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西部)의 풍광(風光)
2005년 여름, 미국 미시시피(Mississippi)주 멤피스(Memphis)에 살던 딸의 성화에 못 이겨 20박 21일간의 미국여행을 할 기회가 생겼다. 집사람과 함께 미국 딸네를 가는 김에 날짜를 넉넉히 잡아 미국 동부를 포함하여 미국 몇몇 지역을 돌아볼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이것이 나의 첫 번째 미국여행이었다.
그 이후, 딸이 오레곤(Oregon)으로, 텍사스 러벅(Lubbock)으로, 대도시 댈러스(Dallas)로 이사를 하는 바람에 내가 미국 전역을 골고루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며 중앙아메리카(Latin America)도 몇 차례 여행하는 기회도 잡을 수 있었다. 혼자서 미국 곳곳을 여행하기도 했는데 여행 중 만나 잠시 담소를 나누던 어떤 미국인은 ‘미국인 중에도 당신만큼 미국 전역을 골고루 여행한 사람도 드물 것’이라는 말도 들었으니 나의 복이자 행운이었던 셈이다.
미국 서부(西部)는 통상 네바다주, 뉴멕시코주, 몬태나주, 애리조나주, 아이다호주, 알래스카주, 오리건주, 와이오밍주, 워싱턴주, 유타주, 캘리포니아주, 콜로라도주, 하와이주를 포함해 13개의 주를 일컫는다.
1.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
샌프란시스코 구도심 / 미 서부의 명문대학 스탠포드
미국 서부 개척시대, 캘리포니아는 일확천금을 꿈꾸는 모험가들에게는 기회의 땅으로 꿈과 희망이 있는 지상의 낙원이자, 죄악이 난무하는 무법천지이기도 했던 곳이다. 미국에서 텍사스주에 이어 세 번째로 넓은 면적의 캘리포니아주는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요세미티 국립공원 등이 알려졌다.
이곳은 로키 산록(山麓)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더불어, 태평양 연안에 위치하여 해양성 기후의 영향으로 겨울에도 춥지 않고 여름에는 덥지 않아 쾌적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구 도심의 구불구불 언덕길이 아름답게 보존되어 있다.
알 카트래즈 / 금문교(金門橋)
성(聖)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딴 도시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의 도심(都心)은 나지막한 구릉(丘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푸른 숲과 어우러진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가는 곳마다 들어서 있어 기막힌 경관을 자랑한다.
서부개척 당시, 광산(鑛山)에서 사용하던 케이블카를 지금도 도심에서 관광용으로 운행하고 있는 등 운치가 넘친다. 조그만 포구인 피셔맨스 워프(Fisherman's Wharf) 앞바다에는 마피아의 전설적인 두목 알 카포네(Alphonse G. Capone)가 수감 되었던, 또 영화화되어 우리에게 이름이 익숙한 악명 높은 종신(終身)감옥 알카트래즈(Alcatraz)도 있다.
또 그 오른쪽에는 조금 더 큰 보물섬(Treasure Island)도 보이고, 부두 앞의 나무판자에는 엄청나게 큰 바다코끼리 떼가 몰려와 쉬고 있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미국에서 가장 길고 아름다운 다리로 알려진 금문교(Golden Gate Bridge)와 그 건너편 부자들의 동네라는 소살리토(Sausalito)는 호화 요트들이 강변에 넘치는데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동네로 알려져 있고, 또 미국 서부의 최고 명문대학 스탠포드(Stanford)는 샌프란시스코의 자랑인데 넓은 캠퍼스와 웅장한 건물은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2. 천사의 도시 로스앤젤레스(LA)
캘리포니아주 제일의 도시인 로스앤젤레스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도시로, 우리 교민이 가장 많이 거주하여 영어를 한마디도 하지 않고도 살수있다는 도시인데 예전 우리나라 유행가에서 나성(羅城)으로 노래되던 도시이다.
‘나성(羅城)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사랑의 이야기 담뿍 담은 편지~~’ 1978년 길옥윤이 작곡하고 세샘트리오(전항, 전언수, 권성희)가 불렀던.... 너무나 신기하고 향기가 넘치는 노래였다. 당시 한국에서는 LA를 '나성(羅城)'이라고도 했다.
