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 9개월여만에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가 이뤄졌다. 정부측은 문제가 됐던 7 개 수출작업장 점검결과 보완대책을 충분히 마련, 36개 작업장에 대해 일괄 승인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축산·농민단체들과 소비자들은 여전히 광우병 으로부터의 미산 쇠고기 안전성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며 정부 발표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수입물량은 얼마나=11일 승인조치가 이뤄지면서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의 길이 열렸지만 추석 이전에는 수입물량이 미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림부는 가공·운송기간 약 15일과 국내 도착 후 검역·통관기간 약 10일을 감 안할 때 수출작업장 승인일로부터 약 25일이 지난 후 국내에 유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체들이 추석 물량은 한 두달 전부터 확보해 비행기를 통해 수입이 돼도 소 량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 수출업체들이 양국간 수입조건에 맞춰 수출하 기가 까다로워 수출을 위한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김달중 농림부 차관보는 "2003년 미산 쇠고기 수입량 20만톤 중 65%가 갈비였지 만 갈비와 내장, 곱창 등이 수입물량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예전 물량의 20~30% 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기지역 미산 쇠고기 수입업체의 한 관계자는 "주요 수출업체 카길, 아이비피, 스위프트가 수출하려는 움직임이 없다"면서 "살코기에서 뼈가루가 묻을 경우 수 입이 중단될 수 있는 등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준비를 하는데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맛과 가격에서 경쟁력이 있는 갈비뼈 등이 제외된 채 홍두깨, 우둔, 설도 등의 살코기 부위는 가격도 호주산보다 비싸고 품질도 경쟁력이 없 어 수출움직임이 없다"면서 "추석 이후에나 수입을 고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 다.
▲과연 안전한가=정부는 수입이 금지된 특정위험물질(SRM)이 검출될 경우 미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중단하고 SRM을 제외한 뼈 등 수입금지물품 검출시는 해당 작업장에 대한 수출선적을 잠정중단 조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톱을 사용해 뼈를 절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뼈가루가 SRM에서 나온 것 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이 없는 만큼 이에 대한 검사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의 문이다.
이길홍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검역검사과장은 "SRM 뼈와 일반뼈의 구분은 힘들지 만 부위에 따라 판단은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정부는 또 미국 정부가 예찰을 강화하고 국제기준에 맞춰 광우병 모니터링 검사 를 실시하는 등 과학적인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03년 3549만5000두의 도축두수 중 0.6%인 2만543두만 광우병 검사를 실 시했고 2005년 이후에도 전체 도축수의 1% 정도만 검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에는 1/10로 축소할 계획이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남호경 축산관련단체협의회 회장은 "광우병 관련 검사를 1/10로 축소하는 것을 보면 미국은 이 검사에 대해 오히려 자신이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현재 협상이 진행중인 도축장 원산지 규정이 향후 바뀔 경우 캐나다에서 생산 된 소가 미국에서 도축될 경우 미산 쇠고기로 인정되는 만큼 광우병으로부터 안 전하지 못한 소가 수입될 가능성도 높다.
한편 한미 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미산 쇠고 기 수입재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 및 광우병 쇠고 기 수입의 부당성 캠페인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