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식당 방송보고는 이틀후엔가 한번 찾아 갔는데,
자연산 미꾸라지와 미꾸리가 잡히질 않아 재료가 떨어져서 허탕을 치고 왔드랬는데
어제 퇴근시간이 다가오고 배꼴이 살살 고파질라 하니 먹고 오지 못한 그 뽀얀 추어탕이 또 생각이 났다.
혹시나 싶어 전화를 드렸더니, 주인 아자씨 말씀이 세그릇정도 밖에 남질 않았으니 올라면 빨리 오라고 하신다.
뻔히 예약이 안될것을 아는데도, 전화해서 먹고 싶다고 하니 거부도 못하시고 오라고 해주시니 감사히
급하게 매장 문을 닫고, 글씨틀린 b품 행주10장을 챙겨 들고 바라바라바라방 오도방을 타고 출동을 했다.
식당 입구에는 팔딱거리는 미꾸라지와 미꾸리가 보이는데
작고 옹골진 녀석들이 냄비 밖으로 튕겨져 나와서 고걸 다시 잡아 넣느라 주인 아자씨 한참 실갱이를 하신다.
전화한 사람이라고 인사를 드리니, 우리땜시 아주머니께 핀잔을 좀 들으셨단다.ㅋ
오라고 해서 음식 없으믄 어짤라고 그라냐고.
아주머니는 낭낭하신 목소리에 간혹 목청을 높이시는듯 싶고, 아자씨는 대꾸도 없이 그라든가 말든가.
챙겨간 행주를 건네 드리니, 여보란듯이 아주머니께 건네시믄서, 우기가 가져왔다고. 으흐흐~
방송타고 나서는 이날 하루도 130명이나 다녀 가셨다면서
단골손님들 위주로 느긋하게 장사를 하시다, 요샌 눈코틀새 없이 바쁘시단다.
식당 한쪽으로는 내일 추어탕 거리를 준비중이신데
김칫거리를 소금에 절여 두시고, 더 큰통에는 시래기를 불려 놓으셨는데
자세히 보니 내일거리 통 추어탕을 끓여서 식히는 중인듯 싶다.
식당 내부는 테이블 다섯개에 막바지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계신다.
가격은 갈추어탕 7.000원이다.
나중에 먹다보니 1.000원 더 주고 추어통탕을 먹을 것을 하는 아쉬움도.
음식과 서빙은 주인아주머니, 아드님, 따님? 확실한 관계를 몰겄지만
여튼 세분이서 하시는데도 영 정신없이 두서없는 편이라, 그런줄 아시길.
상에 차려진 추어탕에 들어갈 양념들이다.
옆 테이블의 용인에서 일부러 찾아오셨다는 분들이 술안주로 추어튀김을 주문하셨는데,
맛을 보라며 우리테이블에도 서너개 주셨다.
뼈도 없이 아주 통으로 바삭하게 씹히는 것이 맛났다.
그래서 결국 난 또 맥주를 꼴락꼴락.ㅋ
밑찬이 차려졌다.
오랜만에 맛보는 시골시러운 열무김치 맛과
잘 익힌 갓김치의 맛은 역시나 전라도 음식솜씨를 자랑할만 하지 싶다.
주인아주머니의 깐깐하신 성향이 음식으로도 느껴지는듯.
자리잡고 앉으면서도 솔솔 풍기는 꼬신 맛이 느껴지는데
드디어 그 맛보고 싶었던, 자연산 100% 추어탕이 눈앞에 차려졌다.
동생분이 직접 잡아서 보내주신다는 국내산 오리지널 귀한 음식이다.
진짜배기를 꼭 맛보고 싶은 것은 누구나가 열망하는 그런것이지 싶다.
뽀얀빛깔 추어탕.
이 집의 추어탕은 일반적인 볼그족족 얼큰함의 때깔이 아닌
남도식으로 만든 들깨가루와 혹은 된장을 넣어서 끓인 뽀얀 색감이다.
안에 들어있는 시래기도 푸지고, 나오기전에 금새 넣은 부추의 색감도 파릇하니 좋다.
내준 추어탕 국물에 아무것도 넣지 않고 소금간만 조금해서 먹었는데
국물의 첫맛은 슴슴하고, 고소하고, 담백하다.
어쩜 닝닝하다 느낄수도 있겠다.
얼큰한 맛의 일반적인 추어탕을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식성에 맞지 않을수도 있겠다.
처음부터 이렇게 끓여 내온것은 먹을때 얼큰하라고 고춧가루를 아무리 넣어도 원하는 맛은 나지 않는다.
우거지에도 추어탕과 들깨가루 맛이 배어 들어간 것이 오랜시간 끓여낸것 같고
국물맛을 보고는 코를 박고 연신 들이키는데
꼭 잘 삭힌 맛좋은 동치미를 먹을때, 한숟가락으로 해소가 안되는 그 갈증에
두 번 먹고, 세 번 먹고, 결국엔 그릇을 들고 둘러 마셔야 그때서야 갈증이 가시는듯 한...
여튼 그런 슴슴한 맛이 더 진한맛을 갈망하게 만드는 듯도 싶은것이
나의 입맛 같아서는 좀더 진해도 좋겠다.
그래도 먹을수록 독특하게도 잡맛이 전혀 없는것이 역시나 좋은 재료만 가지고 음식을 만들어 낸 이유이지 싶다.
갓김치가 이렇게 추어탕과 잘 어울릴 줄은 몰랐다.
국물을 조금 남기고는 그때서야 밥을 말았다.
이런 국물은 도저히 남기고 갈 수가 없스.
집에 가면 너무나 생각이 날것 같아스리.ㅋ
손님들도 거의 다 빠져 나가고
주인 아저씨가 손녀딸과 우리 옆에 앉으셨다.
낯가림이 있어서 선뜻 아무에게나 가진 않지만, 카메라를 보고는 멀뚱 쳐다본다.
인심좋으신 주인 아저씨, 나중에 오면 더 맛나게 해주시겠다고 다시 오라신다.
먹고 싶은 추어탕을 먹는 동안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음식은 역시나 즐겁게 먹어야 소화도 잘 되어 살로 가는법.ㅋ
아마도 기분좋은 이유는 좋은 재료를 섭취한다는 이유가 크지 싶다.
먹는 것이든, 입는 것이든, 사실과 다른 이유들이 맘을 상하게 만드는 것이지
진짜라면 누군들 싫다 하겠나 싶다.
담백하고, 고소하고, 영양 넘치는 추어탕 한그릇을 섭취한 것이 너무나 뿌듯했던 식사 시간이였다.
[벌교영양추어탕]
주소 : 서울시 종로구 명륜3가 1번지 2-24
전화 : 02-741-6458
주차 :불가능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8시
휴무일 :
매뉴 : 갈추어탕 7.000원, 통추어탕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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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