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입은 흑인소녀로 세계를 놀래킨 그가, 여의도로 출근한 이유는?│심찬양 그래피티작가 인터뷰

[김수영]

정장 입은 직장인이 가득한 여의도.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이들 사이로,

5m가 훌쩍 넘는 높이의 하얀 벽에

스프레이를 칠하는 한 사람이 보입니다.

월,화,수,목,금

매일같이 출근도장을 찍으며

월드비전빌딩 앞에서 그림을 그린 그는?

출처: 심찬양 작가 인스타그램(@royyaldog)

미셸 오바마 등

한복을 입은 흑인 여성의 그림으로

그래피티의 본고장 미국에서 주목을 받고

여러 CF로 국내에서도 이름을 알린!

심찬양 그래피티 라이터입니다.

그가 이곳에서 그림을 그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심찬양 작가와의 진솔한 인터뷰,

지금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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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래피티 라이터 심찬양입니다.

"제 그림을 보면 여성, 꽃 그리고 한복이 많이 등장해요. 미국에 가기 전까지는 강하고 거친 그림을 그리는 것이 그래피티의 본질에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그래피티의 본고장인 뉴욕에서 여러 사람들과 그림을 그리다 보니, 그래피티의 본질은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더라고요. 나의 이야기에 대한 고민이 한국적인 요소들을 담은 '꽃이 피었습니다' 등의 작품들로 이어졌고,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어요.

출처: 심찬양 작가 인스타그램(@royyaldog)

이번에 월드비전과 함께한 <World is One> 캠페인 작품에도 세 가지 요소가 다 담겨있어요. 처음 'World is One'이란 타이틀을 들었을 때, 세계가 하나가 되기 위해선 우리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군가가 돕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움직이고 노력해야 진정으로 하나를 이룰 수 있죠.

그래서 '한국인으로서의 나, 그리고 우리'를 담았습니다. 그래피티 속 주인공인 한국 여성과 한복, 무궁화 꽃이 그 상징이에요."

월드비전은,

제 어린 시절의 일부였어요.

"작년 말 미국에서 활동 중일 때, 월드비전에서 처음 연락이 왔어요. 그래피티 작품으로 함께하고 싶다고. 갑작스럽기보다는 올게 왔구나 생각했죠. (웃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무언가 해야지' 항상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부모님의 영향이 커요. 인터뷰 전에 어머니께 여쭤보니, 월드비전에 후원을 한지 벌써 23년이나 되셨더라고요. 부모님이 후원하시는 아프리카 아동들의 사진이 집안 곳곳에 붙어있었어요. '게레투 마코스', '마지바림웨 샘슨' 아이들 이름도 아직 또렷해요. 5백 원, 천원 용돈을 받으면 월드비전 사랑의빵 저금통에 모았던 기억도 나고. 어떻게 보면 제 어린 시절에 월드비전이 있는 거죠."

부모님은 삶 자체로

나눔의 본보기가 되어주셨어요.

"부모님이 나눔에 대해 무언가 거창한 이야기를 해주셨던 건 아니지만, 항상 베풀고 나누고 주변 사람을 챙기시고, 장기기증도 하시고, 말 그대로 '나누는 삶'을 몸소 보여 주셨어요. 최근에 알게 된 건데, 아버지께서 헌혈도 170번 가까이하셨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부모님을 보면서 '도움이 필요한 이가 있을 때, 내가 그 돕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라고 생각했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 막연히 35살 때 아프리카 선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거든요. 어린 마음에 35살이 되면 뭔가 큰 어른이 될 거라 생각했나 봐요. 지금은 그라피티 라이터로 일하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그 꿈의 연장선에서 월드비전과 함께 이번 <World is One> 작업을 하게 된 거라 생각해요.

인터뷰를 할 때마다 조심스러운 게, 제가 말만 좋은 사람인 척하고 행동은 다르게 하면 안 되잖아요. 가장 가까운 사람인 제 아내가 보기에도 제가 말하는 대로 사는 삶이 되어야 할 텐데, 저희 부모님은 정말 그런 본이 되어주신 분이셨어요. 저도 그런 삶을 살고 싶고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림을 잘 그리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피티 작품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바로 '내 이야기'를 담는 거예요. 제가 본 것, 제가 경험하고 생각한 것, 그런 저의 진심이 담긴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요. 제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그림에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아서.(웃음) 그래피티를 통해 저의 생각과 메시지를 전할 수 있고, 그런 제 작품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시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World is One>을 그리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진심을 담아 이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다. 그리고 작품에 모아진 사람들의 관심이, 월드비전이 하는 일들의 가치를 조명하는 기회가 된다면 나의 역할은 다 한 거다'라고.

'우리의 비전은 모든 아이들이 풍성한 삶을 사는 것이고, 우리의 기도는 사람들이 이 일에 동참하도록 하는 것이다.' 월드비전 사무실에 붙어있는 문장이 마음에 참 와닿더라고요.

단편적으로 보면, 제가 이번 캠페인 작품을 그리며 월드비전을 돕는 거겠지만, 생각해보면 월드비전이 '제가 그래피티를 통해 아이들을 위한 나눔을 전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생각해요. 이 그림이 누군가에게 세상을 돌아보고, 나눔의 가치를 되새기고, 아이들을 바라보는 기회가 된다면 제겐 충분할 것 같습니다."

아픔 속에서

다시 꽃이 피어나길 바라요.

"월드비전이 6.25 한국전쟁 당시 고아들을 돕기 위해 생겨나서, 올해 70주년을 맞이했다고 들었어요. 전쟁이라는 아픔 속에서 도움을 주고받는 나눔이 피어난 거라 생각해요.

요즘 코로나19 사태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정말 큰 고통을 겪고 있잖아요. '지금의 시간이 위기에서 기회로 이어졌으면'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봤어요.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는 의료기술이 발전하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의 감사함을 되새기고, 나눔이 필요한 곳에 나눔을 전하는 시작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출처: 심찬양 작가 인스타그램(@royyaldog)

언제가 아프리카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아이들에게 한복 입은 모습을 그려서

선물해 주고 싶다는 심찬양 작가.

손끝에서 피워내는 그림으로

세상에 전할 그의 이야기가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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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찬양 작가의 이번 그래피티 작품은,

1950년 한국전쟁 속에서 태어나

올해로 70주년을 맞이한 월드비전의

<World is One> 캠페인을 담았습니다.

7월 9일(목) MBC에서 방송되는

World is One MBC 랜선 콘서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글. 김유진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사진. 편형철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