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복귀 이틀만에 여행기를 다시 작성하고 있는 [18기] 양현우입니다.
간사이여행기 3편을 쓰다가 마는 바람에
분량이 짧은 저녁 부분의 이야기는 속편(-1편)형식으로
풀어나가려 합니다.
내용이 짧은데 4편을 진행하면... 조금 그런 것 같아서;;
(어차피 이러나 저러나 게시판 도배하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말입니다.)
점점 하늘은 어두워지고...
저는 카모가와를 뒤로 한 채
폰토초-(先斗町) 골목으로 향합니다.
카모가와 강변을 따라 난 이 좁은 골목길에는
18세기 이후부터 요정(料亭)들이 들어서면서
기온(祇園)과 함께 교토의 대표적인 유흥가 중의 하나로 발전하였다가,
지금은 그러한 요정들을 계승한
식당과 술집들이 늘어서게 되었습니다.
달이 떠있는 초저녁의 폰토초 거리.
이곳의 식당과 술집들은 과거 요정들의 구조를 계승하여
창문이 적거나 없어 식당 안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문마저도 노렌이라는 천 형태의 간판으로 가려놓은 경우가 많고
구조마저 복잡하여 입구에서는 식당 안을 보기가 매우 힘들죠.
폰토초에 있는 식당과 술집들은 교토의 다른 동네에 비해서 비교적 비싼 편인데요,
카모가와에 면한 식당들은 그렇지 않은 식당보다 조금 더 비싸집니다.
특히 여름에는 강 쪽으로 난 테라스에서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시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 따로 자릿세를 매기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비교적 싼 곳들은 1,500엔 정도에 해결할 수 있지만, 이건 이 골목에서는 매우 싼 가격(...)입니다.
보통 정식요리를 먹으려면 최소 3000엔은 각오해야 하며,
가모가와 강변 쪽의 식당에서 가이세키(會席 또는 懷席) 정식요리를 먹으려면
최소 5000~6000엔(...)은 낼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니
저같은 일반 학생들은 대학에 가도 무리인 가격입니다;; 아니 나중에 돈벌어도 무리죠 ㅠ.ㅠ
심지어 일부 식당은 10000엔이 넘어가는 정식도 판매합니다.
물론 그만큼 고급지겠지만...
특히 수학여행으로 갔다면 이 골목에 오는 것 자체가 사치... (저는 물론 가족여행이지만)
먹을 만한 식당을 찾다가...
제가 마침 규카츠 전문점에 마음이 끌리고 말았네요 ㅎ.ㅎ
그래서 들어간 이곳은 교토 가츠규(京都 勝牛)라는 식당입니다. 이곳이 본점이라네요.
최근에는 한국에도 점포가 들어와 있지만... (예시:스타필드하남)
(일본 Limited Edition을 찾으려고 했는데 실패한 것에 대해 저는 지금 살짝 후회합니다. 그래도 현지에서 먹었으니...)
그래도 여기서는 1,500엔 내외의 예산에서 규카츠와 된장국, 그리고 여러 종류의 소스가 같이 나오는 정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여기는 조금 대중적인 느낌의 맛이라고 해야할까요...
장점 중에 하나는 참마를 갈아넣은 소스, 카레소스를 비롯한 다양한 소스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밥과 된장국의 리필이 추가비용 없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일본에서 공짜 리필이라니... 신기하게 느껴졌군요.)
어머니꼐서는 여기 카레소스에 밥을 비벼먹으니 맛있다고 하시는군요.
조금 더 어두워진 폰토초 골목이군요... 역시 요정을 계승한 식당들답게 창문이 거의 없어
더 어두워 보입니다.
그래도 사람이 많고 가게마다 등불이 있으니
마냥 어둡지만은 않았다는 이야기 ㅎ.ㅎ
밤 8시 이후면 거의 모든 가게가 문을 닫고 완전한 밤이 되어버리는 교토에서
'밤이 없는' 몇 안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오사카는 일반 상점가가 9시까지 붐비고,
유흥가는 자정까지도 불야성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폰토초 골목을 따라
결국에는 시조-도-리(四條通)까지 가게 되는데...
제가 마주한 곳은 교토 최대의 번화가이자 교통의 중심지,
시조-카와라마치(四條河原町)였습니다.
오사카로 가기 위한 한큐-전철(阪急電車)의 기점이자,
교토의 각 지역으로 가는 시내버스가 모이는 곳입니다.
방향별, 노선별로 버스마다 서는 정류장이 달라서 미리 알아보고 타야 한다고 하네요.
