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다시 시작
다시 시작이다.
지난 여름 사조영웅전을 읽고,
사조삼부곡의 두번째 이야기 <신조협려>를 집어들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출발하는 기분이다.
강호의 내놓으라는 무림의 고수들의 박진감 넘치는 싸움.
그리고 밧줄을 아슬아슬하게 타는 것 같은 사랑이야기의 스릴.
그리고 때로는 권선징악의 시원함.
이런저런 재미로 가득참을 기대하고 읽기 시작했다.
...
<사조영웅전>의 마지막에서
10년이 흐른 후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한다.
곽정과 황용은 결혼하여 도화도에서 살게 된다.
그들은 곽부라는 딸을 낳았다.
곽부가 영리하긴 하지만 황용이 곽부를 애지중지하여
어렸을때부터 자기중심적인 면이 있었다.
곽정의 스승인 강남칠괴중에 유일하게 남은 가진악도 도화도에 같이 생활하였다.
더이상 조용하지 않은 도화도가 싫증나서 황약사는 도화도를 떠난지 몇년.
황용과 곽정은 황약사의 소식을 알아보기 위해
10년만에 도화도를 떠난다.
1. 사랑이 뭐길래
김용의 사조삼부곡의 공통된 특징은 사랑이 무척 강조되었다는 점이다.
가끔 그 사랑이 지나친 집착으로 이어져서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요조숙녀로 살던 이막수.
그는 사랑하던 육전원으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온갖 악행을 하면서 강호에서 공공의 적으로 낙인찍혔다.
육전원은 일등대사의 제자 중 한명인 무삼통의 의붓딸 하원군과 결혼을 하게 되었다.
무삼통 또한 의붓딸이긴 하지만 하원군에게 남다른 마음을 품기도 해서
그들의 결혼을 반대했다.
이막수가 죽자사자 뛰어들어 무삼통을 그녀를 만류하고
10년동안 그냥 지켜보자고 약속했다.
강호의 약속은 아무리 어려운 것도 지키는 것이 예의인지라
이막수도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십년동안 이막수는 배신에 복수를 위해 무공을 갈고 닦았다.
무삼통은 의붓딸을 시집보내고 가끔 넋이 나가 미쳐버리는 증상이 있었다.
하원군과 육전원이 결혼한지 10년째 되는날
드디어 이막수와 무삼통이 그들을 찾아왔다.
하지만 이미 그들은 이세상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래도 분을 참지 못한 이막수는 육전원의 동생내외를 죽이고,
무삼통의 무모한 행동을 막기 위해 싸움에 휘말린 무삼통의 아내도 죽였다.
그래도 성품이 착한 무삼통 덕분에 아이들은 구했지만,
무삼통은 또 정신이 나가 자신의 아이들 둘만 남기고 길을 떠났다.
이막수는...
사랑에 배신을 당하고..
삶의 모든 것을 버린 채
그 배신에 대한 복수만을 위해서 살아간다.
비록 그 당사자들이 모두 세상을 떠났어도 말이다.
이제 그 복수의 대상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게 향했다.
그녀에게 잘못 걸리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웠다.
2. 양과
<사조영웅전>에서 성품사나운 양강과
그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운명적인 목염자....
그리고 그 사랑의 결실...양과...
목염자는 몇년전 병을 앓다가 세상을 등지고
양과는 혼자서 생활하고 있었다.
여러서부터 혼자지내온 양과이기에 남을 의심하기를 잘 하고,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이들에게는 깊은 호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때 혼자있는 양과가 우연히 만난 이가 있으니 구양봉이다.
당시 양과의 나이는 열살 남짓이었다.
..
구양봉은 <사조영웅전> 마지막에서 알다시피
황용에 꾀에 넘어가 정신이 오락가락 해서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이다.
하지만, 부분부분 기억을 하고 무공은 아직도 그 누구도 넘볼수 없었다.
그런 구양봉이 우연히 양과를 만나 아들로 삼게 된다.
...
