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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은 말이 없습니다 / 강문호 목사
얼마 전 책상에 앉아서 <풍산개>라는 영화를 DVD로 보았습니다. 그런 영화는 처음 보았습니다.
거의 두 시간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이 처음부터 끝까지 말 한 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말 한 마디하지 않는 영화는 처음보았습니다. 그러나 침묵이 더 큰 소리를 주었습니다.
심장 이야기
오늘은 심장 이야기를 드리려고 합니다.
심장은 일분에 약 70여회 뛰고 있습니다. 하루 10만번 뜁니다. 70년을 산다고 하면 평생 26억번 뛰게 됩니다.
하루 10만번을 뛰면서 심장은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신도 심장 뛰는 소리를 몰라야 합니다. 심장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몰라야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심장을 군주지관(君主之官)이라고 합니다. 심장은 우리 몸에 왕이라는 것입니다. 왕이 병들면 나라가 병들게 됩니다. 심장이 병들면 온 몸에 병이 들게 됩니다.
우리 몸에 혈관의 총길이는 16만 km입니다. 서울에서 부산이 400km라면 서울에서 부산을 200번 왕복하는 길이입니다. 지구 한 바퀴가 4만 km입니다. 지구를 4번 도는 길이입니다. 서울에서 신의주까지 100번 왕복하는 거리입니다.
심장에 있는 혈관만도 96,000 km입니다. 심장은 4.6 리터의 피를 하루에 1천번 이상 순회시키고 있습니다.
평생 심장은 30톤의 바위를 지고 에베레스트 산에 오르는 힘을 쓰고 있습니다. 심장의 능력은 무산대입니다.
심장은 겨우 300 g입니다. 길이는 12-15cm입니다. 폭은 9cm입니다.
심장은 신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일하는 심장은 말이 없습니다.
자기의 존재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삐지지도 않습니다.
하나님 이야기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습니다.
빛이 있으라고 한 마디 하셨습니다. 빛이 생겼습니다. 1초 말씀하시고 하루 종일 침묵으로 계셨습니다. 천지창조 첫 날이었습니다. 둘째 날도 그렇습니다. 하늘을 말씀으로 창조하고 온 종일 침묵으로 계셨습니다. 6일간 창조하시면서 내내 그렇게 하셨습니다.
그렇게 위대한 일을 하시면서 말이 없으신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그리고 창조하신 모든 것을 섭리하고 계십니다. 자동차는 3년 사용하면 고장나기 시작합니다. 인간의 몸은 70년 사용하면 병들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 우주는 수 억년 지탱하면서도 고장 한번 난 적이 없습니다. 우주를 관리하시면서도 말 한마디 없으신 분이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오늘도 온 종일 가장 많은 일을 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침묵하고 계십니다.
심장같으신 분이십니다.
예수님 이야기
이 땅에서 가장 큰 일을 하고도 말이 없으신 심장같으신 분은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가장 큰 일을 하고도 말없이 서있는 상징물입니다.
십자가가 온 세상을 덮고 있습니다. 십자가는 두 가지 큰 일을 하였습니다.
십자가의 소리는 두 가지 소리입니다.
(1) 온 인류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엄청난 과업을 완성하였습니다.
십자가는 죄사함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인자가 온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 20;28)
대속물은 구약의 소, 양, 염소, 비둘기같은 제물을 말합니다. 대속물이란 헬라어로 <뤼트론>이라고 하는 데 이는 ‘해방하다’ ‘결박에서 풀다’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죄의 값은 사망입니다. 죄인은 죄로 말미암아 죽어야 합니다. 그러나 대속물인 짐승을 대신 죽임으로 살아나게 됩니다. 대신 죽이는 동물을 대속물이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대속물로 오셨다고 스스로 말씀하셨습니다.
중요한 것은 대속물을 주려고 오신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가 대속물이라는 말씀입니다.
<많은 사람의 대속물>이란 <모든 사람의 대속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온 인류의 대속물 즉 온 인류의 구원자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러나 심장이 말이 없는 것처럼 십자가는 말이 없습니다.
(2) 십자가는 인류 최고의 사랑을 주었습니다.
십자가는 사랑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요 3;16)
최고의 희생이 최고의 사랑이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었습니다.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오셔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셨습니다. 최고의 희생이 되시고 십자가로 말없는 말을 하고 계십니다.
어느 아버지가 5남매를 잘 길렀습니다. 어려운 살림에 대학까지 공부시켜서 모두 결혼시키느라고 그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자녀들을 불러 모아 놓고 말했습니다.
“아들, 며느리 그리고 딸, 사위들아! 내가 사업하다가 빚을 지게 되었다. 7억원이다. 너희들이 할 수 있는 만큼 나누어서 갚아 다오. 너희들이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나머지는 내가 재산을 정리하여 하마.”
