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일정>
1. 2005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 * 번역 및 출판된 5작품 중 3작품을 낭독공연
기 간 : 2005년11월17일(목) - 11월19일(토)
장 소 :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11/17 19:30 정의신 (鄭義信) <행인(杏仁)두부의 마음> 기국서 연출
11/18 19:30 가라 주로 (唐十郞) <진흙 인어> 오태석 연출
11/19 15:00 베쓰야쿠 미노루 (別役實) <나무에 꽃이 피다> 이윤택 연출
2. 심포지움
주 제 : <한일 양국의 극작 양상과 극작가의 미래>
기 간 : 2005년11월20일(일) 15:00
장 소 :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발제자 : 김윤철 (평론가) - 90년대 이후의 한국희곡의 변천과 현재
이강백 (작가) - 작가육성 : 서울예술대학에서의 극작교육을 중심으로
센다 아키히코 (평론가) - 90년대 이후의 일본희곡의 변천과 현재
베쓰야쿠 미노루 (작가) - 일본극작가협회의 활동
3. 관객과의 대화
낭독공연 끝난 후, 작가와 함께 관객의 대화를 30-40분 정도 하여 토론의 자리를 만든다.
기 간 : 2005년11월17일(목)-11월19일(토)
장 소 :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작가소개>
■작가소개 - 정의신
1957년 생. 효고현(兵庫)출신. 도시샤(同志社)대학 문학부 중퇴. 요코하마방송영화전문학교(현 일본영화학교)미술학과에서 수학 후, 쇼치쿠(松竹)에서 미술조수로 일하다가 연극으로 활동을 옮김. 극단 「검은 텐트」을 거쳐 1987년 큰 규모의 무대장치로 아시아 각지에서 공연하는 극단 「신주쿠양산박」의 창단에 합류. 극단 소속의 작가로 활동하여 1989년 『천년의 고독』으로 제17회 테아토르상 수상, 1993년 『더 테라야마(寺山)』으로 제38회 기시다쿠니오희곡상 수상. 1996년 극단「신주쿠양산박」을 퇴단하고, 영화와 연극 그리고 TV드라마, 라디오, 에세이 등 다양한 예술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1999년 『사랑을 구걸하는 사람』으로 일본아카데미상 최우수각본상 수상, 2002년 『난 내일로 18세가 된다』으로 제28회 방송문화기금상에서 TV드라마부분상 수상, 2005년『피와 뼈』로 일본아카데미상 최우수각본상을 수상하는 등 각 분야에서 수많은 상을 수상하여 베스트셀러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작품해설 ― 행인두부의 마음
『행인두부의 마음』은 정의신이 쓰고 연출하여 2000년 초연된 작품이다. 1989년 동숭아트센터『천년의 고독』과 1993년 한강고수부지에서 올려진 『인어전설』등으로 한국관객에게는 아주 친숙한 재일교포작가인 정의신은 극단 「신주쿠양산박」에서 발표한 작품들이 사회성 짙은 작품을 주로 발표하였으나, 이 작품은 그런 인상으로부터 완전히 변신한 작품이다. 긴 경제적 불황과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견지지 못한 남자는 생활력 강한 여자를 만나 살게 되지만, 생각처럼 순탄하지 못하여 결국 이별을 선택하는 현대 일본 서민상의 일부를 섬세하게 나타내고 있다. 특히 최근 활동의 무대를 연극뿐만 아니라 TV드라마와 영화까지 폭넓게 활동하는 정의신은 이 작품에서 그 폭넓은 활동의 단면을 잘 보여 주고 있다.
행인두부란 중국의 디저트로 한국에서는 중화요리 전문점에나 있으나, 일본에서는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 가면 100엔 정도에 쉽게 살 수 있는 대중적인 디저트이다. 처음에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라 작가와 상의하면서 줄곧 한국에 익숙한 디저트를 찾았지만 작가의 의도에 부합되는 디저트가 없어서 그대로 사용했다. 작가는 원래 ‘사랑’이나 ‘생명’에는 대용품이 없는 것인데, 무엇이든지 간단히 대용품을 구입하지만 빨리 잊기도 하는 현대사회의 실태를 풍자하였다고 한다. 또한 대용품으로 산 행인두부의 새콤달콤한 특유의 맛은 얄궂은 인생을 비유하며, 부드러운 촉감은 쉽게 끊기 어려운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아픈 부부의 이야기를 서정적이면서 코믹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이다.
■작가소개 - 가라 주로(唐十郞)
1940년 동경 출생으로 현재 극작가, 작가, 연출가, 배우로 활동하고 있으며 요코하마 국립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60년대 당시 유행했던 ‘신극’을 정면으로 맞서서 실험적인 작품으로 <앙그라 연극(소극장 운동)>운동을 이끈 대표인물 중의 한사람이다. 극단 <상황극장(状況劇場)>을 거쳐 현재 극단 <가라구미(唐組)>를 이끌고 있으며, 1967년 신주쿠에 소재한 하나조노신사(花園神社)에서 붉은 텐트를 세워 그의 작품을 소개한 이후 지금까지 전국에서 천막 연극을 해오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인 소설《사가와군에게 온 편지(佐川君からの手紙)》가 있으며, 대표적인 희곡 작품으로는 1969년 기시다 구니오 희곡상(岸田国士) 수상작인 《소녀가면(少女仮面)》이 있다. 그리고 최신작인 《진흙인어(泥人魚)》는 기노구니야 연극상(紀伊国屋演劇賞)、요미우리 문학상(読売文学賞)、쯔루야 난보크 희곡상(鶴屋南北戯曲賞)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외에도 다수의 희곡작품이 있다.
