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에는 ‘인은 사람이 거해야 할 편안한 집이고,
의는 사람이 걸어야 할 바른 길이다’(이루상)라는 대목이 나온다.
‘왜 하필 이익을 말하십니까? 오직 인의(仁義)가 있을 뿐입니다
’(양혜왕상)라는 대목도 나온다. [논어]에서는 인(仁)도 의(義)도
지(知), 용(勇), 신(信) 등의 다른 여러 덕목들과
사실상 동렬의 것으로 등장한다. 또한 인과 의를 대비시키거나 합쳐서
말하는 경우는 없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인은 유교에서 최상의 덕목으로
일컬어진다. 맹자가 유교에 미친 많은 영향들 가운데
특히 중요한 것은 의(義)의 가치와 의미를 중시하여 높였다는 점이다.
사실상 맹자로 인해 유교에서 의가 인에 못지않은 중요한 덕목으로
자리 잡게 되었지만, 의의 중요성은 맹자 시대의 전반적인
사상적 변화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맹자의
논적인 고자(告子)는 이른바 인내의외(仁內義外),
즉 인은 내면적인 것이고 의는 밖으로 드러난 외면적인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 [장자] 내편과 [묵자]의 십론 가운데에도 인과 의를
대비시켜 표현하는 경우가 나온다. 그러나 인과 의를 나란히
일컬어 ‘인의’로 말한 것은 맹자가 처음이다. 따라서 맹자를
인의의 제창자라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맹자의 사상과 학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왕도론과 성선설이라고
하지만, 인의야말로 그 둘을 뒷받침하고 연결 짓는 축에 해당한다.
인의의 정치를 행해야 할 필요성을 논하는 것이 왕도론이며,
인의의 마음을 모든 사람이 본래부터 갖추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게 성선설이다. 요컨대 맹자의 정치론과 인간론에서
공히 중추를 이루는 것이 인의의 이념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인의’에서 인과 의의 뜻을 나누어 생각해보면, 때에 따라서는
일종의 가족 도덕에 한정되어 각각 효(孝)와 제(悌)를 뜻한다고도
볼 수 있으나, 대체로 인은 연민이나 친애(親愛)를 뜻하고 의는
정의나 도의를 뜻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인의’는
그 자체로 도덕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