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 목회를 재발견하자는 것은 결국 영혼구원과 제자훈련 사역에 초점을 두자고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가르침’보다 ‘본 보이기’가 핵심입니다. 목회자는 물론이고 교회 중직들도 그렇게 해야합니다. 그러면 됩니다.”
바른교회아카데미(원장 김동호 목사) 주최로 지난 9월 14일(화) 청어람(서울 명동 소재)에서 ‘복음주의 목회의 재발견'이란 주제로 목회자 포럼이 열렸다. 이 포럼에서 정주채 목사(향상교회)는 ‘복음주의 목회’를 재발견한다는 의미가 무엇이며 또 복음주의 목회를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실례를 들며 자세히 소개했다.
바른교회아카데미 이사장직을 맡고 있기도 한 정 목사는 ‘복음’, 그 안에 자신을 깊이 담그는 것으로 목회를 다시 한 번 돌아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목회를 위해 너무도 많은 시간을 복음 자체보다는 프로그램 도입 등에 소비하고 있는 오늘 우리들의 모습을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 목사는 사도바울이 복음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전도의 일을 열심히 해 나갔던 것(빌 3:7~9, 고전 2:1~5)을 설명함과 동시에 지인 중 서경석 목사와 김진홍 목사의 예를 들기도 했다.
정치운동을 하던 서경석 목사가 결국은 복음을 통해 신앙고백을 회복할 수 있었던 이야기다. 소위 운동권자로 활동하던 서 목사가 감옥살이 중 질병에 걸리게 됐다. 교회생활은 오래했지만 믿음이 적었던 때였다. 그 질병이 죽음의 문턱까지 서 목사를 끌고 갔다. 서 목사는 그 앞에서 어렸을 때 배웠던 복음의 내용을 상기하게 된다. 그리고 진실로 신앙고백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청계천 전도로 유명했던 김진홍 목사도 마찬가지다. 한 성도의 죽음을 통해서 큰 깨달음을 받게 된다. 빈민운동은 경제 문제가 아니라 영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복음의 문제임을 크게 발견하게 된 것이다.
정 목사는 자신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서울서문교회 전도사 시절, 초신자가 성경을 읽으며 진정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본 후 복음의 능력을 발견하게 되었다. 후두암으로 고생하면서도 결코 죽음을 두려워하고나 슬프게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을 통해 ‘확신’이라는 것을 처음 두 눈으로 보게 된 것이다. 복음이야 말로 목회의 중심이라는 것을 마음에 새기는 계기가 된 사건이다.
정 목사는 자신이 직접 실천한 복음주의 목회의 사례를 소개했다. 먼저는 기성교회 교인들을 받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복음으로 새롭게 태어난 신자들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일에 전력하겠다는 노력이다. 주보 상단에 아예 그와 관련된 선언의 글을 실어 놓기도 했다. 물론 기성신자들에 대한 예외조항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불신자 전도를 핵심으로 두고 있는 것이다.
정 목사는 한 가지 예를 들었다. 100명 성도 교회에 한 목사가 부임 투표를 통해 위임을 받았다. 20년 후 교회는 1천명으로 성장했다. 당시 위임투표에 참석했던 성도들은 그 교회에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교회에 문제가 발생됐다. 목사와 장로 간의 대립 양상이 발생했다. 장로들은 ‘우리가 언제 당신을 위임했는가’라며 따진다. 목사는 장로들의 신앙과 행동에 이의를 제기한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장로 목사 임기제가 정 목사의 해결책이었다. 그는 잠실중앙교회에서 목회할 때 그것을 직접 실행했다. 적지 않은 결단이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는 한국교회 내에 목사 장로 간의 오랜 갈등을 푸는 열쇠로 적용되기도 했다.
소그룹 목회도 복음주의 목회의 핵심으로 소개했다. 각 ‘구역’을 하나의 작은 교회로 세우는 것이다. ‘삶의 나눔’이 그곳의 중심에 있게 하는 것이다. 초신자도 부담 없이 참석할 수 있는 모임으로 구성한다. 그리고 그들을 ‘예수 영접 모임’과 ‘생명의 삶 공부’반으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목장(구역장)이 목회자에게 배운 바를 구역에서 가르치는 일에 실패했어요. 먼저 목장 자신이 가르친다는 일에 매우 큰 부담을 갖는다는 것이죠. 또한 목장의 가르침을 받는 성도들이 그것을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성도들은 그래도 목회자에게 배우기를 원하는 것이죠. 실패를 통해 배운 것이 이것입니다.”
그래서 소그룹에서 목장이 가르치는 것을 과감히 제외시켰다. 지난 주일 설교 요약을 읽고 각자의 반응을 들어보는 것으로 대체시킨 것이다. 그것이 적중했다. 모임이 더욱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정 목사는 오늘날 목회자들에게 복음설교를 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것은 복음이라는 것의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확신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즉, 목회자 자신이 먼저 복음에 대해서 크게 확신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교회 분위기를 전도분위기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은 방금 언급한 목회자 자신이 복음에 확신을 갖는 것에서 시작된다. 성도들로 영혼구원에 진정한 마음을 갖도록 해야 함이 그 중심에 있다. 전도자들을 ‘판촉사원’ 정도로 인식되지 않도록 해야 함을 강조했다. 불신자들이 그것을 잘 안다는 것이다. 진정으로 자신들의 믿는 ‘도’를 전하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세를 불리려고만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정주채 목사가 말하는 복음주의 목회는 말 그대로 ‘복음’을 다시 목회의 중심에 놓자는 것이다. 각양의 프로그램이나 인위적인 어떠한 것들에 복음이 감추어져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그것은 목회자가 먼저 복음에 감동하는 것이며 성도들로 하여금 영혼구원의 소중함과 진실된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