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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의 젊은 시절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란 영화는 요즈음 말로 전설 그 자체였습니다.
1941년 "요크상사"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탄 미남배우 게리쿠퍼가 "카사블랑카"에서 험프리 보카트를 상대로 세계의 연인이 되었던 스웨덴 출신의 잉그릿드 버그만과 함께 헤밍웨이 원작의 영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주인공역으로 나왔다는 것 자체로도 이미 전설이었습니다.
어릴 적 저는 두 영화보다 먼저 게리 쿠퍼의 서부극 "하이눈"을 보고는 게리 쿠퍼의 그 과묵하고 중후한 모습에 너무 매료되어 열렬한 팬이 되었습니다. (그 때는 상대역인 그레이스 켈리의 그 맑고 고운 아름다움 자체를 생각지도 못했답니다.)
스페인 내전이 발발하자 파시스트이자 군사독재자가 된 프랑코를 반대하는 공화파를 지원하여 종군기자를 하였던 미국인 헤밍웨이는 종전 후 이곳 론다에 와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란 소설을 구상하였다고 합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 나오는 철도교량은 이 누에보다리를 소재로 썼다고 합니다.
헤밍웨이는 어느 날 밤 영국의 형이상학파 시인 존 던의 "비상한 때를 위한 기도문"에 나오는 시에서 영감을 받아 이 소설을 썼다고 합니다.
"누구던 그 자체로서 온전한 섬이 아니다.모든 인간은 대륙의한 조각이며 대양의 일부다.
~~~중략 ~~~
내가 인류에 포함되어 있기에
어떤 한 사람의 죽음도 나를 그만큼 감소시킨다.
그러니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지 알고자 사람을 보내지 말라.
종은 바로 그대를 위하여 울리는 것이니.."
존던이 늦은 밤 서재에서 누군가의 죽음을 알리는 조종소리를 듣고 심부름하는 아이더러 누가 죽었는지 알아보라고 했다가 다시 불러 알아 볼 필요가 없다고 하고는 이 시를 썼다고 합니다.
그 종소리는 누구를 위해 울리는 소리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울리는 소리였기 때문이랍니다.
어쨋든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세계의 선남선녀들을 울리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영화속의 청순한 마리아역을 맡은 잉그릿드 버그만은 이 영화가 카사블랑카에 이은 히트작이 되어 스타중의 스타로 우뚝서고..
이 영화속에서 청순가련한 마리아가 조던에게 "키스할 때 코는 어디에 두지요"란 대사는 전세계에 널리 회자된 명대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철도교량의 폭파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가다 다리에 총을 맞은 조던(게리 쿠퍼)이 울며 떠나기를 거부하는 마리아에게 "마리아 서둘러 빨리 가시오. 당신이 가면 나 또한 가는 것이니.."하며 기관총을 움켜 잡는 장면은 모든 사람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였습니다.
다리의 모습입니다.
협곡밑으로 내려가서 사진을 찍어야 다리의 제 모습을 찍을 수 있는데 시간이 없어 포기하고..
저다리는 론다지역을 둘로 나누는 협곡을 이은 몇개의 다리중의 하나라는데 남쪽에서 바라볼 때 좌측이 구시가지이고 우측이 신시가지랍니다.
옛날에는 다리의 정중앙에 있는 저 아치위에 감옥을 만들어 죄수들을 가두고 고문하고 심지어는 저 창으로 죄수를 아래로 던져 죽이기 까지 한 무시무시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다리 남쪽의 전원 풍경입니다.
헤밍웨이가 이곳에 머물며 저 협곡 아래의 길로 산책하며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구상하였다고 합니다.
다리 북쪽의 모습입니다.
저문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초조의 심정으로 드나들었을 까 생각해 봅니다.
론다 시가지에서..
저런 작은 노천카페가 곳곳에 있는 것을 보면 이곳 사람들의 삶의 여유가 보입니다.
다시 나그네의 모습으로..
버스를 기다립니다.
버스내에서 보이는 론다의 전원풍경입니다.
식당에 가면 저렇게 공중에 하몽을 매달아 놓은 것을 더러 볼 수 있습니다.
하몽은 돼지의 뒷다리를 염장하여 얼마의 기간동안 건조시킨 후 얇게 썰어서 요리의 재료로 쓰는 스페인의 전통음식입니다.
하몽은 이베리코 하몽이 보통 하몽보다 가격이 더 비싼데 저렇게 발톱의 색갈이 검은 것이 이베리코 하몽이랍니다.
좋은 이베리코 하몽은 들에 방목되어 도토리를 먹고 자란 이베리코 품종의 흑돼지로 만든 베요타등급이 가장 최상급이라고 합니다.
자연상태에서 36개월이상 건조 숙성시켜야 풍미가 좋은데 같은 베요타급도 상태에 따라 가격차가 커서 최상급은 다리 하나에 몇 백만원을 호가한다고 합니다.
체험삼아 이베리코 하몽을 사서 와인과 함께 먹어 보았는데 첫인상은 식감은 쫀득하니 혀에 착 감기는 맛은 있었으나 염장이라 짜서 몇 점을 먹지를 못했습니다.
하몽에 대해 좋은 인상이 남지 않는 것은 아마 좋은 하몽을 재료로 한 제대로 된 요리를 먹어보지 못한 탓인가 봅니다.
