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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8-14
태양아 머무르라. / 김낙춘 목사
장례식 때 잘 부르는 찬송 291장 후렴의 가사에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라고 강조돼 있는데, 요단강 건너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기도 하고 또 요단강 건너편을 천국으로 상징합니다.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살았던 애굽을 죄악 세상, 즉 예수 믿기 전의 삶에서 구원받는 것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을 나와서 광야에서 40년 동안 방황한 것은 성도들이 세상에서 사는 것으로, 또 요단강 건너는 것은 성도가 죽는 것을,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간 것을 천국에 들어간 것으로 보는 것에서 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도식적인 생각은 잘못됐습니다. 왜냐하면 요단강 건너편의 가나안 땅이 비록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이긴 하지만 평화로운 땅이 아니고, 그 땅에는 이미 다른 여러 민족들이 살고 있어서 그 땅을 차지하려면 그들과 전쟁을 하지 않으면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요단강 건너기 전부터 긴장하면서 12명의 정탐꾼을 보냈고, 그들은 똑같이 장대한 사람들과 튼튼한 성벽들을 보았는데 10명은 가나안 땅에 가면 죽고만다고 믿음 없는 보고를 했고, 두 명은 비록 사람들이 크고 성읍들이 견고하다 할지라도 올라가면 하나님 때문에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의 보고를 했습니다. 그런데 백성들은 믿음 없는 10명의 보고를 믿고는 두려워하면서 하나님을 원망했습니다. 이일로 인해서 애굽에서 나올 때 20살 이상되었던 사람들은, 믿음으로 보고했던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하고는 광야에서 40년간 헤매면서 다 죽었습니다.
40년이 지난 후 새로운 세대들이 요단강을 건넙니다. 큰 성 여리고성을 만났으나 하나님 때문에 쉽게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리고보다 훨씬 작은 아이성을 공격할 때는 여러 명이 목숨을 잃고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것을 보면 요단강 건넌 후의 가나안 땅에서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은 천국으로 상징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시련이 많은 전쟁터 같은 이 세상살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호수아서는 성공과 실패, 두려움과 피곤함, 병들고 죽고, 속이고 속는 세상의 모습을 그대로 기록해 놓았습니다.
오늘 말씀도 전쟁에 대한 기록입니다. 9장에 보면 가나안 땅에 살고 있던 기브온 족속이 교묘한 방법으로 이스라엘 백성들과 평화조약을 맺습니다. 이스라엘이 여리고와 아이성을 치는 것을 보고 겁이 났기 때문에 다른 주변의 다섯 나라들이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맺은 기브온을 공격하기로 결의하고 모입니다. 그러자 기브온이 이스라엘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이스라엘의 지도자 여호수아는 기브온을 돕기 위해서 군사를 거느리고 전쟁터로 갑니다. 그러나 이들 다섯 나라도 언젠가는 이스라엘이 쳐서 없애야 할 족속들이었기 때문에 사실은 한꺼번에 다섯 나라를 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이때 여호와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그들을 두려워 말라 내가 그들을 네 손에 붙였으니 그들의 한 사람도 너를 당할 자 없으리라"(8절)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여호수아가 약해질 때마다 - 이스라엘의 지도자 모세가 죽고 새로운 지도자로 세움받았을 때, 여리고성을 칠 때, 첫 번째 아이성 공격에서 실패했을 때 -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듣고 여호수아는 큰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는 군사들과 함께 밤새도록 가서 가나안 다섯 왕들이 연합한 군대 앞에 갑자기 이르렀으나 하나님께서 이 전쟁을 주관하셔서, 연합군들이 이스라엘 앞에서 두려워하여 도망하자 여호와께서 그냥 계시지 않고 하늘에서 큰 우박덩이를 내렸습니다(10절). 물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우박이 내리지 않았습니다. 우박에 의해서 죽은 사람들이 이스라엘 군사들의 칼에 죽은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았습니다(11절). 하나님께서 놀라운 기적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도우셨습니다.
그런데 12,13절을 보면 더 놀라운 기적이 있습니다. 여호수아가 해와 달을 향해 "태양아 너는 기브온 골짜기에 머무르라, 달아 너는 아얄론 골짜기에 머무르라."고 명령합니다. 14절에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의 말을 들으셨다는 것을 보면, 겉으로 표현된 것은 해와 달을 향해 명령한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께서 능력으로 개입해 주시기를 소원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호수아의 말대로 태양이 멈추고 달이 섰습니다.
