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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식이 납자를 다그치면서 지도해야 도인이 나옵니다. 그럴만한 실력이 있어야 하는데 즉 법거량하고 점검해줄 안목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방장과 조실중에서 그런 역량이 있는 분이 있나요? 현직 방장스님과 조실스님중에 오도송과 전법게가 있는분은 대원스님뿐이고 원로 스님중에서는 송담스님과 진제스님이 확실한 인가를 받으신 분인데 송담스님과 진제스님이 열반하기전에 어서 어서 어서 이 두 분께 인가받은 도인들이 많이 나와야합니다. 결국 문제 해결은 우리들이 해야하네요. '우리들'은 수좌 스님만이 아니고 불자 모두를 말하지요. 종정스님이하 다른 방장, 조실스님들은 껍데기만 종정이고 방장이고 조실이어서 납자제접할 능력이 아예 없습니다. 수좌스님을 지도할 스승이 없는 이런 현실에서 어떻게 해야 도인이 나올 수 있을 까요? 답답합니다. 2000명 가까운 수좌스님들이 안거마다 정진하는데 점검과 법거량없이 정진만으로 끝나면 공부에 무슨 진전이 있겠습니까? 하늘에서 도인들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이 악순환(지도할 도인부재-지도못함-도인이 안나옴)을 어찌해야하나요? 어서 도인이 나와야 할 텐데하고 기다리지말고 바로 나 자신이 도인되기위해 정진, 또 정진하는 수 밖에 없나봅니다.
선관책진, 몽산법어,태고보우법어등 선서에서 인가를 강조합니다. 경허스님도 참선곡에서 인가를 강조했고 만공스님도 '명안종사의 인가 없이 자칭 선지식으로 남을 가르치는 죄가 가장 크니라'고 했습니다. 인가 강조 이유는 자신의 경지가 옳다고 착각하는 것을 바로 잡아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박사라고 해서 똑같은 박사가 아니고 누구의 지도하에 박사 받았나,논문 내용이 무엇이며 객관적 평가는 어떠한가,논문심사에서 어떤 문답을 주고 받았나등을 기준으로 박사학위의 질이 평가되듯이 인가도 ,어느 스님의 지도를 받았나, 인가자는 역량을 갖추었나,오도송의 내용은 어떠한가,전법게 수준은 어떠한가,인가할 때의 문답내용은 무엇인가등의 기준으로 인가의 질이 평가됩니다. 그래도 인가가 있으면 일정 수준 이상이라는 객관적 기준은 됩니다. 인가는 사회에서 인원선발할 때 지원조건이 박사학위이상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박사면 지원은 가능하지만 최종 선발과정에서는 박사학위의 질을 따져서 선발하듯이 일단 인가가 있다면 기본은 된 것이고 그 다음은 '"아, 저 스님은 인가는 있지만 부실한 인가다, 아니면 제대로 된 인가다"라고 대중들이 판단하여 평판이 생기게 되는데 그 평판을 인정하느냐 아니냐도 내가 결정합니다. 결국은 내가 어떤 분이 도인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밖에 없으며 그러러면 내가 판단할 만한 실력이 있어야합니다. 인가는 없어도 부실한 인가받은 분보다 더 도가 높은 분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런 분은 '나는 깨달았어'에 머물면 안되고 자신의 경계가 옳은지를 점검받고 궁극적 깨달음에 닿기위해 탁마를 해야하며 탁마과정에서 자신보다 나은 분의 인가를 받아야 후학위한 질서가 세워집니다.
* 인가의 중요성에 관한 말씀들입니다.
출처: 경허,만공,전강,태고,몽산법어(주안 용화사 판),경봉스님서간집,진제스님법어중
-경허스님 참선곡중에서
...깊이 궁구하여가되 일념만년 되게하야 폐침망찬 할 지경에 대오하기 가깝도다.
홀연히 깨달으면 본래 생긴 나의 부처 천진면목 절묘하다 아미타불 이 아니며
서가여래 이아닌가 젊도 않고 늙도 않고 크도 않고 적도 않고 본래 생긴 자기영광
개천개지 이러하고 열반진락 가이없다 지옥 천당 본공하고 생사윤회 본래없다
선지식을 찾아가서 요연이 인가맡어 다시 의심 없앤 후에 세상만사 망각하고
수연방광 지내가되 빈배같이 떠놀면서 유연중생 제도하면 보불은덕 이아닌가...
