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조선
10월17일
코로나19 감염 후 다양한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계속돼 불편을 겪는다면 적절한 진료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기침, 무기력증, 피로감 등 사소한 증상부터 심근경색, 뇌경색까지. 코로나19를 앓고 난 후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건강 상태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대개는 시간이 지나며 각종 증상이 사라지지만, 장기간 후유증이
지속하기도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내과 차재명 교수가 대한내과학회지 최신호를 통해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증후군 연구를
보면, 코로나19 감염 이후에 12주 이상 증상이 지속하거나, 장기 합병증이 발생했지만 다른 진단으로
설명할 수 없는 환자가 분명히 존재한다. 코로나를 겪고 나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자신의
증상이 어떤 유형의 코로나 후유증인지 알아보고, 적절한 진료를 받자.
호흡기계 후유증
코로나19 환자들이 진단 60~100일 후 가장 흔하게 경험하는 증상은 호흡곤란(42~66%)이다. 코로나 환자를
대상으로 60일 동안 추적한 연구에서 저산소증으로 보조 산소 투여가 필요한 환자들은 6.6%였고, 수면상태
일 때 지속적인 양압기 처방이나 호흡 보조가 필요한 환자들은 6.9%였다. 코로나 급성기 이후 가장 흔히
관찰되는 생리학적 손상은 ‘폐 확산 능력(diffusion capacity)’의 감소였다. 이는 사스나 메르스 감염 이후와도
비슷하다. 중국 우한에서 실시한 코로나 환자 349명 대상 6개월 후 흉부 전산화단층 촬영 검사 결과에 따르
면, 절반 정도의 환자에서 비정상인 폐 소견이 관찰됐다.
전문가들은 호흡기 증상이 지속하는 환자에게 재택 산소포화도 검사를 권하고 있다. 호흡곤란이 지속하면
정기적인 폐 기능 검사와 6분 보행거리 측정을, 6~12개월째까지 증상이 계속되면 흉부 고해상도 컴퓨터단층
촬영 검사(CT)를 권장하고 있다.
혈관계 후유증
비교적 큰 혈전은 심근경색, 폐색전증, 심부정맥 혈전증, 뇌경색 등과 같은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지만,
미세혈관의 매우 작은 혈전은 심장, 폐, 간, 신장과 같은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로나 환자는 과도한
염증이나 혈액 응고와 관련된 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에 출혈보다는 혈전 합병증이 많이 발생한다.
다만, 코로나 환자에서 발생하는 정맥혈전증의 빈도는 5% 미만으로 알려졌다. 163명의 코로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에서는 퇴원 후 30일 이내에 약 2.5%의 환자에서 혈전증이 보고됐다.
혈전 후유증은 매우 심각할 수 있고 일부 환자에서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코로나 환자에 대해
신체활동이 추천된다. 특히, 암 등 중증 동반 질환이 있거나 거동 제한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검사를
통해 혈전증 발생 여부를 감시할 것을 권장한다.
심혈관계 후유증
코로나에 감염된 이후에는 심근 섬유화나 반흔, 심근병증 등에 의해 부정맥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자율신경
이상으로 자세에 따른 기립성 빈맥이나 부적절한 동성빈맥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보면, 팬데믹 기간에 스트레스 심근병증의 빈도는 1.5~1.8%에서 7.8%까지 증가했다. 코로나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코로나 환자 26명을 심장 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했더니, 15% 환자에서 심근염 소견이
관찰됐고, 30.8% 환자에서 과거 심근 손상 소견이 관찰되기도 했다.
코로나 급성기에 심혈관 합병증이 있었거나 심장 증상이 지속되는 환자라면, 4~12주차에 심전도나 심초음
파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는 사람 중 심혈관계 합병증을 경험한 경우라면, 주의
가 필요하다. 이들은 심장 자기공명영상 검사나 혈액 트로포닌 검사에서 심근 염증이 호전될 때까지 3~6
개월 정도 격렬한 운동이나 유산소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신경정신계 후유증
코로나 환자들이 회복 후에도 만성 피로감, 근육통, 우울증, 자고 나도 개운하지 않은 수면, 편두통성 두통
등과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고 알려졌다. 코로나 입원 환자의 11~34%가 두통을 호소했으며, 이는 일반적인
진통제로 잘 조절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또한 코로나 환자 중 10%는 6개월 후까지 지속하는 미각이나 후각
소실을 호소했다.