영화의 본고장 할리우드 / 할리우드 도심 / 유니버셜 스튜디오
LA는 세계 영화인들 동경의 대상이었던 할리우드(Hollywood)가 있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유니버셜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지금은 플로리다의 올랜도에 새롭고 더 크게 이전(移轉)되었지만 세계 어린이들의 꿈을 최초로 실현했다는 테마파크 디즈니랜드(Disney Land)도 있는데 방문했을 때 동심으로 돌아가 여러 가지 놀이기구도 타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3. 환락(歡樂)의 도시 라스베이거스(Las Vegas)
라스베이거스의 호화 호텔 / 도박장 입구
일확천금을 노리는 도박사들이 모여들고 온갖 환락이 넘실대는 라스베이거스는 네바다 사막 가운데 오로지 도박을 위하여 특별히 세워진 도시로 세계 최고급 호텔들과 카지노로 항상 불야성(不夜城)을 이룬다.
라스베이거스(Las Vegas)로 가는 길은 황량한 모하비(Mohave) 사막을 가로질러 가는데 아득히 씨에라 네바다(Sierra Nevada)산맥이 바라보인다. 씨에라(Sierra)는 스페인어로 ‘톱날’이라는 뜻이라는데 정말 산맥의 능선이 톱날처럼 들쑥날쑥 날카롭게 솟아있다. 모하비 사막은 쓸모없는 덤불들로 온통 뒤덮여 있고 이따금 3~4m 높이의 키 큰 선인장이 서 있는가 하면 땅 위에는 키 작은 손바닥 선인장들이 뒤덮여 있다.
황량한 사막이라 생명체라고는 없을 것 같은 모하비사막에도 사막여우를 비롯하여 늑대, 전갈, 프레이리 독(Prairie Dog) 등 수 많은 생명체들이 있다고 하며, 중간 쉼터에서 가이드는 특히 전갈(Scorpion)을 조심하라고 한다.
라스베이거스에서 1박을 했는데 으리으리한 관광호텔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고, 호텔마다 카지노 도박장이 개설되어 있다. 집사람한테 30만 원만 투자해서 일확천금을 노려보자고 설득하다가... 실패.. ㅎ
4.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엘 까피탄 바위 / 면사포 폭포 / 요세미티 폭포
샌프란시스코의 동쪽 로키 산록(山麓)에 자리잡고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아름다운 경관과 울창한 수목, 거대한 바위 등으로 유명하다. 미국 서부개척 초기, 이곳 인디언들이 백인들에게 ‘요세미티’라고 소리를 질러서 이곳 지명이 되었는데 원래의 뜻은 인디언 말로 ‘아! 회색 곰(Grizzly)이다!’로, 빨리 피하라는 경고였다고 한다. 미국에서 제일 높다는 요세미티 폭포(739m), 면사포 폭포, 세계 최대 단일 화강암 덩어리인 엘 까피탄(El Capitan) 바위, 하프 돔(Half Dome) 바위, 수 천 년은 된 듯싶은 거목들(메타세쿼이아 나무), 울창한 숲과 그 사이를 흐르는 맑은 개천들은 그림처럼 아름답다.
어느 해 봄철이었는지 한국 아줌마들이 이곳으로 관광을 왔는데 지천으로 깔려있는 고사리를 뜯다가 산림 감시원에 발각되어 된통 곤욕을 치렀다는 가이드의 이야기.....
5. 자연의 대 파노라마 그랜드캐니언(Grand Canyon)
애리조나주 북서부의 드넓은 고원에 펼쳐진 그랜드캐니언 대협곡은 자연의 경이(驚異)이자 신의 조화로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해발 2.000m의 평지인 콜로라도 고원을 콜로라도강이 흐르면서 수많은 세월 동안 침식(侵蝕)을 계속하여 이처럼 어마어마한 협곡(峽谷)이 형성된 것이다.
협곡은 깊이가 1.7km, 길이가 450km나 된다고 하니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를 324km로 보면 거의 1.5배나 되는 셈이다. 1인당 120달러를 내고 경비행기를 탔는데 계곡 위를 나르며 내려다보면 붉은색, 흰색, 초록색 등 다양한 색깔의 암벽들과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계곡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계곡 속에는 가느다랗게 흐르는 콜로라도강 줄기가 보이고 붉은 강물 위로 작은 다리도 있는데 푸른 나무들 사이로 오밀조밀 들어선 작은 인디언 부락(部落/마을)도 보인다.
계곡 위에서 인디언 마을로 내려가는 꼬불꼬불하고 아슬아슬한 길이 보이는데 그 길을 따라 내려가 인디언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는 여행상품도 있다고 한다.
대협곡 그랜드캐니언
내려가는 것은 그럭저럭 가능하겠지만 되짚어 올라오려면 얼마나 힘이 들까.... 이 계곡 곳곳에는 나바호(Navajo) 인디언, 푸에블로(Pueblo) 인디언들이 살았던 유적들이 남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