다른 기적은 몰라도 이 기적이 과연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구는 시속 약 1,500 km로 자전하는데 이것은 자동차가 서울서 부산 가는데 20분도 채 안 걸리는 속도 이고, 또 태양을 초속 20km의 속도로 공전하지만 우리는 거의 속도를 느끼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이렇게 빠르게 돌아가던 태양이 멈추었습니다.
과연 태양이 다른 천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멈출 수 있을까?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태양과 달이 멈추었다는 말들을 하나의 시적표현으로, 여호수아가 적군들이 도망하는 것을 보고 하나님께 힘을 주시도록 구했다는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여호수아의 군대에게 힘을 주심으로 남은 낮 시간동안 싸워서 적을 완전히 멸할 수 있었는데 이것이 마치 날이 길어진 것처럼 보여질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경은 물론 시적인 언어를 사용하지만 이 경우에는 맞지 않는 해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11절에 우박이 쏟아진 기적이 있는데 만약 우박도 시적인 표현이라면 이것들은 무엇을 상징합니까? 만약 하늘에서 떨어진 우박들은 시적인 표현이 아니고 실제로 일어난 것이라고 믿는다면, 해가 멈춘 것도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못 믿을 이유가 있습니까?
또 여호수아가 '태양아 머무르라'고 했을 때 이것은 해가 멈춤으로 날이 길어지는 것을 원한 것이 아니라 대낮의 햇볕이 너무 뜨거워 전쟁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 하나님께 그렇게 요청했다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여호수아의 기도를 들으시고 햇볕이 약하게 하심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원기를 회복하여 적을 무찌르고 이길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호수아가 햇볕이 너무 강해서 약해지도록 기도했다면 굳이 '태양아 멈추라'고 하지 말고 '태양아 너의 빛은 약해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이집트나 중국 힌두권에서 아주 긴 날에 대한 기록을 가지고 있고,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기록에도 해가 뜨다말고 지평선에 걸린 채 하루 종일 지나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여호수아 10장에 나오는 태양이 멈춘 것을 두고 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또 천문학자들(astronomers) 사이에 상식으로 통하는 이야기 중에 이런 것이 있다고 합니다. 하루가 천문학적 계산에서 빠졌는데, 하바드 천문대의 Pickering 교수는 이것을 역으로 추적해보니까 여호수아 때까지 가더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성경의 기록이 세상 역사나 과학으로 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지만,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든 안되든 성경에 기록돼 있으면 어떤 무엇이든지 믿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만약 우리가 하나님을 전능한 분이라고 믿는다면 해와 달이 실제로 멈추었다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전능하시다는 말은 못하실 게 없는 모든 능력을 가지고 계시다는 뜻입니다. 태양과 달을 창조하시고 천체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해와 달을 멈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고 매우 간단한 일입니다. 저도 이렇게 믿습니다. 정확하게 그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다 알 수는 없어도 성경에 기록된 것처럼 바로 해와 달이 실제로 멈추었다고 믿습니다.
이 놀라운 기적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보다 더 위대한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제 10장로교회라는 유명한 교회의 담임목사였던 Donald Grey Barnhouse는 신학교를 졸업한 후 약 12년만에 모교인 프린스톤 신학교 채플에서 설교를 하는데, 히브리어를 가르쳤던 윌슨 교수가 앞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제자의 설교를 듣고는 "나는 자네가 하나님을 크신 하나님으로 믿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쁘네. 나는 제자들이 학교에 설교하러 올 때마다 나는 가서 그들이 하나님을 크신 하나님으로 믿는지 아니면 조그마한 하나님으로 믿는지 보기를 원하지. 나는 그들의 설교를 들으면, 목회 현장을 가보지 않아도 그들의 목회가 어떨 것인지 충분히 짐작을 한다네."라고 말해서, 그 말에 대해 설명을 부탁했더니 "얼마의 졸업생들은 작은 신을 가지고 있어. 그들은 항상 그 신과 힘든 관계를 유지하지. 그 신은 어떤 기적도 행하지 못하지. 그는 성경을 영감하지도 못하고 우리를 보호하지도 못하고 우리를 변화시키지도 못하지. 그런데 어떤 학생들은 크신 하나님을 모시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어. 그 하나님은 말씀하시면 그대로 되지. 그는 명령하시고 그것을 빨리 이루시지. 자네는 크신 하나님을 모시고 있기 때문에 그 하나님께서 자네 목회를 복되게 하실 걸세."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실제로 반하우스 목사는 크신 하나님을 모시고 살아서 목회도 많은 결실이 있었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했습니다. 이 하나님이 우리의 하나님이십니다. 여호수아와 함께 하셨던 하나님, 이스라엘로 하여금 승리케 하셨던 하나님, 태양을 멈추게 하셨던 그 하나님이 저와 여러분의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보다 더 위대한 것은 없습니다. 우리도 하나님을 크신 하나님으로 믿고 삽시다. 이 하나님께서 우리 삶을 복되게 하실 것입니다.