그리고 종이를 한 장 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모두가 얼굴만 쳐다 보더니 셋째 아들이 1억원이라고 적었습니다. 큰 아들이 체면상 3천만원이라고 적었습니다. 2천만원 두 명, 천만원 한 명이었습니다.
“고맙다.”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지났습니다. 아버지는 다시 5남매 가정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내가 죽기 전에 내 재산을 분배한다. 너희들이 적은 액수를 보았다. 모두 1억 8천만원이었다. 재산을 정리하여 보니 꼭 18억이다. 10배씩은 나누어 줄 수 있겠다.”
그리고 10배씩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버지를 사랑하는 것만큼 재산을 나누어 주고 싶어서 그렇게 한 것이었습니다. 아버지 방법과 자녀들의 방법은 달랐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사랑한 것에 주님은 30배, 60배, 그리고 100배를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솔로몬 성전 이야기
솔로몬이 성전을 지을 때 성전 짓는 현장에서는 방망이 소리가 나지 않았습니다. 도끼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철 연장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솔로몬은 흥분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하나님의 성전을 지었습니다. 7년 동안 지었습니다. 153,600명을 동원시킨 대 공사였습니다. 가장 많이 들어간 재료는 돌이었습니다. 거의 돌로 쌓았습니다. 직접 가서 만져 보기도 한 것은 600 톤 되는 돌도 있었습니다. 길이가 50 m 정도였습니다.
이스라엘의 유명한 역사학자가 있습니다. 그를 통하여 성경 해석에 엄청난 도움을 받고 있는 사람이 요세프스입니다. 그의 기록에 보면 솔로몬이 성전을 짓는 근처에 돌을 다듬는 채석장이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는 외국에서 수입한 돌 덩어리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특별히 레바논에서 날라온 원석들이 쌓여 있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 곳에서 돌을 다듬어 가지고 성전 건축 현장으로 날라 왔습니다.
그 곳에서는 돌을 다듬는 요란한 소리들이 들렸습니다. 그러나 막상 성전을 짓는 현장에서는 철연장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입니다.
“이 전은 건축할 때에 돌을 뜨는 곳에서 치석하고 가져다가 건축 하였으므로 건축하는 동안에 전 속에서는 방망이나 도끼나 모든 철 연장 소리가 들리지 아니하였으며”(왕상 6;7)
솔로몬 성전을 짓는 현장에서는 큰 일을 하면서도 소리가 나지 않았습니다. 심장같았습니다. 큰 일을 하는 사람은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심장같습니다.
구제 이야기
마태복음 6장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구제할 때에 외식하는 자가 사람에게 영광을 얻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는 것같이 너희 앞에 나팔을 불지 말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저희는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의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이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가 갚으시리라”(마 6;2-4)
심장처럼 말없이 구제하라고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이스라엘에 유명한 랍비중에 한 분은 마이모니데스입니다. 그는 구제하는 데 8 계단이 있다고 정리한 랍비입니다.
제1단계 가장 낮은 단계입니다. 억지로 주거나 주고나서 후회하는 단계입니다. 마음으로 준 것이 아니라 손으로 준 것입니다.
제2단계 즐겁게 주었지만 고통 당하는 사람의 아픔을 달랠 수 없을 정도로 조금 준 단계입니다.
제3단계 즐겁게 알맞게 주었지만 달라고 할 때에 준 단계입니다.
제4단계 즐겁게 주었고 알맞게 주었고 달라고 하기 전에 주었지만 주어야 할 사람 손에 쥐어 줌으로 받는 사람이 부끄러움을 느끼는 단계입니다.
제5단계 즐겁게 주었고 알맞게 주었고 달라고 하기 전에 주었고 누구에게 주었는 지 알지 못 하게 준 단계입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등뒤에다 호주머니를 만들고 돈을 넣고 다니며 어려운 사람이 꺼내 가게 하였습니다.
제6단계 준 사람은 누구에게 주었는 지 알지만 받는 사람은 누가 주었는 지 모르게 준 단계입니다. 그래서 어떤 구제를 좋아 하는 이는 배고픈 사람이 있다고 하면 몰래 담넘어도 양식 자루를 던져 주고 돌아 왔습니다. 이것이 6단계입니다.
제7단계 준 사람은 누구에게 주었는 지 모르고, 받은 사람은 누가 주었는 지 모르는 단계입니다. 그래서 성전안에는 <침묵의 방>이라는 방이 하나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돈 있는 사람은 그 곳에 돈을 넣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그 곳에서 가서 자기가 필요한 것만큼만 꺼내 옵니다. 누가 넣었는 지 모르고 누가 가지고 갔는 지 모르는 방이라 침묵의 방입니다. 이런 단계가 7단계입니다.
