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얼마 전에 외국에서 차로 이동 중이었습니다. 한국보다 도로 사정이 열악해 이동 시간이 길어 책을 한 권 읽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의 강론집이었죠.
그 중 일부를 읽어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예수님과 성모 마리아와 요셉의 이 가정이 얼마나 성스러웠겠는가 하는 것은 충분히 짐작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가정이 겪은 시련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 모든 시련들을 마리아나 요셉이 알아들었고 알고 있었겠습니까? 아닙니다.
이분들은 모든 것을 깨달은 것이 아니라, 비록 깜깜하고 어둔 밤과 같을지라도 모든 일에 있어서 하느님이 함께 계시고, 그분이 선으로 인도해 주실 것을 굳게 믿고 살았습니다.
성가정은 서민들이 겪는 가난과 굶주림도 겪었을 것입니다. 성 가정이 거룩한 것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이를 바탕으로 한 사랑이었습니다.
어제 아침 어느 신문에서 한번 실수로 불륜에 떨어져, 배우자 에게 죄를 범하고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다는 자책감에 사로잡혀 자살까지 생각했던 사람들이 배우자로부터 용서를 받은 뒤 얻은, 하느님은 자비로써 자신들을 눈같이 희게 만들어 주신다는 믿음을 고백하는 편지를 읽었습니다. 이것은 참 좋고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특히 하느님의 용서를 깨닫는 것은 중요합니다. 저는,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가장 큰 은혜는 용서라고 생각됩니다.
하느님의 용서가 있기에 우리가 감히 하느님 앞에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과 말과 행위로 크든 작든 죄를 짓고사는 우리가 하느님의 면전에 어떻게 감히 나설 수 있겠습니까?
오늘 제2독서 콜로새서에서도 사도 바오로는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 주고 서로 용서해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콜로 3, 13) 라고 하셨습니다.
가정에 용서가 없으면 우리 인간들은 갈 곳이 없습니다. 모든 인간관계와 가정에서 용서를 실천하면, 더 나아가 사랑을 실천하면 평화가 우리 세상에 깃들게 될 것입니다.”
(1986.12.28. 성가정 축일 강론)
이 강론을 읽고 저는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잘 살고싶고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100% 다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때론 뜻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참아내야 합니다.
남이 이유없이 비난하거나 무시해도 그건 그 사람의 문제이니 같이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완벽하거나 도덕적으로 완전 깨끗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가정 역시 ‘이 모양 이 꼴’ 같아도 서로 용서하고 역경을 이겨내야 합니다.
또 많은 젊은이들이 경제적으로 어렵다, 자유로운 삶이 좋다고 가정을 이루길 포기하는데, 비록 그들의 자유이긴 하지만 가정을 이루고 새 생명을 창조하는게 거룩하고 기쁜 일임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제가 가정을 못 이룬 것은 김수환 추기경께서 말씀하신 용서의 덕을 깨닫고 실천하지 못해서라는 느낌이 듭니다.
오늘 하루도 힘내십시오!
첫댓글 감사합니다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아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