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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즐겨쓰는 베이지색 카우보이 모자(상의 조끼하고 같은 색깔)를 남편이 삼락공원 야외 공연장에서 비올 때 내가 씌워주어서
대머리에 내리는 비를 가리려고 썼다가 회오리바람에 날아가 잊어버렸다. 썼던 모자가 바람에 날아가도 모르는
둔한 남자. 그날 주변을 찾아봐도 빗속에서 누가 주워갔는지 없었다. 해서 양산 대신 내 모자가 바뀌었다.
그 모자 색깔이 맘에 들어서 다시 사려고 시장마다 이리저리 돌아다녔지만 같은 것이 잘 보이지 않았다.
예술의 달 10월이라서 멜로디언 악기를 가지고 공원으로 나왔다.
사람들은 자유롭게 운동을 하고... 나는 가요 명곡 연주를 하고...
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운동을 접고 벤치에 와서 앉았다. 방청객은 초상권 침해라서 사진 찍지 않는다.
10월이라도 낮에는 햇볕이 따가운데 햇볕 드는 벤치보다는 나무 그늘 잔디가 편하고 좋았다.
연주한 노래는 옛날노래로 곡이 듣기좋은
<칠갑산> <추풍령> <소양강 처녀> <산장의 여인> <나는 가야지> <백치 아다다>
<청실 홍실> <동백아가씨> <황혼의 부르스> <봄날은 간다> <황성 옛터> <신라의 달밤>
<산유화> <불나비> <둘이서> <허무한 마음> <오동잎> <하숙생> <빛과 그림자> <보슬비 오는 거리>
<여고시절> <돌아와요 부산항에> <한 오백년> <배호의 당신> <검은 장갑>
<사랑의 송가> <님은 먼곳에> <초우> <9월의 노래> 등등
가을에 연주하기 좋은 노래들이다.
이 곡들은 6,70대의 장년, 노년을 위해서 골라내어 선택한 노래들이다.
때로는 50곡, 100곡을 연속으로 불기도 한다. 그런 후에는 목이 몸살이 났었다.
마지막에는 <밤하늘의 트럼펫 부르스>를 멋지게 불어서 마무리 한다.
악보를 손쉽게 읽을 수 있도록 내가 다 만들었다.
을숙도 초원에서 연주한 노래들은
조용필의 친구여, 창밖의 여자, 그 겨울의 찻집, 한오백년, 돌아와요 부산항에,
유심초의 사랑이여, 해바라기의 사랑으로, 한상일의 웨딩드레스, 유주용의 부모,
최희준의 하숙생, 빛과 그림자, 길잃은 철새, 맨발의 청춘, 진송남의 바보처럼 울었다,
안다성의 사랑이 메아리칠 때, 남상규의 추풍령, 배호의 당신, 누가 울어, 최헌의 당신은 몰라,
하수영의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정원의 허무한 마음, 최성수의 해후,
현인의 신라의 달밤, 베싸메무쵸, 꿈속의 사랑, 차중락의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 내마음 갈곳을 잃어, 쟈니 리의 뜨거운 안녕, 윤수일의 아파트,
이진관의 인생은 미완성, 주병선의 칠갑산, 김국환의 타타타, 구창모의 희나리, 키보이스의 해변으로 가요,
트윈폴리오의 하얀 손수건, 조영남의 화개장터, 박상규의 조약돌, 둘이서, 태진아의 옥경이, 김상국의 불나비,
손시향의 검은 장갑, 원방현의 꽃중의 꽃, 홍민의 석별, 박건의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최헌의 오동잎,
최무룡의 외나무다리, 꿈은 사라지고, 이용의 잊혀진 계절, 윤항기의 나는 어떡하라구,
이용복의 그 얼굴에 햇살을, 나훈아의 해변의 여인, 낙엽이 가는 길, 손인호의 해운대 엘레지,
남인수의 산유화, 김정구의 눈물 젖은 두만강, 남진의 님과 함께, 엽서 한장, 봉봉사중창단의 꽃집 아가씨,
고향초, 아도니스의 정, (남자가수 노래들) 밤하늘의 트럼펫, 여명의 눈동자 경음악.
김정호의 노래도 좋아한다. 그 시절 윤형주나 송창식의 노래도.
