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재발견, 속초역사문화탐방 아카데미가 열리고 있다. 지난달 9월 2일에 개설되어 10월 28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8회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필자가 프로그램을 제안하여 속초문화관광재단에서 운영하는 이번 아카데미는 사전등록제로 시범 운영되고 있다.
올해는 속초시 승격 60주년이다. 과연 우리 시민들은 속초의 역사문화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의외로 지금껏 모르고 살아왔다는 반응들이 많다. 이것이 아카데미를 개설한 이유다. 아카데미는 매주 토요일 오전에 강의와 탐방을 번갈아 이어간다. 강의는 속초시립도서관 3층 시청각실에서 정상철 속초문화원 속초학연구소 연구위원이 담당하고 있다. 정상철 연구위원은 오랫동안 우리 지역의 역사를 연구해왔다. 2019년에는 속초의 역사와 변천과정, 전통부락들을 소개한 <속초의 역사와 이해>를 속초문화원에서 발간하기도 했다.
강의내용은 1회차(9월2일)에 속초의 역사와 이해, 3회차(9월16일)는 속초지명유래에 관한 소고, 5회차(10월7일)는 속초의 전통마을 이야기로 속초의 옛과 오늘에 관한 내용이다. 1914년 속초 행정구역, 속초리, 영랑동 1구시장(제일시장), 갯배 도선장, 청초호입새, 오래된 마을 도문리, 덕산과 외옹치, 대포리와 내물치리, 노리와 딴봉마을, 속초항 개발이야기가 그리고 7회차(10월21일)에는 속초지역의 옛 지명과 청초호이야기가 이어진다.
현장탐방은 필자가 격주로 맡고 있다. 2회차(9월9일)에는 영랑호 통천군순국동지충혼비, 이형근장군 덕정비, 안축시비, 옛 금장대인 영랑정, 송시열 각자바위, 수복기념탑을 탐방했다. 4회차(9월23일)에는 비선대 금석문과 울산바위 천후산을 시간관계로 비선대 길 설악산 정고평 무명용사비(이름 모를 자유용사의 비)에서 필자의 설명으로 대신했다. 비선대 너럭바위에 낙서로 이름을 새긴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김옥균의 양부 김병기를 비롯한 몇몇을 거명했다. 이어서 최근 생긴 (사)한국순례길의 문화공간인 하도문 웰컴빌리지를 방문하고, 강원도 문화재자료로 1985년 지정된 250년 김근수 전통가옥에서 청나라 건륭연호로 조선시대를 되새기고, 옛날 충헌탑(忠獻塔)인 충혼탑, 노리 삼연 김창흡선생추념비 현장을 탐방했다.
6회차(10월14일)에는 대포만세운동기념관, 살신성인 속초의인 유정충 선장 동상, 속초 수복과 자유특별시 속초재건에 기여한 제1군단 전적비, 1970년 무장공비침투로 65년간 통제되었다가 2018년에 거듭난 바다향기로 외옹치 안보체험길을 걷고, 오늘의 속초를 있게 한 박상희읍장 송덕비를 돌아본다. 8회차(10월28일)는 상도문 돌담마을, 현종임금 승하를 슬퍼한 박지의 망곡터, 학무정 정자에서 수료식을 마치고, 매곡 오윤환선생 생가를 보고, 끝으로 박지의 효자정려각 탐방으로 모든 아카데미 일정을 마무리한다.
그런데 필자는 박지의 효자정려각을 찾느라 주소를 몰라 어려움을 겪었다. 정려각 안내표지판에 “1893년 고종(제위 1863-1907)으로부터 정려를 받아 학무정 인근에 정려각을 세웠다. 1936년 수해로 비각이 유실되자 1937년 현재 위치에 옮겨 세웠다”처럼 신문기사와 관련 자료에 모두 ‘현위치로 옮겨 세웠다’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현위치는 싸리재 계곡아래 자연 부락 숙개골, 지명 주소는 ‘속초시 도문동 산224’임을 밝힌다.
한편, 필자는 <설악신문> ‘영랑호 각자바위 사연’(2 022년11월14일)에서 송시열 선생의 영랑호 글씨 각자바위에 안내 표지판이 없다고 지적하였는데 이후 표지판이 설치되었다. 시청담당부서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 이번에는 영랑정 현판을 금장대로 복원 교체할 것을 제안한다. 금장대의 실재를 인정한 속초문화원 속초학연구소 최재도 소장, 정상철 연구위원 그리고 속초사진역사의 산증인 이춘복 <설악신문> 이사의 바른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필자가 속초시 미래전략정책자문위원회에서 이를 공식 제안할 계획이다. 속초시승격 60년을 맞아 관련부서에서는 절차를 거쳐 ‘금장대 현판복원’으로 속초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
최철재
경동대 온사람교양교육대학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