중환자 수준의 심한 무력감이나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중환자실 입원 환자의 20~40%는 장기
적인 인지기능 장애를 경험하는데, 코로나 중증 환자들도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업무 수행 능력 저하와
같은 인지기능 저하를 호소한다.
중환자실 치료나 기계 호흡 치료를 경험한 중증 환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불안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로 30~40%의 코로나19 환자들이 임상적으로 유의한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호소했다.
코로나 환자에서 관찰되는 신경정신적 후유증이 단순히 입원 후에 발생하는 후유증인지, 코로나 감염의
후유증인지 혹은 이 두 가지가 복합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 때문에 만일 코로나 감염 후 신경정신계
후유증이 생겼다면, 신경정신적 후유증에 대한 표준 선별 검사가 필요하다.
신장계 후유증
코로나 급성기에 입원한 5% 환자와 중증 환자 20~31%의 환자에서 투석 치료가 필요했다. 중국 우한 연구
에서는 코로나 환자의 35%에서 6개월 후 사구체여과율 감소가 관찰됐다. 신장 기능이 정상화되고 나서
새롭게 사구체여과율이 감소하는 환자도 13%였다.
코로나 환자라면, 신기능의 회복 정도를 감시해야 하며, 신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된 환자는 신장내과
전문의에게 의뢰해야 한다.
내분비계 후유증
코로나 회복 수주~수개월 후에 당뇨가 없다가 갑자기 당뇨병성 케토산증이 발병한 사례가 있다. 갑상선중독
증이 없는 아급성갑상선염 사례도 있다. 코로나 감염은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나 그레이브병과 같이 잠재적인
갑상선 자가면역질환의 발병을 촉발할 수도 있다고 알려졌다. 또한 코로나 감염은 전신 염증, 거동 제한,
스테로이드 약물 사용, 비타민 D 결핍, 골다공증 치료 약물의 중단 등에 의해 골다공증을 유발하거나 악화
시킬 수도 있다.
코로나 감염 이력이 있다면, 당뇨병이나 아급성갑상선염의 발생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피부 후유증
코로나 급성기 감염 환자의 15%에서 피부 병변이 보고됐고, 감염에서 회복되고 나서도 64% 환자에서 피부
병변이 보고된 바 있다. 피부 후유증은 코로나 감염에 의한 상기도 증상이 발생하고 나서 평균 7.9일에 관찰
됐다. 중국 우한 연구를 보면, 코로나 진단 6개월 후 3%의 환자에서 피부 후유증이 보고됐는데, 가장 흔한
증상은 탈모였다.
소화기계 후유증
코로나 환자들에게 발생하는 심각한 위장관 또는 췌담도 후유증은 보고되지 않았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위장관의 장내 미생물을 변화시킬 수 있고, 장내 미생물 변화에 따르는 장기 영향에 대해서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특히, 감염 후에 발생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기능성 소화불량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소아의 다기관염증증후군
드물기는 하지만 코로나 감염 소아 환자에서 여러 장기의 염증 소견이 보이는 다기관염증증후군이 보고
됐다. 다기관염증증후군은 발열, 복통, 구토, 설사, 피부 발진, 점막 피부 병변, 저혈압, 심혈관 및 신경계 기능
악화와 같은 증상이 관찰된다. 그뿐만 아니라, 두통, 의식 변화, 뇌병증, 뇌신경 마비, 뇌졸중, 발작, 반사
저하, 근력 약화와 같은 신경계 증상들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다기관염증증후군 환자의 91.1%는 회복됐
지만, 3.5% 환자들은 사망했다.
다기관염증증후군 진단을 받으면, 면역글로불린, 스테로이드와 같은 면역조절치료를 시행한다. 최소 4주
동안 관상동맥 정상화를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 치료도 시행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주기적인 심초음파
검사, 심장 자기공명영상 촬영, 주기적인 심전도 검사와 심장 감시 검사 등이 시행된다.
차재명 교수는 "코로나 감염의 자연경과와 병태생리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급성 감염 이후에
발생하는 여러 장기의 다양한 후유증에 대한 면밀한 감시가 필요하다"라며, "코로나 환자는 급성기 증상이
개선되어 퇴원하면 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증후군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특히, 중환자실에 입원하였거나 중증 코로나 감염에서 회복된
환자는 지속하는 증상이나 합병증 발생에 대해 보다 면밀한 추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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