요즈음 세월이 좋아 국내에서도 몇몇 미식가들의 모임에서는 좋은 하몽을 들여와 가끔씩 파티를 한다고들 하는데..
외국에 나와서 보면 우리나라의 식료품 가격이 많이 비싼 것을 알게 되는데.. 특히 이곳에 와서 와인의 가격을 보고 싼 가격에 놀랐습니다.
국내에 판매되는 가격의 1/3~1/4의 가격에 판매되어(미리 국내에서 몇몇 와인의 가격을 조사하고 갔음) 욕심을 내어 몇 병을 사서는 한 병도 다 먹지 못해 무거운 것 갖고 다니게 했다고 아내에게 타박만 받았습니다.(당시 몸 컨디션이 좋지 않고 대작할 상대도 마땅히 없어서..)
스페인 남부쪽 세비야나 론다에서는 오렌지의 가격이 무척이나 싸고 맛도 좋아 한 자루를 사서 여행하는 내내 먹고 다녔습니다.
큼지막하고 싱싱한 오렌지 하나의 가격이 아마 200원 가량하였으니..
이번 여행시 스페인의 전통음식인 빠에야(해물솥밥)와 바깔라우(대구요리)를 먹어 보았는데..
저는 패키지여행에서 먹는 관광지의 전통음식에 대해서는 늘 부정적이라 가이드의 호들갑스런 말들엔 귀를 잘 기울이지 않는데 빠에야는 맛이 우리네 해물볶음밥 같아서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식당의 화장실의 표시가 독특해서..
주택가의 아침모습이 좋아서..
몬세라트산 정상부에 있는 수도원을 올라가기 위해서는 산악열차나 케이블카를 타거나 아니면 굽이굽이 도는 길을 따라 차나 도보로 올라가야 하는데 우리일행은 관광객이 몰리는 케이블카를 피해 산악열차로 올라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는 방법을 택해 시간을 절약하였습니다.
산악열차를 타려 갑니다.
좌석이 여유롭습니다.
열차내에서 차창으로 본 인근마을의 풍경입니다.
"톱으로 자른 산"이란 뜻의 몬세라트의 모습입니다.
해발 1235미터의 산으로 천재건축가 가우디가 고향 근처에 있는 이 산을 보며 자기의 이상을 키우고 또 많은 영감을 받아 자기의 작품속에 반영하였는데 특히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중의 하나로 꼽히는 성가족성당에서 이산의 모습을 많이 반영하였다고 합니다.
푸니쿨라(산악열차)에서 내려 산 정상부에 있는 수도원으로 올라 갑니다.
가우디는 이 성모상의 모습을 성가족성당의 내부에 설치하였습니다.(성가족 성당편에 있습니다.)
드디어 수도원입니다.
이 수도원은 독재자 프랑코 통치시절 카탈루냐어의 사용을 금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카탈루냐어로 미사를 드리는 등 카탈루냐의 독립과 저항의 상징이기도 하여 지금도 많은 순례자가 찾아 오는 카탈루냐 사람들의 정신적인 지주이자 신앙의 성지라고 합니다.
특히 성당내에 "검은 성모 마리아상"이 있어 더욱 유명하답니다.
해발 1000미터가 넘는 깍이지른듯힌 절벽위에 터를 닦아 저런 수도원을 세운 무한한 종교의 힘에 새삼 머리가 숙여집니다.
이제 검은 성모상을 보려 올라 갑니다.
커다란 파이프오르간만 보면 경건함이..
사진들을 찍느라 분주합니다.
드디어 검은 성모 마리아상입니다.
사진을 금한다고 하는데 가이드로부터 아무런 얘기를 듣지 않아 한 컷을,,
그런데 굉장히 어둡습니다.
성모상앞에서 대예배실을 내려다 보며..
이제 내려가는 케이블카를 타려 갑니다.
내려다 보는 전경이 아름답습니다.
케이블카는 저 위의 까마득한 높이에서 저렇게 내려 옵니다.
세계 2차대전의 전초가 된 스페인 내전이 인류에 가져다 준 폐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지만 역설적으로 그 내전으로 인해 세계지식인과 예술가들이 그 전쟁을 고발하는 글과 그림과 음악을 남김으로 ..
인류에 감동을 주는 많은 문화 예술적인 유산을 남겼다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전쟁의 참혹함을 고발한 피카소의 "게르니카"나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나 로버트 카파의 "쓰러지는 병사"는 인류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값진 유산이라 하겠습니다.
첫댓글 한마루님의 여행 사진을 보면서 스페인이라는 나라를 꼭 한번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유명한 건축물과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나라 ..스페인..
여행은 가기전 설레임과 다녀온 후의 추억을 되돌아봄으로써
늘 새로운 곳으로의 꿈을 꾸게 만들지요.
꿈을 꿔야 이루어지기도하구요.ㅎ
사진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짧은 일정에 주마간산격으로 다녀서 그냥 겉모습만 보고 온 느낌입니다.
피카소보다 달리나 후안 미로의 미술관을 꼭 가보고 싶었는데..이런 곳은 자유여행이 아니면 가 볼 수가 없는 모양입니다.
정말 스페인 여행 회원님들께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