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4일 서울 명동주교좌성당 주님을 위한 24시간.가톨릭신문 자료사진
■ 다양한 희년 행사들
희년 기간 내내, 교황이 정한 이들을 위한 희년이 이어졌다. 대상은 성지 담당 사제와 수도자, 성지에서 일하는 이들(1월 19~21일), 봉헌생활자(2월 2일), 교황청 사제단(2월 22일),
하느님의 자비 영성을 사는 이들(4월 1일), 청소년(4월 23일), 부제(5월 27일)와 사제(6월 1일), 병자와 장애인(6월 10일), 청년(7월 26일), 자원봉사자(9월 2일),
교리교사(9월 23일), 성모마리아의 영성을 따르는 이들(10월 7일), 재소자(11월 6일) 등이었다.
특히 교황은 희년 기간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찾아 나섰다. 매월 한 번씩 금요일엔 개인적으로 자비를 실천하는 ‘자비의 금요일’을 지냈다.
예를 들어 5월 13일에는 로마 외곽의 참피노 지역에서 정신지체장애인을 돌보는 ‘치코’ 공동체를, 1월에는 브루노 부오치 양로원과 카사 이리데 그룹홈을, 2015년 12월에는 로마 교구 카리타스가 운영하는 노숙자 보호소를 방문했다.
평소 바티칸에 거주하는 노숙인들을 돌보곤 했던 교황은 이들을 교황청 정원과 박물관에 초대하거나 성 베드로 광장에 이들을 위한 샤워 시설을 설치하고 쉼터도 마련했다. 성탄절에는 침낭을 나눠주기도 했다.
희년 기간 동안에는 전 세계에서 사형 집행을 유예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아울러 11월 11~13일 열린 유럽 기쁨과 자비 축제(European Festival of Joy and Mercy)에서는 유럽 전역의 노숙인 6000여 명을 초청, 교황과 함께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 한국교회의 자비 실천운동
한국교회 역시 지난 1년 동안 희년 정신 실천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왔다. 각 교구장들은 2016년 사목교서와 특별교령 등을 통해 희년 실천을 교구 전체 차원에서 독려했다.
우선 각 교구는 대부분 상설고해소를 설치하고 희년 전대사 순례지들을 지정해, 신자들이 고해성사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순례와 전대사를 통해 희년의 은총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 외에 교구 상황에 맞게 다채로운 희년 실천 운동을 펼쳤다.
서울대교구는 4월 3일 ‘하느님의 자비주일’을 기해 희년 실천 프로젝트 ‘아버지처럼 자비로이’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자비의 영적, 육적 활동을 일상 삶 속에서 구체적인 기도와 나눔으로 실천하자는 뜻에서 기획됐다.
희년 동안 펼친 ‘하자아자’(하느님처럼 자비로이 기도하고 아버지처럼 자비로이 나누자) 운동은 개인적 차원의 기도와 나눔 실천, 교구 차원의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삶’으로 구성됐다.
■ 고통받는 이웃을 위한 관심
광주대교구는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프로그램과 낙태 경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치유하는 피정을 실시했다.
교구 사회복지회는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기’ 프로그램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이웃 가정들을 선정, 기도와 나눔, 봉사로 지원할 것을 호소했다.
사회사목국 병원사목에서는 낙태 경험으로 고통을 겪는 이들을 위해 생명치유피정과 낙태치유피정을 마련했다.
제주교구도 낙태죄를 범한 이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참회와 고해성사를 통해 죄를 용서받고 새로운 마음으로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도록 배려했다.
또 교구 법원의 개편을 통해 이혼자, 재혼자들이 장애 없이 성사와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기로 하고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했다. 춘천교구에서는 희년 실천 프로그램인 교구 내 본당 순례가 큰 호응으로 이어졌다.
교구 내 본당 순례에 참가하는 개인과 단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교구는 두 차례에 걸쳐 순례 수기와 사진을 공모하기도 했다.
청주교구는 2016년 사목 목표를 ‘가장 작은 이를 찾아가는 교구 공동체의 해’로 정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프로그램들을 실천했다.
안동교구도 2016년 교구장 사목교서를 통해 전 교구적 과제로 ‘아버지 품을 떠난 작은 아들 찾기 운동’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냉담교우 회두를 위한 노력을 펼쳤고, 10월 23일에는 신영세자와 대부모, 회두한 냉담교우들과 함께 교구 복음화의 날 행사를 열었다.
본당이나 기관·단체 차원에서도 자비의 희년 관련 운동이 확산돼 관심을 모았다.
대구대교구 도원본당은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을 돕는 거점 본당으로서 민족화해분과를 설립했고, 서울 동작동본당은 조혈모세포와 장기기증을 통한 생명 나눔 실천을 통해 자비 실천에 나섰다.
‘하느님의 자비’에 관한 의식을 고양하고 체득하는 특강이나 시리즈 강연들이 본당마다 개설됐고, 성화 전시회와 성경 읽기 등을 통해 자비를 더욱 깊이 느끼려는 신심 활동들도 눈에 띄었다.
구체적인 자비와 자선의 실천을 위한 바자도 많이 열렸다. 수원교구 율전동본당은 5월말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노숙인들에게 빵과 우유를 나눠주기도 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은 젊은이를 위한 고해성사의 날, ‘자비의 청소년 선교사’ 임명, ‘자비로운 교사’ 행사, ‘생명’을 주제로 한 중고등학교 사목부 학생대회 등을 통해 청소년·청년들에게 자비의 정신을 불어넣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