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산들학교 선생님들이 여름 모꼬지를 다녀왔어요.
두꺼비산들학교는 겨울에 한번, 여름에 한번 모든 선생님들이 다같이 모꼬지를 합니다.
겨울에는 지난해 사업의 평가와 새해 사업계획을 논의하느라
밤12시가 넘어서야 회의를 마치고 뒷풀이를 시작하면 날을 꼬박 새곤 하지요.
그러나 여름 모꼬지는 아무 회의도 계획도 없이
그저 어울려 놀고 먹고 쉬는 때입니다.
약속한 시간에 모두 모여 차 4대로 나눠 타고
양평 광탄리 흑천으로 갑니다.
마을 노인회에서 운영하는 평상을 하나 빌립니다.
차를 마시며 평상에서 쉬고 싶은 사람은 쉬고
물가까이에 텐트를 쳐놓고 오고가며 앉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아이들은 물에 들어가서 보트도 타고 수영도 하고 물장난도 합니다.
물이 깊지 않고 맑아서 아이들이 놀기에 아주 좋네요.
보트를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고 강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놀다가
아이들이 갑자기 텐트에 있는 때죽나무에게 물을 퍼붓자
물벼락을 맞은 때죽나무의 맹렬한 공격이 시작됩니다.
평상에 가서 주전자를 가져오더니 물을 담아 아이들에게 퍼붓고, 아이들은 도망가고
또 때죽을 공격하고는 물속으로.. 때죽은 주전자로 대응.. 을 반복하며 전쟁같은 물싸움을 합니다.
신나게 놀고 이제 숙소로 들어갑니다.
짐을 풀어놓고 저녁을 먹은 후 산책을 나갑니다.
가로등이 없이 어두운 밤,
부슬부슬 비가 뿌리는 강가 시골길을 걸어가니
물소리, 바람소리,
풀내음과 비내음이 온몸 가득 들어옵니다.
새들의 몸짓따라 춤을 추고
풀벌레 장단 맞추어 노래부르고 싶어 집니다.
낮에 물에서 신나게 논 아이들은 잠이 들고
모두 모여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랫만에 터놓고 이야기 하는 자리,
새벽까지 이야기를 하다보니
날이 새는듯 밖이 휘뿌여져서야 잠자리에 듭니다.
아침에 나가보니
어젯밤에 온 비로 산과 강이 그림 같습니다.
아침을 먹은 후 양평 옥천면 사나사 절로 갑니다.
크지는 않으나 오래된 역사가 느껴집니다.
절마당의 미륵불과 단아한 3층석탑과 창건한 스님의 부도,
대웅전 뒷편의 삼성각, 조사실까지 천천히 둘러봅니다.
일제에 항거해 스님들이 의병을 조직해서 치열하게 싸웠다고 합니다.
오래된 절답게 마당한 가운데 큰 보리수나무가 서 있습니다.
절을 나와 아래쪽 계곡으로 내려갑니다.
바위와 모래와 작은돌, 깊은곳과 얕은 곳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바위에 앉아 차고 맑은 물에 발을 담그고 한참을 물을 내려다 봅니다.
낙차가 진 곳에 생기는 흰물보라.. 음이온이 마구마구 나옵니다.
어느새 돗자리를 깔고 물을 끓여 커피를 타서 줍니다.
시원한 계곡물가에서 마시는 따뜻한 커피.. 그 맛이 일품입니다.
빗방울이 점점 굵어져 자리를 떠나서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한참을 물놀이 한후라 따뜻한 밥을 맛있게 먹고
이제 광명으로 돌아갑니다.
차마다 잘가라 인사를 하고,
우리차는 맛있는 커피를 마시러 까페블랑으로 방향을 틉니다.
들어서니 주인장이 맞아 주시고,
코스타리카와 브라질 Specialty를 마십니다.
신맛은 신맛대로 쓴맛은 쓴맛대로 부드럽게 자기 맛을 드러냅니다.
모두 참 맛있는 커피라 합니다.
돌아오는 길..
아직도 비가 내립니다.
창밖으로 뿌리는 비를 보며, 음악을 들으며..
차가 좀 막혀도 좋겠다 싶습니다.
늘 만나던 사람들과의 새로운 만남..
참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첫댓글 오랜만에 사진으로나마 선생님들 뵈니깐 너무 반갑네요. 8월도 벌써 반이 흘러가고 곧 있음 다시 만나겠죠? ㅎㅎ 남은 8월도 건강하게 보내시고 9월에 뵈요. ^^ (다들 더 이뻐지신거 같아요 ㅎㅎ 여유로워 보이시고요 ^^)
잠을 못자서 얼굴이 좀 부었지요?
태민이 잘 놀고 있지요?
'육태민'이란 글자를 보는 순간
태민이와 태민맘 그리고 태준이의 웃는 모습이 확~ 그려집니다.
그리운 이들..
잘 지내시다 만나요~
영훈이에게 위에사진을 쭉 ~보여줬더니.... 영훈씨왈 엄마 여울각시.풀잎 왜? 차길로다니냐며 궁금해합니다.... 다칠까봐걱정까지 덤으로다~ ㅎㅎㅎㅎㅎ
후후후 영훈씨의 염려를 받으니 기분이 쑤~욱
찻길이 아니고 산책길이예요.. 산책하는 사람들만 다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