-만공법어 252쪽 19번.명안종사의 인가도 없이 자칭 선지식으로 남을 가르치는 죄가 가장 크니라.-
-태고법어 161쪽 참선명중에서
이 소식을 혼자 기뻐하지말고 無智人에 말하지도 말고서 반드시 종사를 찾아보아 기회드려 간절히 請益(청익)하소 그래야 조사의 전통잇게되어 가풍이 편벽되지 않을 걸세
-태고법어 272쪽 행장중에서
중국의 중인 무극은 재주있고 말솜씨가 능하다.우리나라에 와서 여러 곳으로 다닐 제 감당할 이가 없었다.어느 날 스님을 찾아와서 이야기 하여 보고는 크게 감복하여 말하기를 '나의 소견이이것뿐입니다.어찌 더 바랄 것이 있겠습니까.중국의 남방에는 임제선사의 법통이 끊어지지않고 전하여 옵니다.한번 가서 인가를 받음이 좋을 듯합니다.아무와 아무는 唱導師이고 아무와 아무는 본분의 작가로서 아무 산에 있어서 그럴만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읍니다.'하였다.그가 작가라고 말한 이는 임제 선사의 법통으로 설암선사의 적손인 석옥청공같은 몇사람을 지적한 것이다. 스님께서 그의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여 서 至正원년 신사(충혜왕 2년)에 중국의 남방을 찾아가려 하였으나 ......
-태고법어 273쪽
병술년(충목왕 2년)봄에 원나라 연도에 건너가 대관사에 유하니 도덕의 장한 소문이 원나라 황제에 까지 들렸다......
-태고법어 279쪽
석옥화상이 미소하면서 말씀하기를 '부처님의 법이 동방으로 갔구나'
-몽산법어(용화선원간행) 64쪽(몽산화상시총상인)
문득 댓돌맞듯 맷돌 맞듯하야 졸지절하며 폭지단하야 자기를 훤하게 밝혀 불조가 사람에게 미움받은 곳을 옭아 잡거든 또 마땅히 대종장을 친견하야 단련을 구하야 대법기를 이룰지언정 조금 얻은 것으로 만족함을 삼지 말지니라. 깨달은 뒤에 만약 대종장을 만나지 못하면 뒷일을 요달치 못함을 면치 못하리니 그害가 하나만이 아니니라. 만약 불조기연상에 막힌 곳이 있으면 이는 깨달음이 옅어 현묘함을 다하지 못하리라.
-몽산법어(고담화상법어)
이런 때에 이르러서는 일찌감치 덕 높은 선지식을 찾아서 機味(기미)를 완전히 돌려서 바름(正)도 치우침(偏)도 없게하야 밝은 스승이 허락하거든 다시 숲속으로 들어가서띳집과 동굴에서 고락을 인연에 따르되 하염없이 蕩蕩(탕탕)하여 성품이 흰 연꽃 같게 할지니.....
-전강스님법문 테이프에서
경허스님이 인가가 없다는 말을 하는 이들이 있는데 경허스님이야 위음왕불이 다시 오신 것으로 봐야 하는 것이여... (전강스님 법문 501번 58분중 42분 경)
-전강스님 법문(용화선원홈페이지에 실린법문중에서 가져옴:법문 전체 내용은 용화선원 홈페이지 참조)
(전략)대중들이여! 위음왕불(威音王佛) 이후에는 스승없이 스스로 깨친 자는 모두 천연외도(天然外道)라 했으니, 법을 받은 명안종사(明眼宗師)에게 인가도 받지 않고 자기가 제일이라 하며 묘한 언구문자선(言句文字禪)을 활구(活句)라 하고 학자들을 속이고 있다면 이러한 외도들은 부처님도 구하지 못하리라. 금일 최상승 활구참선법을 닦는 대중들은 명심할지어다(후략)
-송담스님 (No.058)—1977년 동지차례(77년 12월 22일)(정사년 11.12 음) (35분)
아까 전강 조실 스님 말씀에 "깨닫기 전에도 반드시 눈 밝은 선지식의 지도하에 화두를 타서 정진을 해야 하고, 깨달은 뒤에도 반드시 선지식의 인가를 받아서 깨달은 뒤에 수행하는 지도를 또 받아야 한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다른 것은 스승 없이 독학할 수도 있고 자습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참선은 여러 가지 경전을 사다 놓고, 조사어록을 사다 놓고, 참선에 관한 일본 서적 · 한국 서적 · 중국 서적을 사다 놓고 혼자 이 책 저 책을 읽어 가면서 혼자 자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백 명 만 명 속에도 제대로 공부가 되질 못하는 것이고, 만 명 가운데 한 사람도 깨달은 사람이 나올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달마 스님께서도 말씀하시기를, 「위음왕불(威音王佛) 이전에는 몰라도 위음왕불 이후에는 스승 없이 깨달은 사람은 없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위음왕불은 부처님 가운데에 최초의 부처님이십니다.
