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대통령님이 '김정일 홀로 빛나는' 아리랑 공연에 '노무현 홀로 돋보이는' 기립박수를 보낸 후에, '개혁개방은 북한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내내 품고 있던 속말을 불쑥 내던졌다. 북한인권에는 굼벵이보다 느리고 지렁이보다 입이 무거운 통일부가 즉각 홈페이지에서 개혁개방이란 말을 삭제해 버렸다. 김대중 정부 이래 국민이 의구심을 표현할 때마다 답답해 미치겠다는 듯 머리를 쥐어뜯고 가슴을 쾅쾅 치면서 누누이 햇볕정책은 북의 개혁개방을 유도하기 위한 평화번영정책임을 밑줄 좍 그으며 강조하더니, 부시한테도 이기는 김정일로부터 무슨 핀잔을 받았는지, 대통령이 '그래, 우짤래?' 식으로 안면을 싹 바꾸자, 통일부 장관인지 통일전선부 부부장인지 모를 사람이 '예, 전하, 지당하옵니다!'의 아첨으로 화답하며, '우리끼리' 잔치 뒤풀이에 날 새는 줄 모르고 있다. 남북 정권의 날마다 쌍쌍 파티 기간이 5개월이 아니라 5년은 남은 줄 아나 보다. 아니면, 다음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남북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쌍쌍 파티 기간은 5년이든 10년이든 '장군님'이 노(怒 또는 NO)하지 않는 한, 죽 계속되리라고 확신하나 보다.
1조 원이든 2조 원이든, 10조 원이든 20조 원이든, 100조 원이든 200조 원이든, '분단의 원죄'가 있는 한국이 '분단의 희생양'인 북한에 세계 13대 경제대국으로서 껌 값도 안 되는 것을 좀 떼어 주는 것이 '무엇이 아까우냐, 너희가 민족을 아느냐, 너희가 통일을 아느냐, 너희가 평등을 아느냐, 너희가 자주를 아느냐!'라며, 설악산의 단풍만큼 많은 울긋불긋 온갖 단체가 맹렬히 한반도기를 흔들며 피 맺힌 확성기 소리로 사람들을 고문하는 듯하다.
김정일은 죽었다 깨어나도 개혁개방은 못한다.
한국의 친북좌파는 김정일보다 북한의 개혁개방을 더 두려워한다.
"너희가 개혁개방을 아느냐!"
1980년대 중반 고르바초프가 세계적으로 유행시킨 개혁(페레스트로이카)과 개방(글라스노스트)은 한 마디로 말해서 공산당의 경제에 대한 기득권을 포기하라는 말이다. 고르바초프는 공산당의 정치권력은 내 주고 싶지 않았다. 대신 경제에 대한 공산당의 기득권은 포기하라고 국내에선 윽박지르고(개혁) 외국에겐 구원을 요청했다(개방). 개혁개방의 부메랑으로 고르바초프는 노벨상 하나 챙기고 허망하게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지만, 덕분에 '악의 제국'은 붕괴되었고 '악의 제국'의 이빨 사이에서 신음하던 동유럽이 해방되면서 개혁개방의 봄바람이 불어와, 짧게는 반세기 길게는 70년 동안 공포와 기아에 시달리던 수억의 선남선녀가 한 명의 목을 댕강 자른 건 외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짧은 꽃샘바람을 이기고 자유의 날개를 달고 인권의 꽃과 풍요의 열매를 만끽하기에 이르렀다.
경제에 대한 공산당의 기득권이란 그에 대한 명령과 지시 권한이다. 생산수단을 공유화한다면서 전국의 생산수단을 100% 독점하고 제국주의의 침략에 대비하고 제국주의에 신음하는 전 세계의 노동자농민을 해방한다며 무기를 최우선적으로 생산하고, 없으면 약간 불편할 뿐인 생필품은 최소한도로 생산하고, 씨앗은 전지전능한 당에서 심으라면 전투하듯 떼를 지어 우르르 심고(벼 심을 곳에 옥수수를 심으라면 군말 없이 옥수수를 심고, 산을 모조리 개간하려면 군말 없이 모조리 개간하고, 비오는 날에도 밭에 물을 주라면 군말 없이 물을 주고, 가물어 바위보다 단단해진 땅에도 때가 되었으니 단백질이 풍부한 콩을 심으라면 군말 없이 심고), 전지전능한 당에서 거두라면 역시 전투하듯 떼를 지어 우르르 거두고 120% 목표 달성을 힘차게 보고하면, 전지전능한 당이 시키는 대로 길바닥에 떨어지거나 말거나 자본주의 국가의 폐차장에서 주워 온 듯한 트럭들이 생필품과 농산물을 꾸역꾸역 실어 간다.