둘째, 하나님께서 하실 큰 일을 기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열심히 칼로 적을 죽이기도 하면서 싸웠습니다. 하나님이 우박으로 적들만 죽도록 하셨어도 만약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남아있는 사람들이 도망갈 수 있어서 다 죽이는데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는 하나님께서 초자연적으로 개입하시도록 요청했습니다. 그가 참으로 큰 것을 기대했던 것은 그의 믿음의 반영, 즉 하나님을 크신 하나님으로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애굽을 떠날 때 하나님이 행하신 놀라운 일들, 홍해를 육지 같이 건넌 일, 아침마다 주시는 새로운 만나, 요단강 건너고 여리고성을 그저 돌다가 소리치기만 했는데 무너졌던 기적들을 기억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욕심이나 이기적인 욕망을 위해서 하나님께 초자연적인 기적을 구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하나님으로부터 큰 것을 기대했습니다.
만약 우리는 진정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다가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면 하나님은 들으시고 초자연적으로 개입하십니다. 윌리암 캐리는 늘 크신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으로 부터 큰 것을 기대하라. 하나님을 위해 큰 것을 시도하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도 크신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께 큰 것을 기대하고 기도합시다.
우리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를 원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살기를 원하지만, 우리 힘으로 안 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하나님은 전능한 사람을 창조하지 않으셨습니다. 아무리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못하는 것이 너무 많고 아무리 마음으로 원하고 노력해도 안 되는 것들이 이 세상에 많습니다. 남편을 전도하고 싶고, 자녀를 바르게 기르고 싶어도 잘 안됩니다. 우리가 10월 24일 전도의 날로 정하고 한 사람이 한 사람씩 엄마가 아이를 복중에 품듯이 우리 가슴에 품고 기도하고 만나고 전도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전도하는 일을 전능하신 하나님이 직접 하시거나 천사들을 통해서, 천사가 밤에 하얀 옷을 입고 와서, '00, 당신은 내일부터 예수 믿도록 하시오. 한영교회가 특별히 좋은 교회이니 그리로 가서 예수 믿도록 하라.'고 하면 얼마나 쉽겠습니까? 그런데도 하나님은 전도를 직접 하시지 않고, 천사를 통해서 하시지 않고 우리 연약한 사람들을 통해서 전도하기를, 크신 일들을 하기 원하십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뜻을 순종하다가 지칠 때나 전도가 너무 힘들 때나 나 혼자서는 도무지 안되겠다고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이때 우리는 여호수아처럼 하나님의 개입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기적을 베풀어주실 것입니다.
셋째, 여호수아는 하나님께서 개입해 주시도록 기도했을 뿐만 아니라 그는 개인적인 책임을 다했습니다. 그는 기도만 하고 가만히 있지 않고 태양이 멈추자 군사들과 함께 다섯 연합군들을 끝까지 쫓아갔고 굴에 숨은 다섯 왕을 찾아내 죽였습니다.
학생들이 지혜를 달라고 열심히 기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공부는 내가 해야 합니다. 사업하는 분도 열심히 기도할 수 있으나 성실하고 정직하게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전도도 기도해야하지만 우리가 해야할 일은 해야 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지혜와 능력을 최대한 사용할 때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들을 잘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에 있는 중국인들을 위해서 선교하는 Leland Wong이라는 분은 편지지 위에 3가지 성경구절을 인쇄해서 사용하는데, "태양아 머무르라"(수10:13), "도끼가 떠오르니라"(왕하 6:6)는 선지자 엘리사가 제자들과 함께 집을 짓기 위해서 나무를 베러 산으로 갔다가 제자 중 한 사람의 도끼가 빠져 물에 빠지자 나뭇가지를 베어 물에 던지니까 도끼가 물에 떠올랐던 하나님의 기적을 체험했을 때 말씀이고, 시 48:14 "이 하나님이 우리의 하나님이시다" 3가지입니다.
실로 태양을 멈추게 하셨던 전능하신 하나님이 우리의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도 크신 하나님을 믿음으로 바라보면서 여호수아처럼 큰 것을 기대합시다. 큰 것을 위해 기도합시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을 성실하게 감당합시다.
그렇게 될 때 영적으로 점점 어두워져 가는 세상에서 승리하고 우리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그리스도인이 될 것입니다.(정리:강미라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