이 근처에는 타카시마야(高島屋) 교토점과 마루이마루이(OIOI) 등 백화점과 쇼핑몰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미 이 근처가 명품 상점가인 시조-도리, 대중적인 상점들이 많은 카와라마치-도리가 있기 떄문에
이미 쇼핑가로서는 만점입니다.
서쪽으로 한블럭만 더 가면 테라마치, 신쿄고쿠 상점가도 있으니...
그 사이 제 여동생은 부모님을 졸라
디즈니 스토어에 들러 무언가를 샀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그녀의 과소비가 시작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전주곡에 불과하지요,)
이곳은 테라마치(寺町通) 상점가입니다.
왜 뒤에 쿄-고쿠(京極)라는 이름이 붙었는가 하면,
이 거리가 원래 8세기 말 헤이안쿄-(平安京)가 건설될 때
헤이안쿄의 동쪽 끝의 대로, 히가시쿄-고쿠오-지(東京極大路)였던 것에서 기인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교토의 명실상부한 중심가가
1200년 전에는 도시의 동쪽 끝이었다니...
확실히 시가지가 시간이 지나면서 동쪽으로 옮겨간 흔적이 보입니다.
원래 헤이안쿄의 중심가였던 스자쿠오-지(주작대로, 朱雀大路)는
지금은 교토 서부로 밀려난 센본도-리(千本通)으로,
이렇게 시가지가 이동한 데에는
9세기 경에 있었던 카츠라가와 대홍수로
주작대로 이서의 시가지 상당 부분이 침수되어 습지화된 것에서 기인합니다.
황궁도 이때 일부 유실되는 바람에
이후 천황들은 왕족이나 귀족의 저택을 빌려
거처를 옮겨 다녀야 하기도 했고,
이때 머문 동네의 이름에서
천황의 호가 결정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테라마치의 경우는,
침략의 원흉이자 대마왕인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15세기 오닌의 난으로 잿더미가 된 교토를 재개발하면서
시내에 흩어져 있던 80여개의 사찰을 이 거리 일대로 모아놓아
'절 마을'이라 불린 것에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저희가 이곳을 걸은 게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이미 상당수의 상점들이 이미 정리 중이었고,
상점 중 절반은 문을 닫은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아직 조금씩 다니는군요.
저희는 이 길을 따라 세 블럭 위인
롯카쿠도-리까지 걸었습니다.
숙소 근처로 향하다가 눈에 들어온 우산 가게.
가게 외관도, 우산도 멋지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두 블럭 더 가서
숙소로 들어갑니다.
(도심에서 매우 가까운 것도 매우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ㅎ;ㅎ)
하지만 이쯤에 문제가 하나 발생하는데...
엘리베이터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22시 이후의 야간에는 3층 이상의 버튼을 누르면 세콤경보가 발동하니 누르지 말 것"이라고...
보안이 철저한 건 좋은데 이건 많이 심한 듯 합니다...
그러자 이후 시간대에 어떻게 들어와야 하나에 대해서
아버지는 저에게 숙소 직원분의 이메일로 물어보라고 하셨고,
저는 이 사진을 보여드리며 서투른 일본어로 메일을 써 보내었습니다.
그래도 좋은 소식이 찾아왔네요.
"자정까지는 경보가 울리지 않으니 안심하세요"라고... 와서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레지던스 호텔이라서 리셉션 카운터는 6시 이후에는 열지 않으니...
하지만 이후 아버지는 자정이후에는 어떻게 들어와야 하는지에 대해서 걱정하게 되었고,
다시 일본어로 물어본 결과 "이때는 저희에게 들어오는 시간을 알려 주세요"라고 보내 주셨습니다.
그렇게 되자 저는 편의점에서 녹차음료와 컵라면을 사가지고 와서
제가 각각 마시고, 먹었습니다.
코카콜라에서 일본 한정으로 출시하는 녹차음료 '아야타카'(綾鷹)입니다.
일본에서 가장 잘 알려진 녹차 산지인 교토부 우지시에서 생산된 녹차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교토부'라고 쓴 데에서 알 수 있듯이 교토 근교입니다.
다음에 교토가면 우지(宇治)의 찻집에서 차를 한잔 마셔봐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일본에서 3박4일 일정 동안 이 음료를 무려 4병(...)이나 사서 마셨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닛신(日淸)의 컵누들입니다.
우리나라의 컵라면보다는 덜 맵지만 짠맛은 더하더군요...