여가수 노래들은
패티킴의 초우, 바닷가에서,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이별, 하와이 연정,
서울의 찬가, 못잊어, 살짜기 옵서예, 9월의 노래, 4월이 가면, 틸(사랑의 맹세)
양희은의 아침이슬, 얼굴, 한계령,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가을편지
정훈희의 안개, 무인도, 강건너 등불, 꽃밭에서, 진주 조개잡이,
현미의 밤안개, 떠날 때는 말없이, 보고싶은 얼굴,
혜은이의 제3한강교, 당신은 모르실거야, 윤승희의 제비처럼, 허승희의 전우가 남긴 한마디,
윤시내의 열애, 김추자의 님은 먼곳에,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 김수희의 애모, 멍에, 너무합니다,
문정숙의 나는 가야지, 곽순옥의 누가 이사람을 모르시나요,
한명숙의 사랑의 송가, 이수미의 여고시절, 이승연의 잊으리,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황혼의 부르스, 최양숙의 황혼의 엘레지, 호반에서 만난 사람,
성재희의 보슬비 오는 거리, 김하정의 야생마, 라나에로스포의 사랑해,
박재란의 산너머 남촌에는, 이은하의 아직도 그대는 내사랑, 나혜심의 백치 아다다,
권혜경의 산장의 여인, 김태희의 소양강 처녀, 윤심덕의 사의 찬미,
송민도의 청실 홍실, 나하나의 사랑,
이애수리의 황성 옛터, 정은숙의 석류의 계절, 심수봉의 그때 그사람, 문정선의 나의 노래,
김상희의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 지다연의 동반자, 최인희의 모닥불, 작은 연인들,
나미의 빙글빙글, 한경애의 옛시인의 노래, 피에로의 첫사랑,
펄시스터즈의 빗속의 여인, 바닷가의 추억, 파란 이별의 글씨, 정미조의 개여울,
임희숙의 진정 난 몰랐네, 내하나의 사람은 가고, 임주리의 립스틱 짙게 바르고,
노사연의 만남, 채은옥의 빗물, 선우혜경의 당신때문에, (여가수 노래들)
이런 노래들을 좋아하고 밖에 나가면 연주를 즐겨한다.
흘러간 가요명곡 가사집으로 내가 만든 책들이 6,7권이다.
휴대하기 좋도록 남녀 가수 따로 한 권에 4,50곡씩 모아서.
가곡은 가곡 대로 모으고,
노래책을 보면서 악보 가사를 만드는 데 한두 달은 걸렸을 것이다.
손가락이 볼펜에 눌려서 마비처럼 뻣뻣해지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노래책에 없는 것은 건반으로 음을 하나하나 찾아내어서 만들었다.
마지막에는 그것을 소형 책으로 묶었다.
내가 간이악보를 만든 이 노래들을 다 모으면 200 여 곡이 된다.
내가 가사를 기억하고 곡을 정확히 아는 노래들이 300곡이 넘는다.
한 두 번 보고 들은 것은, 내 마음에 드는 노래라면, 뇌 속에 정확히 입력이 되었다.
해서 악기로 음을 찾아내어 악보를 만들 수도 있었다.
어릴 때부터 기억력이 매우 좋은 편이었다.
가곡은 또 가곡대로 좋아한다.
<동심초> <선구자> <가고파> <내 마음은 호수> <보리밭> <성불사의 밤> <봉선화> <그집 앞>
<희망의 속삭임> <봄언덕> <봄처녀> <불어라 봄바람> <금강에 살으리랏다> <그네>
<아 목동아> <그린 필드> <메기의 추억> <즐거운 나의 집> <보리수> <한 송이 흰 백합화>
<알로하오에> <사랑의 기쁨> <쇼팽의 이별곡> <솔베지 송> <베토벤의 운명교향곡>
<우울한 숙명> <미나의 눈물 속에 피는 꽃> <기차는 8시에 떠나네> 등등
파바로티가 부르는 클래식 노래도 다 좋아한다. <남몰래 흐르는 눈물>
6,70년대에는 유행하는 팝송들도 참 좋은 노래들이 많았었다.
팝송도 좋아하는 노래들이 100여 곡이 넘는다. 내가 소장하고 있는 테잎 제목을 다 열거할 수도 없다.
이탈리안 스크린 뮤직(영화음악)도 얼마나 분위기 있고 좋은 노래들이 많은지. 깐쏘네 음악도.
그러고 보니 내가 옛날부터 참 좋은 노래들을 사랑했었네. 처녀때 광복동 고전음악실에도 자주 갔었고.
