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과 작가는 무엇인가?
"근로자"란 고용관계를 맺고 사용자의 통제를 받고 그 댓가로 임금을 받는자를 말한다. 즉, 근로관계를 맺은 재직 근로자를 말한다,
"노동자"는 노동을 제공히고 그 댓가로 임금을 받는 사람을 말한다. 근로자 보다는 조금 광의의 의미이다.
그럼 시인이나 작가는 근로자나 노동자인가?
노동이란 육체적 노동만을 뜻하는 건 아니다.
작가는 정신적 노동을 제공한다.
그것도 상당한 고통이 수반되는..
그러나 그 댓가는 없거나 아주 미미하다.
대한민국에서 시인, 작가로 산다는 것은..결국 며칠을 밤새워..정신적 하드 웍을 독자에게 제공하고 그 댓가를 돈으로, 임금으로 받는 것 대신에..
공감, 조화, 존경을 그 댓가로 받는다.
그런데 공감, 조화, 존경을 제대로 받고 있는가?
사람들은 글 써서 작품을 쓰는 작가들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하다.
심지어 취미나 자기과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취미와 같은 가벼운 마음으로, 삶의 악세사리처럼 자기를 과시하기 위해 쓰는 시인, 작가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그들은 자기 영혼을 갈아넣고, 자기 시간을 갈아넣고, 자신의 생을 갈아넣어 작품을 쓴다.
그 영혼의 진액에..시집 "만원"을 당연한 듯 지불하고 만원짜리로 대하지 말라!
심지어 공짜로 달라고 하는 사람도 많다.
특히.. 문인들 사이에서도 그냥 공짜로 부쳐주는 일은 스스로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오만일지 몰라도 나는 그러기 싫다.
나는 문예지 발표는 꽤 되나, 내 시집, 내 수필집은 지금껏 각각 한권씩밖에 출간하지 못했다.
워낙 생업에 대한 시간을 지치도록 쓰고, 잠을 줄여 쓰는 탓에 다작 시인, 다작 작가가 되지 못하기도 했지만 글이 내 맘에 흥건히 고여 자발적으로 흘러 나오는 것을 자주 기다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인이라는 단어를 당장 내팽겨치고 싶을 때도 많고, 실제로 그리 해보기도 했으나..결국 운명 앞에 순종하는 모습으로 지금껏 글의 끈을 놓지 않고 돈도 안되는 이 일을 하고 있는.. 나를 비롯한 시인, 작가들에게 정신적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적어도..시인이나 작가의 작품들에..그 노고를 인정해주고..좋아요와 댓글로 공감을 주시는건 기본 예의이다!
첫댓글 글에 대한 자세, 문인에 대한 자세에 관한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저 그러한 시인과 작가가 범람함에 따라 문인에 대한 존경과 예우가 거의 사라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보통사람이 범접하기 어려운 높은 수준의 작품과 인격 그리고 예의도덕을 갖추고 있는 문인이 그립습니다.
고드름 / 이주리
그 옛날,
아주아주 춥던 날..
처마 밑에 달렸던 고드름은..
별들의 눈물이었어.
그 수정같은 눈물을
어린 나는 동생들과 나눠먹었지.
육십년이 지난 어느 날..
살면서 내가 흘린 그 많던 눈물도
어느집 처마 밑에
고드름이 되었어.
슬픔은 화석이 되었지.
눈/ 이주리
하늘의 고요가 자라
허공에서 악수를 하고
끼리끼리 안부가
주먹만 한 별 되어 지상에 닿으면
삼십년 전 젊은 엄마가
성전 같은 장독대에 다녀가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