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독수리과의 새 중에 ‘뱀잡이 수리’가 있습니다.

영어 이름을 번역하면, ‘비서새’ 또는 ‘서기관조’ 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머리에 난 털은 비서들이 귀에 꽂은 깃털 펜 같이 생겨서 ‘비서새’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새가 참 예쁘게 생겼지만, 생긴 것과는 다르게 맹금류의 일종입니다.
상체의 깃털은 흰색이고 다리 부분의 깃털은 검은색입니다.
키가 1.3미터나 되고, 학이나 해오라기처럼 체형이 긴 새 종류여서
긴 다리로 껑충껑충 뛰어 다니거나 날아다니기도 합니다.
이 ‘뱀잡이 수리’는 공중을 높이 날다가 두더지나 뱀 같은 것을 발견하면요. 쏜살같이 내려가 낚아챕니다. 때로는 긴 다리로 밟아서 질식시킨 후에 먹이감으로 사용합니다.
그런데 땅에 내려와 먹이를 먹는 중에 맹수의 습격을 받는 일이 있습니다.
그럴 때면 이 ‘뱀잡이 수리’가 어떻게 할까요?
날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해 뛰어 도망갑니다.
갑자기 위급한 상황을 만나면요.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자기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버립니다.
평상시처럼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오르면, 그 위급한 상황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긴 두 다리로 뛰어 도망하다가 얼마 못 가서 맹수에게 잡아먹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