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청도 각북입니다>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더이상 공사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아저씨들의 말을 믿을 수는 없지만 다행히도 추석이후로 거의 인부들이 드나들지 않는다고 하시네요 국정감사때문인건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할머니들께서 한숨 돌리고 다친 몸들을 가눌 시간이 생겨 다행입니다. 하지만, 긴장을 풀지 않은채 맘을 놓지 않으시는 전투모드의 할머니들을 보고 있자니 얼마나 고약하게 할머니들을 괴롭혀왔는지 실감이 나네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도울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한 저로서는 그저 가슴이 답답해지는 게 사실입니다. 게다가 같은 송전탑 문제이면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밀양의 모습을 보고 있지면 어떻게 해야 이분들에게 힘을 실어 드릴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생깁니다.
그래도 오늘은 정말로 중요한 사실을 하나 들었습니다.
밀양은 송전탑을 만들어 봤자 청도가 완공되지 않으면 쓸 수가 없다는 이야기였는데요... 이유인 즉슨, 송전탑을 사용할 때에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흘리기 위해 변압기를 1년동안 시험가동해서 가동여부를 판단하는데 여기에는 765같은 큰 송전탑은 시험가동용으로 사용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청도가 완공되지 못하면 밀양은 당연히 사용이 불가능해 진다는 거죠~! 345같은 절반정도의 송전탑으로 시작해서 점차 높은 송전탑으로 옮겨가야 하게 되는데, 때문에 결과적으로 청도 송전탑을 막는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송전탑 사업과 전기를 배달하는 사업에 있어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계속해서 청도 송전탑 사업 방어의 당위성을 찾던 저로서는 청도 투쟁현장에 숨을 불어넣기에 이것만큼 좋은 이유가 없습니다. 결국 청도사업을 막는다는 건 우리나라 핵발전에 있어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말이 되니까요~!!
그런 청도에 생명평화 대행진 순례단이 방문합니다.
오늘 청도에 온 것도 할머니들을 도와드리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이후 15~6일에 있을 강정 생명평화대행진에 밀어넣은 청도일정을 논의하기 위해서입니다.
공사현장이 벌어지고 있다면 마음같아서는 생명평화 대행진에 참가하고 계신 분들과 함께 할머니들게 못되게 굴었던 것들을 다 갚아드리고 싶지만, 공교롭게도 국정감사 기간과 겹쳐 공사현장에 타격을 주는 것은 힘드리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여기 찾아오시는 분들과 16일 오전에 행진, 집회, 잔치를 준비했습니다.
물론 행진, 집회, 잔치 모두 다 열분 남짓한 어머니들과 생명평화 대행진에 참가하신 참가자들 4~50명이 다지만, 즐겁게 진행해볼까 합니다.
시간 |
대구 |
오전 8 : 30 ~ |
지지방문 _ 청도 송전탑 대치 현장 |
11 ~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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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 ~ 1 |
점심식사 후 대구로 차량이동 |
1 ~ 2 |
2 ~ 3 |
집회 _ 대구시청 시지노인병원 농성장 |
3 ~ 4 |
시청출발 대구시내 도보 홍보전 |
4 ~5 |
“서로 보듬는 치유광장“
_ 1부 _ 참가단 쉼 프로그램
시민 캠페인 : 대백 앞
_ 저녁식사 _ 도시락
_ 2부 _ 대구생명평화문화제
: 한일극장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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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6 |
저녁 6 ~ 7 |
7 ~ 9 |
9 ~ 10 |
뒷풀이 _ 민주노총강당 |
그래서 제안드립니다. 아침 8시 반부터 방문하는 생명평화 대행진 순례단과 함께 할머니들께 우리가 당신들을 이만큼 지지하고 있다라고 표현해 주는 건 어떨까요?
각북면 투쟁장에 8시 반까지 오시면 그때부터 바로 일정이 시작입니다.
청도에서의 일정은 딱 12시까지만 진행 됩니다. 이후 대구의 일정은 여러분이 일정 되시는대로 진행하셔도 됩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저녁까지 일정을 함께 해주셔도 좋고, 아니라면 청도에서의
오전 일정만 함께 해주셔도 좋습니다. 참여하고 싶으시다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연락주시면 가는 방법, 오는 방법, 가서 뭘하게 될 지 다 알려드리겠습니다.
문의는 이형석 010-4494-1408 또는
투쟁현장의 이언주 부녀회장님 010-5533-8449 에게 해주시면 되겠구요~!
급하게 시간에 쫓겨 글을 쓰다보니 뭔가 글에 기승전결이 없긴 하지만, 중요한 건 청도라는 지역에 송전탑이 그냥 건설되도록 놔줘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절대루요~!
여러분들의 참여와 도움을 기다립니다.
몸이 안되신다면 후원이라도 좋습니다.
연락주세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적은 수기를 올릴까 하다 우연하게 같이 다녀온 친구의 이야기를 올립니다.
"몸이 아파도 막을 사람이 없으니까 어쩔 수가 없어, 해야지. "
추석 연휴 이후 공사장 인부들이 공사장에 나오지 않으면서 잠잠하다고 한다.
다행인가? 언제일지 모르는 시간과 믿을 수 없는 불안한 말들.
마음이 멈칫 멈칫해지는 순간들.
해남 이모가 떠오른다. 작은 시골... 누가 누군지 다 알 동네. 여느 곳처럼 나물을 다듬고 오손도손 앉아 마실 나오듯 이야기를 나누는 할머니들... 다른 것이 있다면 현수막들이 걸린 투쟁현장 천막 앞이라는 것. 그래서 할머니들과 이모가 오버랩되어 마음이 어지간히 그렇다.
좁은 도로사이 황금녘이구나ㅡ할 만큼의 가을들판과 도란도란 손잡고 걷기 좋은 마을길들... 시선을 위로 올리면 그 좁은 마을과 길 사이의 산에 가늠도 안될 크기의 철탑이 세워져있다. 곳곳에 보이는 많은 송전탑. 강정이나 쌍용.. 어느곳이든 그런 문제가 이곳도 마찬가지겠지. 이간질의 사이에서 평생을 살며 짐작이나 했을까싶은 사람들과의 등돌림말이다. 개발, 성장이란 이름으로 우리도, 관계도 다 뒤덮어버리는 것 같다. 그래 내게 어마어마한 돈을 주어라, 평생을 살던 곳을 떠나마. 그래 그렇게 사람은 떠난다치자. 그럼 된건가? 끝이야? 할머니들 뵙고 같이 커피 마시고 밥 먹고 이야기 듣고 웃고... 고맙다는 말에 어찌할바를 모르겠다. 고맙다고 말씀드려야할 건 분명히 나인데...
첫댓글 청도꺼정 뛰는교, 고생이 많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