전지전능한 공산당은 이제 분배에 들어간다. 분배는 당 서열에 따른다. 저 아래로 내려가면 썩은 감자와 쭉정이 강냉이가 반반이다. 그나마 배급되면 눈물을 흘리며 어버이 당에 감사한다. 휴지, 설탕, 사탕, 라면, 초코파이, 손수건, 양말, 팬티, 생리대, 비누, 치약 등도 사치품이다. 텔레비전, 냉장고, 세탁기, 전기 면도기, 자전거, 자동차 등은 꿈나라 제품이다. 당 서열이 높은 분들은 특별히 따로 생산한 것을 쓰거나 외국에서 밀수해서 쓴다. 아이스크림 한 통과 활어 수십 마리를 급히 공수하기 위해 빈 비행기가 뜨기도 한다. 당 서열만 높으면 고급 아파트도 으리으리한 저택도 그림 같은 별장도 제공된다. 섹시한 미녀도!
고르바초프가 이마에 붉은 힘줄을 드러내며 호통쳤다.
"공산당은 이제 정치 권력만 유지하고 경제에 대한 명령과 지시는 일체 중단하라!"
등소평은 이미 1960년대에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모택동의 경제에 대한 무지막지한 명령과 지시가 참담한 실패로 메아리치자, 등소평은 유소기와 주은래와 손잡고 경제에 대해 봄바람 명령을 내려보내고 똑똑한 노동자농민의 입에 채워졌던 재갈을 풀어 주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모택동은 노발대발했다. 정의감에 불타는 순진무구한 홍안의 소년소녀들을 총동원하여 물질에 환장한 자들을, 자본주의를 사모하는 변절자들을 요절냈다.
등소평은 모택동의 사후 딱 두 마디로 10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장땡이다."
"공산주의는 빈곤이 아니다."
등소평은 전쟁의 잿더미에서 근대화의 장미꽃을 피운 대한민국의 박정희를 철두철미하게 벤치 마킹하여 정치 권력은 그보다 수십 배 강력하게 움켜쥐되(박정희처럼 야당과 언론을 거의 서구 수준으로 풀어주면 은혜를 원수로 갚는 자들에 의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크므로), 국영기업 외에는 공산당이 더 이상 명령과 지시를 못 내리게 했다. 공산당이 독점한 분배 제도 대신 누구나 물건을 팔고 살 수 있는 자유시장을 만들고, 공장을 지어서 물건을 만들어 팔면 누구나 돈 벌어서 약간의 세금만 내고 집으로 몽땅 가져갈 수 있는 경제특구를 만들었다. 노동자는 일한 만큼 임금을 받아서 세금은 병아리 눈물만큼만 내고 각 가정으로 몽땅 가져가는 걸 허용했다. 그리고 거기에는 중국인만 아니라 외국인도 들어와서 돈 벌어 갈 수 있게 했다. 그렇게 만든 제품을 중국의 시장에도 내놓고 외국 시장에도 내놓게 했다.
등소평은 국영기업도 하나하나 민영기업으로 바꿔 나갔다. 경제에 대한 공산당의 명령과 지시를 확확 줄여 나간 것이다. 단, 어쨌거나 인간이 좌지우지하는 시장은 무위자연의 정글처럼 그냥 크는 게 아니니까, 경제를 잘 아는 주용기 등을 기용하여 공산당의 명령과 지시 대신 수요와 공급의 원리를 따르는 시장을 계속 키워 나갔다. 무엇보다 등소평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실천했다. 농민에게 땅을 되돌려 준 것이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이다. 협동농장을 해체하지 않더라도 농민들이 공동생산했으면 공동분배하고 공동판매하고 그 수입금을 나눠 가질 권한도 주었다. 공산당이 더 이상 농민에게 명령하고 지시하지 못하게 했다. 황금 알을 낳는 공산당의 기득권을 박탈한 것이다.
