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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통계를 보면 4월마다 평균 150건씩 산불이 나 3000㏊를 불태웠다.
한 해 발생하는 산불 491건의 31%, 피해면적의 88%가 이때 집중된다. 식목일에만 평균 23건이나 발생해
나무 심는 노력이 무색하다. 특히 총선을 치른 1996년과 2000년엔 산불이 평소 두 배 가까운 729건씩 일어났다.
선거로 공무원 행정력이 분산되고 사회분위기가 이완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제 20건, 어제 11건을 포함해 4월 들어 140건의 산불이 잇달고 있다. 강수량이 예년의 100분의 1밖에 안 되는 0.2㎜에
불과하고 기온도 예년 평균보다 3도나 높다. 기상청 건조특보가 3월25일부터,
산림청 산불 비상경보가 지난 3일부터 지속되고 있다. 이번 주에도 비 소식이 없어 산림청은
10일 전국 등산로 폐쇄구간을 40%에서 60%로 늘려 2030곳, 8000여㎞를 막아놓았다.
▶미국은 벼락이 산불 원인의 13%를 차지할 만큼 자연 발화가 많지만 우리는 실화(失火)가 대부분이다.
작년 산불 원인은 입산자 38%, 논·밭두렁 태우기 16%, 산 주변도로에 버려진 담배꽁초 13%,
쓰레기 소각 11%, 성묘객 7% 순이었다. 요즘엔 흡연 운전자들이 한 팔을 창밖으로 내놓은 채 담뱃재를 떨다
그대로 꽁초를 버리는 꼴불견 행태가 번지면서 산불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9일 발생한 경주 산불도 운전자 담배꽁초로 일어난 것으로 보고 추적 중이다.
▶지난 2월 호주 빅토리아주 산불은 서울 면적의 5배를 태우며 17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호주 역사에서 전쟁을 제외하곤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났다. TV마다 앵커들이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참상을 생중계했다.
이번 산불로 호주에선 방화범을 방화죄가 아니라 살인죄로 기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우리는 산중 흡연에 벌금 30만원을 물리지만 정상에서 태연하게 담배를 피우는 등산객을 여전히 쉽게 볼 수 있다.
산불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는 사람들을 따끔히 벌하는 수밖에 없다.
김동섭 논설위원 dskim@chosun.com
첫댓글 마져요ㅡㅡ산에 맑은공기 마시러갓는데 담배연기,,정말,,싫어요,,우리경운도 산에서 만큼은 금연운동하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