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일까?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이 질문에 대해 연구 조사한 결과가 아주 놀랍습니다. 조사 결과 예상외로 죽음이 5위였습니다. 4위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이었다고 합니다. 금전 문제와 고소공포증이 각각 3위와 2위를 차지했으며 의외로 세상 사람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남들 앞에 서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나 남 앞에 나서서 많은 시선을 받으며 말한다는 것이 상당한 스트레스와 공포를 갖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필자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이 참으로 위로가 됩니다.
영화 <킹 스피치>는 세기의 스캔들로 왕위를 포기한 형 때문에 왕이 된 버티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대영제국의 왕으로 권력과 명예를 가졌음에도 말더듬이 콤플렉스로 극심한 고민을 거듭합니다. 2차 세계대전 중으로 국왕 자리가 버겁기만 한 그에게 아내의 소개로 괴짜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를 만납니다. 기상천외한 언어치료법과 각고의 노력으로 대국민 성명을 훌륭히 마침으로써 가족과 국민의 사랑을 받게 된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일국의 왕도 말더듬이였으며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이야기가 참으로 감동적이었습니다.
드라마작가 최순식 교수는 우연한 기회에 전국노래자랑 최우수 수상자를 만났다고 합니다. 어떻게나 노래를 잘하는지 경이로워 보였다고 합니다. 그 수상자는 노래 한곡 내 것으로 만드는데 몇 번이나 연습할 거 같으냐고 자신에게 묻더랍니다. 최 교수는 한 백번, 이백 번 합니까? 란 말에 수상자는 <천 번 듣고 천 번 따라 부른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천 번 들으면서 작사, 작곡가의 의도와 미세한 감정까지도 완전히 파악한 후 천 번을 따라 부르기를 반복한다는 것입니다.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무대에 선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수도권 광역단체장으로 당선된 Y 시장을 K시의 단체장으로 모신 일이 있었습니다. 행사장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일일이 이름을 호명해 주면 그 시민들은 감복해 하였습니다. 한번은 시민들이 사석에서 어떻게 많은 시민들의 이름을 다 기억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가 아니라 시민의 얼굴 생김새와 이름을 연관 지어 외우려고 부단히 노력한 결과라고 대답했습니다. 나름의 비법은 따로 있지 않고 노력이었습니다. 그 노력과 특출한 행정력 그리고 다정다감한 친화력은 민선시장과 지역구 국회의원 3선, 광역단체장까지 성취한 원동력이 된 것입니다.
기관이나 조직 내에서 책임자가 되면 공・사석에 참석할 일이 많이 있습니다. 내부직원이나 의회, 언론, 단체를 상대로 한 보고회, 설명회, 간담회 등에서 발표할 기회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달변가로서 화려한 말솜씨로 유창한 언변을 과시해야 함에도 생각대로 잘되지 않아 후회하고 상심할 경우가 많이 있는 것입니다. 대개의 경우 나름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연습을 하는데도 말입니다. 하기야 영국의 명연설가인 처칠도 한 행사에서 준비한 인사말을 잊어 곤혹을 치른 다음부터는 연습과 메모지를 꼭 가지고 다녔다고 합니다.
조직이나 단체의 책임자를 맡아 추진함에서는 물론이며 친목회 일에서도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발표력 향상을 위해 천 번 만 번의 연습을 해서라도 능력 있는 관리자로서의 모습과 덕목을 갖추어 나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