그가 있을 법한 섬 마을 하리를 찾는다. 그리고 자전거를 탄 하리의 우체부가 나영을 돌아보는 순간 놀랍게도 시간이 뒤틀린다. 나영은 스무살의 해녀 연순(전도연)의 손님이 되어, 잘생긴 우체부 진국(박해일)을 향한 그녀의 첫사랑을 목격한다.
<인어공주>가 흥미롭다면, 모녀 관계를 한국영화의 스펙트럼에 다시 포용하고 시민권을 수여해서가 아니다. 과거와 현재, 현실과 판타지, 그리고 가족을 바라보는 방식이 참신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 또는 투쟁의 구조를 지닌 대부분의 한국영화에서 아버지는 따라잡아야 할 영웅 아니면 무찔러야 할 괴물이었다. 그러나 <인어공주>의 딸은 어머니를 닮거나 버림으로써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이해함으로써 극복한다. 그녀는 어머니를 이해했기에 어머니로 인해 더이상 상처받지 않는다. 또한 ‘아들’을 주체로 삼은 영화가 어머니를 거의 배제한 반면 딸의 영화 <인어공주>는 어머니를 아버지와의 관계 속에서 재발견하는 차이도 눈길을 끈다. <인어공주>는 결말에 이르러 엄마의 스무살 시절을 다시 방문한다. 하지만 영화는 오직 희망만 가득한 과거의 정지된 순간에 잠들지 않고, 살 냄새 자욱한 현실의 목욕탕으로 구태여 돌아온다. 목욕탕 속 숨겨진 바다 속으로 잠수하는 엄마의 마지막 모습은 순간 고두심의 ‘1인2역’처럼 보인다. 거칠 것 없이 물을 휘저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건강한 여인의 팔다리는 어머니 연순의 것인 동시에 딸 나영의 것이기 때문이다.
첫댓글 그래 영화 본 기억이나
저리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나중엔 서로 완전 싫어했던거…
박해일이 완전 한남이 되었던거같은데…
인어공주에서 박해일 캐릭터 갑자기 한남된 게 존나 개띠용이였음 쒸발 ㅜㅜ
어째서 완전체 한남이 된것이여요 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