제8단계 미리 구제함으로 이 땅에 가난한 사람이 아예 없게 하는 단계입니다. 장사하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유능한 사람에게 밑천을 대주어 사업하게 합니다.
이렇게 하는 단계가 가장 고차원적인 구제단계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예수님은 구제하면서 소리를 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심장같이 구제하라고 하셨습니다.
성경에서 가장 구제를 많이 하면서도 가장 소리를 내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삭개오입니다. 삭개오는 여리고 부자였습니다. 성경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전설에 그의 농산물 창고는 600 m였습니다. 삭개오 농장에서 일하는 일군이 2000명이었다고 합니다. 성경은 부자라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만나고 말했습니다.
"내 재산의 반을 가난한 자 주겠사요며 남의 것을 토색한 것이 있으면 4배나 갚겠습니다.”
한 경직 목사님 말을 빌리면 삭개오는 예수믿고 5분만에 거지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구제를 많이 하였지만 누구에게 얼마를 주었고, 어느 단체에 얼마 기증하였다는 말 한 마디없습니다. 심장처럼 말없이 구제한 사람입니다.
큰 일을 하는 사람은 말이 없습니다.
전도 이야기
호주 시드니 조지가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외치는 부부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제너(Jenner)입니다. 해병대 시절 방탕하다가 예수님을 영접한 후 그는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주님 은혜에 감사하여 하루에 10명씩 전도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지나는 사람들에게 젊잖게 세 마디만 말했습니다.
“실례합니다”(Excuse me.)
"당신은 구원받았나요?“Are you saved?)
"당신이 오늘 죽는다면 천국가실 수 있나요?"(If you died tonight, can you go to heaven?"
같은 장소에서 40년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을 듣고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는 말을 한 사람에게도 들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는 스스로 말했습니다.
“나는 열매없는 열심입니다.”
그러나 목사님 한 분이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그 분의 말 때문에 예수를 영접하게 되었다는 간증을 수없이 들었습니다. 확인한 것만 146,000명이었습니다.
인도에서 온 외교관이 부임한 후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장난감을 사주러 가다가 전도를 받았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영접하고 인도의 전도자가 되었습니다. 수많은 선교사들이 그 분의 이 전도 때문에 예수믿고 선교사가 되었다고 간증하였습니다.
목사님은 감격속에 제너 부부를 찾았습니다. 다 늙어서 이제는 누워 있었습니다. 이런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그는 그 소식을 듣고 두 주 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목사님이 말해주었습니다.
“당신은 천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입니다.”
전도많이 한 사람은 심장처럼 말이 없습니다.
성경에서 가장 많은 사람에게 전도한 사람은 베드로입니다. 하루에 3천명, 5천명 예수를 믿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한번도 그것을 자랑하여 본 적이 없습니다.
“내가 하루에 3천명을 예수믿게 한 사도입니다.”
“5천명 주께로 돌아 오게 한 적도 있습니다.”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일을 많이 한 사람은 심장처럼 말이 없습니다.
헌금 이야기
어느 목사님의 고백입니다.
큰 교회입니다. 장로님 한 분이 재정의 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분의 말이라면 교회에서 모두 존경하면서 따라주고 있습니다. 어느 날 부목사님이 문제가 생겼습니다. 장로님의 말 한 마디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부목사님이 장로님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부탁하였습니다. 그 때 장로님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목사님! 나는 이 교회에서 헌금을 제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내가 말을 하면 사람들이 헌금을 많이 하니까 말한다고 합니다. 헌금을 많이 하든가 말을 하든가 둘 줄에 하나를 선택하여야 합니다. 헌금도 많이 하고 말도 많이 하면 안 됩니다."
일 많이 하는 사람은 심장처럼 말을 많이 하면 안 됩니다.
심장은 일은 많이 하고 말이 없습니다. 헌금을 진실로 많이 한 사람은 자기 헌금 액수를 자랑하지 않습니다.
성경에서 가장 헌금을 많이 한 사람은 다윗입니다. 전쟁터에 나가서 전리품을 얻으면 모두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그리고 그는 늘 고백하였습니다.
“내가 이미 내 하나님의 전을 위하여 힘을 다하여 예비하였나니 곧 기구를 만들 금과 은과 놋과 철과 나무며 또 마노와 박을 보석과 꾸밀 보석과 채석과 다른 보석들과 화반석이 매우 많으며 성전을 위하여 예비한 이 모든 것 외에도 내 마음에 내 하나님의 전을 사모하므로 나의 사유의 금, 은으로 내 하나님의 전을 위하여 드렸노니 곧 오빌의 금 삼천 달란트와 천은 칠천 달란트라.