땅속에서 땅을 파 가지고 금을 찾는다든지, 바닷속을 뒤져 가지고 보석을 찾는다든지 하는 것은 혼자 마음대로 돌아다니다가 혹 눈에 띄기도 하겠지마는, 참선을 해서 내가 나를 깨달은 것은 스승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가 있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은 언제나 나와 같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벌써 찾으면 그르치게 되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참선을 하는 것은 화두를 항시 의심을 해서 깨닫기 위해서 참선을 하는 것이지마는, 정말 바로 말하자면 찾음으로 해서 자기를 잃게 되는 소치인 것입니다. 그렇지마는 우리는 찾아야 합니다. 찾되 선지식의 지도에 의해서 찾아야만, 찾음으로써 잃어버리는 그것을 보게 되는 까닭이 되는 것입니다.
-삼소굴 소식(경봉스님과 선지식간의 편지 모음:통도사 극락선원간행,1997)해제(삼소굴 시자 명정스님이 쓰심)중에서
이 서간문 가운데 정묘년인 1927년 동짓달 스무하룻날 경봉노사께서 견성하시고 오도송과 당신의 견처를 제방 선지식들께 보냈는 데 한암,제산,용성스님께서 보내신 글들은 깨달은 뒤의 보림소식을 친절히 답하여 보내주신 글들이며 만공스님께서는 답장이 오지 않았다. 그 뒤 선학원에서 만나 "어째서 답을 하지 않으셨습니까?"하니까 "그 소중한 일을 어떻게 편지로 하겠소."하기에 경봉스님께서 "그러면 말씀해주십시오."하니까 "그 깨달은 경지를 잘 照察하시오."하기에 팔목의 아픈 부분을 꽉 눌러주었다고하신 말씀을 시자때 들었다.
여러 선지식들께 같은 내용으로 편지를 보냈는데 거의 悟後 보림소식은 당신들의 경지에서는 감당할 수 없다는 답신이 왔다고 하신 말씀을 들은 기억이 난다.
-진제스님법어(해운정사 홈페이지 법문중 '금모선원대중과의 문답'에서 퍼옴)
문 :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천오백년 전에 새벽별을 보고 깨치신 그 경지와 스님께서 깨치신 경지가 같습니까, 다릅니까? 만일 이 물음에 대한 답에 털끝만큼이라도 거짓이 있다면, 스님께서는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빠져서 헤어날 기약이 없을 것입니다.
답 : 허허허허. 그래 그래, 네 말이 맞다. 견성(見性)이라 하는 것은 성품을 보았다는 것 아니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도 성품을 보셔서 각(覺)을 이루신 것이고, 역대 도인들께서도 다 자기 심성을 보셔서 깨달으신거고, 견성(見性)자리에 차별이 있을 수 있는가? 그렇기 때문에 무사자오(無師自悟)는 천마(天魔), 외도(外道)라 하지 않았느냐. 그래서 부처님께서도 면밀히 정법(正法)을 이어 온 선사로부터 인증(印證)을 받으라고 하셨던 것이고, 독불장군(獨不將軍)으로 '내가 견성했다'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 견성법 문중에서는 조작이 없고 거짓이 없게 하기 위해서 먼저 깨달은 선사로부터 인증을 받아야 하는 가풍(家風)이 서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