60대후반의 여자가 이 많은 노래들을 다 알고 있다고 하면 거짓말아라고 하지 않을까.
그러나 사실이다.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너무 정직해서 바보같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 중에는 왜 유독 눈물이 많을까? 내 성(물河)도 사주에도 물(水)이 많아서...
전쟁을 겪었던 한국인 세대들 노래에는 대부분 한(恨)과 눈물이 있다.
서양 노래들도 대부분 눈물이 있다. 고통과 눈물은 감동을 불러오기 때문일까?
한과 지난한 고통, 눈물이 나를 예술가로 승화시키고 키웠다.
나는 내 앞에 주어진 고달픈 운명을 개척하고 이겨내는 의지의 여자라 불리웠다.
해서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무슨 일이든지 내게 불가능은 없다.
연주를 잘 하려면, 가수가 자기 노래하듯이 그 노래의 음(반음도)과 박자를 정확하게 알고
본인이 완벽하게 노래 부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연주를 듣는 청취자들도 즐거울 것이다.
영악한 사람들보다는 가식 없이 순수한 자연을 애인처럼 사랑하는 여자이기에
자연 속에서 혼자서라도 음악을 연주하고 사랑하는 것은 내 운명일 것이다.
내 연주를 듣던 장년분이 내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주셨다.
사진을 잘 찍으시는지 동서남북으로 방향을 바꾸어 돌아가면서 찍어 주셨다.
할아버지지만 셔터를 누를 때 손이 떨리지 않는 것을 보니 사진을 전문으로 찍으시는 듯... 나처럼.
그분이 데리고 온 네 살배기 손자.
사진을 찍어 주시면서 "내게도 색소폰 부는 친구가 있어요." 미소지으면서 얘기하셨다.
정년으로 직장을 은퇴하신 학자(노교수님) 같은 분위기의 장년이었다.
시력 나쁜 내 눈에는... 멀리 서있을 때는 젊은 아기아빠인 줄 알았는데...
아들 또래로 생각되어 내가 먼저 말을 걸었는데... 손자이고 할아버지라고 하셨다.
한낮이라 공원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지만... 그분은 내 연주를 한참동안 말없이 들어주셨다. 몇 몇 분들도.
연주를 시작했다 하면 서너 시간은 앉은자리에서 연속으로 백곡쯤 연주를 한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이 격조 있고 분위기 있는 곡들이라서, 고상한 분들이 즐겨 들으신다.
"어디 사세요?" 하고 물어서 내가 사는 아파트를 얘기하고 보니, 그분도 바로 옆 아파트에 사시는 분이었다.
사진을 찍어주시고는 손자를 유모차에 태워서 먼저 돌아가셨다.
대중을 향해서 악기를 연주할 때는
백발의 내 머리가 나를 정신적으로 보호해주고 오히려 맘 편하다.
내게 다가와서 "연주를 참 잘하시네요." 하면서 호감으로 말을 거는 여자들도
정중하게 예의를 차리면서 공손히 절을 하고, 나를 딴따라가 아닌 예술가로 대우해주니까....
아들은 "백발은 중후한 인생의 관록"이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염색 안한 어머니 머리가 더 보기좋다고.
나보다 한 두살 나이가 많은 어떤 여류 문우는
염색 안한 내 머리가 보기 흉하다고, 절의 법당, 강연하기 전 스님 앞에서 내놓고 핀잔했었다.
자기가 염색을 하면 나도 해야 한다는 것인지... 자연적인 순수를 위배하면서.
잘생긴 유명스님 앞에서 내 백발을 내놓고 핀잔하자... 도인 같은 스님은
어이가 없는지 즉석에서 내 편을 들어주셨다.
염색한 가짜 젊음, 인위적으로 꾸미지 않은 순수한 모습이 더 당당하고 가치있는 거라면서.
인상이 후덕해 보이는 사람의 준수한 백발이, 검은머리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내가 피부 알레르기가 있어서 염색하면 머리밑이 가렵거든요. 나는 흰머리가 좋아요."
"자기만 좋으면 뭐하노. 남들은 흰머리 보기싫은데..."
공연히 공격을 당하고는 무안해하면서 변명하는 내게, 꼭 이기고 싶어하는 심사는 뭘까?