김정일은 명령과 지시 내리는 재미로 사는 인간이다. 학생이 세 번 지각하면 하루 종일 굶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인간이다. 3백만이 굶어 죽거나 말거나 국가 1년 예산의 5배를 들여서 이집트의 피라미드보다 화려하고 웅장한 왕릉을 완성하라고 명령하여 기어코 관철시키는 인간이다. 겨우 2천만 인구로 전세계 식량 원조의 8분의 1을 10년 이상 구걸해 가면서도 농민들에 대한 공산당의 명령과 지시를 단 한 마디도 취소하지 않는 인간이다. 등소평처럼 또는 적화통일 11년 후 개과천선한 베트남의 공산당처럼, 저 위대한 이승만처럼 농민에게 땅만 돌려 주면 1년 안에 늦어도 2년 안에 혀를 깨물고 싶을 만큼 너무너무 자존심 상하는 국제 거지 노릇을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지만, 그렇게 되면 공산당의 아니 자신의 명령과 지시를 확 없애야 하기 때문에 절대 그렇게 못한다. '개혁'을 절대 못하는 것이다. 유치원 아이에게 사탕 하나 주면서도 최상급의 찬사를 혼자 받는 것을 지극히 당연하게 생각하는 인간이다. 어떤 충성동이가 불에 타 죽는 자식 대신 김정일의 부모와 김정일의 초상이나 사진을 품에 꼭 안아 고이 '살려' 내면 영웅 대접하여 평생 잘 먹고 잘 살게 해 주는 걸 무상의 영광으로 생각하는 인간이다. 공포와 기아와 거짓이야말로 2천만 무지랭이를 명령과 지시로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3대 비법임을 전세계에서 가장 잘 아는 인간이다.
금강산과 개성에서 북한 주민들이 누구나 와서 마음대로 취직도 하고 강냉이 한 개 껌 한 개라도 팔아 돈을 벌게 하고 그 돈에 병아리 눈물만큼의 세금을 걷고 몽땅 집으로 가져가게 하면, 조선노동당이 일체 명령과 지시를 내리지 않고 거기 진출한 기업이 소정의 세금 외에는 일체 협찬 요청을 받지 않고 마음대로 직원을 채용하고 그들에게 직접 월급 주게 내버려 두면, 한국만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돈 보따리를 싸 들고 개성과 금강산으로 쏟아져 들어간다. 그러면 북한의 경제는 불일 듯 일어난다. 김정일은 죽으면 죽었지 그렇게 못한다. 그러면 꿀보다 달콤한 명령과 지시를 쓰레기장에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한 짓이 다 들통나기 때문이다.
친북좌파는 김정일 못지 않게 북한의 개혁개방을 바라지 않는다. 그보다 더 두려워한다. 이유는 거짓이 들통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북한이 개혁하고 개방하면, 10년 이상 북한을 먹여 살린 돈과 식량과 비료와 생필품이 기아선상에 허덕이는 노동자와 농민에게 돌아간 것이 거의 없고 김정일 독재정권 유지와 대량살상무기 생산에 최우선적으로 쓰였다는 것이 들통나기 때문이다. 남북간에 우표 한 장이면 족한 편지만 마음대로 오가게 만들어도 한 달 안에 늦어도 일 년 안에 친북좌파가 정계만이 아니라 학계, 문화계, 시민단체, 노조 등에서 거룩한 가면을 쓰고 그 동안 대한민국은 저주하고 북한은 찬양한 천인공노할 죄업이 만천하에 드러날 것이기 때문에 절대 그걸 바라지 않는다. 바라는 척, 안타까운 척 할 뿐이다.
김정일이 개혁개방을 한다?
친북좌파가 북한의 개혁개방을 바란다?
"너희가 개혁개방을 아느냐!"
(2007. 10. 20.)
첫댓글 조갑제 닷컴에서 퍼온 글입니다..
씨븅이 친북 좌파쒜이들~반드시 멸망 시켜야 할 존재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