무삼통이 이막수에게 쫓겨 양과의 집에까지 도망을 오게 되고
이 소란스런 소시를 듣고
주변을 지나고 있던 곽정 황용 일행이 무슨일인가 알아보러 왔다가
양과를 만나게 된다.
대번에 양강의 아들임을 알게 되어 그들과 함께 도화도로 가게 된다.
가는 도중에 구양봉을 만나게 되어 곽정과 구양봉은 일대 결전을 벌이는데
서로 중상을 입어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헤어졌다.
가진악은 구양봉이 중상을 입은 것을 알고,
자신의 의형제를 죽인 복수를 하기 위해 구양봉을 찾아 오게 된다.
그런데 한발 늦었다.
중상입은 구양봉을 본 양과가 몰래 와서 구양봉을 치료해주고,
구양봉이 가진악과 싸울 때도
장님인 가진악 몰래 구양봉을 도와 가진악에 상처를 입게 된다.
곽정, 황용은 가진악과 함께 무삼통의 두 아들 무돈유, 무수문
곽부, 양과를 데리고 도화도로 온다.
그리고 그들을 제자로 삼으려고 하지만
양강의 아들인 양과를 못미더워하는 황용은
자신이 양과를 가르치겠다고 하면서 무공은 가르치지 않고 논어 등만 가르쳤다.
무돈유, 무수문, 곽부, 양과는 아직 어린지라 가끔 싸움을 하게 되는데,
양과는 혼자 괴롭힘을 당하기 일쑤이고 누명을 쓰기도 한다.
요즘말로 왕따를 당하게 된다.
거기에 양과가 구양봉를 의부로 삼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진악이 격분하여
어쩔 수 없이 곽정은 그를 전진교의 구처기에게 맡기려 한다.
3. 양과, 전진교에서도 적응 못하다.
곽정은 양과를 데리고 전진교가 머무르고 있는 종남산에 간다.
곽정과 친분이 있는 구처기, 마옥, 왕처일을 만나기도 전에
전진교의 제자들과 오해를 사게 되어 한바탕 싸움을 하게 된다.
곽정은 그들이 전진교의 제자들임을 알기에 일단 피해서
전진교의 본진인 중양궁에 도착했는데
그곳에는 곽도라는 인물이 와서 불을 지르고 전진교 사람들과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곽정은 전진교와 힘을 합쳐 그를 무찌르고
전진교 제자들과의 오해도 풀게 된다.
그리고 구처기는 양과를 전진교에 받아주게 되고
양과의 스승으로 조지경을 정한다.
곽정이 중양궁에 도착하여 전진교를 도와 싸움을 하고 있을때
양과는 장난기가 발동하여 전진교 한명을 곤란에 빠트리게 된다.
그래서 전진교 제자들은 양과를 싫어하게 되고
양과의 사부가 된 조지경도 양과에게 무공을 가르치지 않서
경서만 외우게 하였다.
양과 또한 곽정보다 약해 보이는 전진교를 좋아하지 않았다.
어느날 무술 훈련때 양과는 집단 괴롭힘을 당하자 도망치게 되고
그러다가 낭떨어지로 떨어지게 되었다.
그곳은 바로 전진교 뿐만 아니라 모든 외부 사람들의 출입금지 구역인
활사인묘였다.
4. 활사인묘에 관하여...
전진교의 창시자 왕중양은 실존인물이다.
금나라의 침입에 종남산 끝까지 저항했던 인물이다.
그리고 그 기지를 활사인묘로 하였다.
활사인묘는 묘지라기 보다는 하나의 지하기지로 볼 수 있다.
금나라의 공격에 방어할 수 있는 여러 장치도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에게 연정을 가지고 있던 자존심 강한 임조영이라는 여자가 있었다.
임조영은 왕중양에게 마음을 품고 있었지만,
왕중양에게는 나라의 걱정에 여자를 마음에 둘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 임조영은 왕중양과 시합을 했고, 속임수로 그를 이겼다.