그래도 제 입맛에는 맞았습니다 ,-,
이제 둘째날,
기요미즈데라와 기온 쪽으로 갈 것을 기대하며 잠을 청합니다.
진짜로! 다음 4편에서 계속됩니다.
첫댓글 레지던스 호텔은 특별히 다른 기능이 있는가
간단한 취사가 가능해서 간단하게 밥을 해먹을수도 있고, 4인정도가 한 방을 쓸 수 있어 가족단위로 머물기에 좋아요 ㅎ.ㅎ 그리고 약간 집같은 느낌도 있어서...
@[18기]양현우 캡슐하우스랑은 다른 것?
@[17기]예나 완전다르죠!! 그렇게 좁은 곳과 여기를 비교하는 것은 실례... 캡슐호텔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여기는 그냥 집같다고 생각하면 편할 것 같네요. 아파트먼트 호텔같은거죠
@[18기]양현우 준콘도급이라고 생각하면 쉽겠구나
@[17기]예나 그게 도심 한가운데나 주택가에 소규모로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네요 ㅎ.ㅎ 동생도 데리고 가다보니... 그리고 저희 부모님이 넓은 방을 선호하시는데 일본에는 이정도 넓이의 방이 많지 않아요...
@[18기]양현우 나는 북해도 일대를 알아봐야지 이렇게 활발한 곳보다는 순수자연관광이 최고 ㅎㅎ
@[17기]예나 그전에 면허따는게... (북해도는 차 안빌리면 삿포로, 오타루에 발묶여요)
@[18기]양현우 1월에 눈 많이 오는데 차끌고 다녀야겠군
@[17기]예나 대신에 렌터카 회사에서 그만큼 스노타이어 등의 옵션을 잘 마련해 주니까... 그건 좋은거죠 ㅎ.ㅎ 다만 성수기요금 붙어서 조금 비싸집니다. (웬만해서는 중형차를 빌리려해도 비싸니 거의 소형차 빌려서 다녀야 할 것 같네요)
@[17기]예나 그리고 북해도의 고속도로에는 열선이 깔려있어 어느정도 눈이 와도 대비가 되어있다고 하네요
@[18기]양현우 북해도는 7월보다 1월에 가야 최고
@[17기]예나 맞아요 ㅎ.ㅎ 일본을 여름에 간다는 것은... 좋지 않은 선택...; 그래도 여름은 여름대로 매력이 있고 겨울에는 겨울대로 매력이 있는거죠 ㅎ.ㅎ 그래도 북해도는 겨울에 가는 것이 제맛이라고 생각합니다.
@[18기]양현우 지리了로서 삿포로 눈축제에 가서 눈과함께 주변지역 답사는 아주 완벽한 주제가 될듯하다
@[17기]예나 눈축제는 2월이지만... 괜찮은 것 같네요. 하지만 원래 북해도는 도쿄와 교토-오사카를 가본 이후에 가는것이 정석이라... (물론 첫번째라면 반드시 도쿄로 가는것을 추천합니다.)
@[18기]양현우 자연지리가 좋아서 북해도행 ㅋㅋ
@[17기]예나 ㅋㅋㅋㅋㅋ 그런면이 있네요... 자연지리라면 북해도, 인문/역사지리면 교토...
@[18기]양현우 아무튼 나는 도쿄랑 교토보다는 북해도를 먼저 가고 싶다는
@[17기]예나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니... 근데 차 빌리려면 만 21세 이상, 그리고 면허취득 1년 이상이 되어야 하네요... 아직 3년이나;;
@[18기]양현우 아직 만 18세 된지 한달도 안지났다
@[17기]예나 지난달이 생일이었으니...
(근데 어째 원래 글의 주제에서 벗어나고 있는 듯하군요;; 너무 길어질 것 같으면 갠톡으로 옮기는게...)
@[18기]양현우 쨋든 결론은 여행기 재밌었다 ㅋㅋ
@[17기]예나 ㅋㅋㅋㅋㅋ 고마워요^^
2일차(4~5편 정도가 될듯)도 기대해주세요!
@[18기]양현우 예나 지금이나 여행기는 재미있으니까
필력 기대하겠으 ㅎㅎ
@[17기]예나 제가 보기에는 형의 여행기가 더 재미있는것같던데;;
@[18기]양현우 아직 해외여행기는 없어서... 나는 국내여행 전문임 ㅋㅋ
@[17기]예나 그런가요..; 약간은 주제가 달라질지도 모르겠군요 ㅎ.ㅎ 나중에 해외에 간다면 그것도 적극적으로 도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