머리밑 피부가 탈이 나든 말든 염색 안한 머리는 죄니까 꼭 해라 하는 심보는 뭘까?
성직자인 스님이 점잖게 나이든 여자의 철없는 말을 나무라시자 입을 비쭉거렸던가.
백발은 자유다. 남이 감 놔라 배 놔라 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단견인들은 염색을 정상으로 생각한다. 백발을 보면 게으름이나 무슨 죄라도 지은 양 핀잔한다.
그녀는 삼십대 내 아들보다도 생각이 깊지 못하다. 내면보다는 외양에만 치중한다.
긴 세월 예언을 하는 내가 도사(道使) 님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인지...
산신령이나 도사님들은 자연 그대로를 사랑하고 긴 백의에 백발을 자랑스럽게 바람에 휘날린다.
하늘이 낸 성직 수도자의 맑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영화 속에서도 내 꿈속에서도 그런 모습이었다.
인위적인 꾸밈 같은 행동은 하지 않는다. 가짜이고 속물근성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못생긴 얼굴이라도 돈들여 성형 같은 것도 하지 않는다.
나는 60대부터 백발이 다 자랄 때까지 내 나이를 계산하면서 끈기있게 기다렸다. 한번씩 거울을 보면서.
타인의 흰머리를 보면 남다른 아름다움과 중후한 인격과 존경으로 보이던데...
나하고 친하면서, 내가 아끼는 백발 머리를 흉하다면서 핀잔하는 그녀는 평생 가짜 인생만 살려는지....
문학하는 사람이 남의 개성도 아름답게 인정해주는 미덕과 교양을 지녔으면 좋겠다.
반짝반짝 빛나는 내 백발이 뭐 죄가 있냐구요? 검은 것이 오히려 죄의 색깔이지.
심성이 맑은 사람은 자연히 몸 속 내장도 깨끗해서 백발이 반짝이고 광채를 발한다.
파마도 생전 안하지만 내 머리가 반곱슬이라서 보기 좋을 정도로 굽슬굽슬하다. 돈이 안든다.
머리도 집에서 거울 앞에서 내 손으로 자른다. 전생이 인도의 아난 승이었기에.
수도자들은 머리에 신경쓰지 않고 순수로 살았기에 전생의 습인 듯.
그렇다고 열심히 염색하는 사람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부지런함도 괜찮다.
내 백발을 공연히 시비삼으니까 나도 한소리 하는 것이다.
지성인의 백발을 도인으로 생각하라. 속 깊은 사람만이 자신있게 백발을 사랑한다.
딸집에서도 내가 만든 악보책으로 피아노로 가요명곡을 연주하는 하늘새
생전 파마하지 않은 머리가 뒤통수도 파마를 한 듯이 보이네. 그래서 내 손으로 가위 들고
뒤통수 머리 자를 때는 좀 힘들다. 예술가 적성인 왼손잡이이기도 해서 왼손으로 머리를 자르니까.
왼손잡이라서 문학, 음악, 미술 등 여러가지 예술성 재주가 많은가 보다.
내게 영혼의 힘을 주시는 먼 과거의 제갈공명 신도
외로울 때나 한가한 시간이면 조용한 곳에서 홀로 거문고를 연주하셨고
가까운 인연으로는 (고)노무현대통령도 생전에 키타를 치면서 노래를 즐겨 부르셨다.
그분들이 내게 음악 연주하는 힘을 주시나 보다.
앉아서 연주를 시작했다 하면, 백 곡을 연속으로 쉬지 않고 불어대는 이상한 힘을...
그런 후에는 입의 침이 말라서... 집에 가서는 기운을 잃고 몸살을 앓지만...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혼신을 다 바치는 것은 타고난 내 예술혼이다.
2014년 10월 15일 / 하늘새
♬~감미로운 색소폰 연주곡~♬
1. 떠날때는 말없이 / 2. 그대 그리고 나
3. 밤안개 속의 데이트 / 4. 친구여
첫댓글 2020년 3/15(일) 사람들이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찾아서 <좋은 노래> 책을 만들려고 하는지
이 자료를 많이도 검색했네. 내가 좋은 노래들 알고있는 데는 박사니까. ^^*
뽕짝조가 아닌 지성인들이 좋아하는 노래들이다.
이런 노래들을 찾아서 음도 틀리지 않도록 정확하게 수록한다면
인기 있고 잘 팔리는 일류 노래책이 될 것이다. 연주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