시합의 내기로 걸었던 활사인묘는 임조영의 것이 되었고,
그 안에서 부부의 정으로 평생 살기를 거절한 왕중양은 활사인묘 근처에서
출가하여 도사가 되어 중양궁을 세우고 전진교를 세우게 된 것이다.
그 이후 전진교가 시작되어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한편 임조영은 활사인묘에서 평생 나오지 않으며 무공을 쌓았다.
그리고 죽기 전에 그녀의 몸종에게 모든 무공을 전수하였다.
나중에 이막수가 그 활사인료를 도망쳐 나가면서
강호에서 그들을 고묘(古墓)파라고 불렀다.
임조영으로부터 무공을 전수받은 몸종역시 평생을 활사인묘에서 무공을 쌓으며 지냈고,
그렇게 평생 활사인묘를 지키며 무공을 쌓는 것이 그들의 규율이 되었다.
그리고 활사인묘에는 외부인이 절대로 들어올 수 없는 규율도 있었다.
그 몸종은 두명의 제자를 받았는데, 그들이 바로 이막수와 소용녀이다.
이막수는 활사인묘를 뛰쳐 나갔으며
소용녀와 그를 보살피던 손노파만이 활사인묘를 지키며 무공을 쌓고 있었다.
이막수가 소용녀의 18살 생일때 그녀와 싸워 이기면 그녀와 결혼할 수 있으며
소용녀는 이막수보다 더 미인이라고 소문을 내는 바람에
소용녀의 18살 생일때 온갖 잡무리들이 종남산에 들여닥쳤던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곽정과 전진교 제자들 사이의 오해도 이에 비롯된 것이었다.
..
5. 양과, 소용녀의 제자가 되다.
그런 활사인묘에 양과가 떨어진 것이다.
양과가 비록 불쌍하지만, 고묘파의 규율이니만큼
양과의 치료가 끝나자 양과는 다시 전진교로 데려다 주려고 하였다.
손노파도 어린 양과를 좋아하게 되었고,
양과 또한 친절한 소용녀와 손노파가 마음에 들어서
그곳에 살고 싶고 전진교에 가지 않겠다고 완강히 버텼지만,
규율을 중요시하는 소용녀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가뜩이나 소용녀는 갓난아기때분터 18년동안 한번도 활사인묘를 벗어난 적이 없었고,
사조, 사부로 이어지는 무공을 연마하여 내공으로 모든 욕정을 다스릴 수 있었다.
..
손노파가 양과를 데리고 전진교에 갔다가 서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기에
사소한 말다툼은 곧 큰 싸움으로 번졌고
어찌저찌 하다가 손노파가 죽게 되었다.
뒤늦게 소용녀가 도달했을 뿐만 아니라
소용녀 혼자서 전진교를 상대할 수 없어서 손노파와 양과를 활사인료로 데리고 온다.
손노파는 죽기 전에 마지막 유언을 남기는데,
소용녀에게는 평생 양과를 보살펴달라 하였고,
양과에게도 평생 소용녀를 보살펴달라 하였다.
아무리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소용녀였지만,
어머니와 같은 손노파가 죽으면서 한 말을 거역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양과를 거두어 제자로 삼았다.
그리고 그동안 이어져온 고묘파의 규율을 설명해주었다.
양과 또한 평생 활사인묘 안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 거슬렸지만,
자신에게 잘 해 주는 소용녀의 말은 어떤 것이든 다 하겠다고 다짐을 하였다.
그리고 열심히 내공을 쌓고,
고묘파의 무술과 경공술을 쌓게 된다.
6. 역시
예상했던대로 속도감있고, 긴장감 넘치고, 애틋하기까지 하다.
이제 8권중 1권을 읽었을 뿐이지만,
모두 읽은 후 찾아올 아쉬움이 느껴진다.
괜한 걱정인가?
책제목 : 신조협려 1 (활사인묘)
지은이 : 김용
출판사 : 김영사
독서기간: 2006.11.26- 2006.11.28
페이지: 364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