■작품해설 ― 진흙 인어
일본에서 요미우리 문학상과 기노구니야 연극상, 츠루야난보쿠 희곡상을 휩쓴 <진흙인어>는 어느 한 사실이 모티프가 된 작품이다. 그것은 1997년 일본 규우슈우 이사하야만(湾)에서 간석지(조수가 밀려나간 개펄을 말함)의 간척을 위하여“기로친 제방”이 만들어진 결과 개펄의 생물이 절멸(絶滅)하는 위기에 처하게 된 사실이다. 그리고 이 작품의 토대가 되어준 또 다른 것은 이미 몇 십 년 전에 고인이 된 이사하야 출신의 시인, 이토우 세이오우가“아리아케 바다의 추억”이란 시에서 이사하야에서 죽은 어린이들의 영혼은 모두 아리아케 진흙바다에서 투명한 새우로 새롭게 태어나 진흙 속을 기어 돌아다닌다는 의미의 한 구절이다. 이 시는 이 작품 안에서도 매우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다. 가라 주로의 다른 작품들도 그렇지만 이 작품도 한마디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있지만, 큰 구도로 놓고 본다면 결국 매립을 찬성하는 이들과 반대하는 이들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사하야만의 간척을 둘러싸고 개발이란 이름아래 자연을 계속 파괴해온, 인간의 행위와 국가의 교만. 그리고 어쩔 수 없는 바다의 슬픔.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애매하고 약한 인간의 존재를 가라 주로는 절묘한 대사와 이미지들로 완성시켰다.
■작가소개 - 베쓰야쿠 미노루(別役実)
1937년 만주 신경(新京) 출생. 와세다 대학(早稲田大学) 정경학부 정치학과 중퇴. 나가노(長野) 고등학교에서 도스토 옙스키 연구회와 성경 연구회를 다니고, 대학에서는 카프카와 베켓과 이오네스크 등의 연구회에 참가한다. 한편 리얼리즘 연극의 주류인 학생극단 자유무대(自由舞台)에 들어가, 연극의 제작과 무대감독을 경험한다. 1960년 안보 반대투쟁과 니지마(新島)기지 반대투쟁에 참가한다. 『빈 방 있어요(貸間あり)』(1958), 『A와 B와 한 여자(AとBと一人の女)』(1961)를 각각 발표한다. 와세다 중퇴 후에는 노동조합 서기로 취직. 1962년, 스즈키 다다시(鈴木忠志)와 오노 세키(小野碩) 등과 함께 신극단(新劇団) 자유무대(自由舞台)를 결성하고, 첫 공연작으로 『코끼리(象)』상연. 『고도를 기다리며』의 영향으로, 「일상성 속에 있는 비일상의 발견」을 추구하며, 반리얼리즘 연극운동을 전개. 스토리 성을 배제한 연극에서 출발했지만, 스토리를 풀어내는 모색의 시기를 거쳐서, 『이동(移動)』(1973)을 계기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 스토리에서 해방된 독자적인 언어표현을 갖는 세계를 구축한다. 『성냥팔이 소녀(マッチ売り少女)』로 기시다(岸田) 희곡상(1967)을, 『살랑살랑 족의 반란(そよそよ族の叛乱)』으로 예술선장(芸術選奨) 신인상(1971)을, 『세상을 편력하는 두 기사 이야기(諸国を遍歴する二人の騎士の物語)』로 요미우리(読売) 문학상(1987)과 예술선장 문부대신상(1983)을 각각 수상하였다.
■작품해설 ― 나무에 꽃 피다
100여 편이 넘는 작품 가운데, 『나무에 꽃 피다』(1980)는 그가 가장 왕성한 극작활동을 하던 시기의 작품이다. 학교폭력과 가정 내 폭력 사건이 빈발하여 문제의식과 위기의식을 느끼게 하였던 사회현상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당시의 일본인 뿐 아니라, 오늘의 우리도 공감할 수 있는 일반적이고 현실적인, 그리고 구체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 방법은 역시 베쓰야쿠 특유의 것이다. 그 이전에 주로 사용하던 전봇대를 대신하여, 여기서는 활짝 핀 벚나무를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그의 말처럼, 활짝 핀 벚나무는 이 세계를 미친 것처럼 보인다. 전봇대와 같은 일상적인 공간이 아닌, 미쳐버린 일상으로의 변모, 색체가 느끼게 하는 비주얼한 공간의 설정. 무언가가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내적인 필연성을 느끼게 하는 예감마저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벚꽃아, 벚꽃아>를 느린 선율로 하여, 격앙되어 있는 시각적인 분위기와 대비하여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 번 공연은 낭독회이기 때문에 자칫 이야기의 전개에만 관심이 기울어질 수 있다. 극의 구조와 전개 못지않게, 시각과 청각의 조화를 염두에 두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