모든 전 벽에 입히며 금, 은그릇을 만들며 공장의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쓰게 하였노니 오늘날 누가 즐거이 손에 채워 여호와께 드리겠느냐 이에 모든 족장과 이스라엘 모든 지파 어른과 천부장과 백부장과 왕의 사무 감독이 다 즐거이 드리되 하나님의 전 역사를 위하여 금 오천 달란트와 금 다릭 일만과 은 일만 달란트와 놋 일만 팔천 달란트와 철 십만 달란트를 드리고 무릇 보석이 있는 자는 게르손 사람 여히엘의 손에 부쳐 여호와의 전 곳간에 드렸더라 백성이 자기의 즐거이 드림으로 기뻐하였으니 곧 저희가 성심으로 여호와께 즐거이 드림이며 다윗 왕도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하니라”(대상 29;2-9)
“나와 나의 백성이 무엇이관대 이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드릴 힘이 있었나이까 모든 것이 주께로 말미암았사오니 우리가 주의 손에서 받은 것으로 주께 드렸을 뿐이니이다”(대상 29;14)
다윗은 하나님께 최고 많은 헌금을 드리면서 자랑한 적이 없습니다. 자기를 나타낸 적도 없었습니다. 주의 손에 받은 것으로 주께 드렸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진정으로 헌금을 많이 드린 사람은 심장처럼 말이 없습니다.
철학자 이야기
젊은 철학자 에머슨이 대사상가인 칼라일을 방문하였습니다. 두 사람은 호숫가를 오랫동안 산책하면서도 말이 없었습니다. 해질 무렵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지긋이 눈을 감고 사색에 잠겼습니다. 두 사람은 단 한 마디의 대화도 나누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에머슨이 저녁에 기쁜 표정으로 이런 작별인사를 하였습니다.
"오늘 선생님에게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칼라일은 기쁜 표정을 지으면서 에머슨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나도 자네에게 한 수 배웠네. 자네는 매우 훌륭한 철학자가 될 것일세."
두 석학은 침묵속에서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들은 대화보다 명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서로의 침묵의 시간을 깨뜨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은밀한 침묵속에서 두 석학은 깊은 것을 알았습니다. 서로 마음을 읽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진실로 깊은 사람은 말이 없습니다.
조금 흐르는 개울 물은 물흐르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나는 부산 감림산 기도원에 가면 처음에는 잠을 자지 못 하였습니다. 개울 물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강을 끼고 살고 있는 데 한강 물이 흐르는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큰 강은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심장은 큰 일을 하지만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묵묵히 일만 합니다.
침묵의 살인자 당뇨병
당뇨병의 별명이 있습니다. 침묵의 살인자입니다. 당뇨병은 아프지 않습니다. 그러나 은근히 합병증으로 발전하면 끝납니다. 그래서 소리없이 아픈 당뇨병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릅니다.
우주에서 가장 많은 일을 하는 존재는 태양입니다. 태양이 없어지면 지구는 곧 파멸되고 말 것입니다. 태양이 없으면 양식을 만들 수 없습니다. 물이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지도 않습니다. 구름도 없어집니다. 비도 사라집니다. 그러면 산에 물을 줄 수 없습니다. 산도 모두 사막이 됩니다. 물론 개울도 강도 사라지게 됩니다.
모두가 죽고 말 것입니다.
온 세상을 살리는 태양은 매일 크게 일하면서도 말하지 않습니다.
침묵은 가장 큰 말입니다.
일본 이야기입니다. 어느 마을에 후덕한 군주가 살고 있었습니다. 백성들은 모두 태평성대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군주는 말에서 떨어져 미처 손을 쓸 겨를도 없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외동딸 유미코가 아버지 대를 이어서 군주가 되었습니다. 그도 선정을 베플어 칭찬이 자자하였습니다. 결혼할 나이가 되자 대신들은 신랑감을 구하려고 하였습니다. 유미코는 자기가 직접 신랑감을 구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커다란 북통을 무명으로 씌웠습니다. 이상한 북을 만들어 놓고 신랑감을 공개 모집하였습니다. 수많은 총각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수많은 총각들 앞에서 북을 치면서 물었습니다.
"북소리가 들리나요?"
모두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고 대답하였습니다. 무명 북이 소리가 날 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 한 총각이 말했습니다.
"소리가 들립니다."
"무슨 소리입니까?"
"침묵의 소리입니다."
이 청년이 유미코의 신랑으로 선발되었습니다. 침묵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입니다.
심장은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앞으로 돌아갑니다. 심장은 엄청난 일을 하면서도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참으로 깊은 물은 소리가 없습니다. 정말 크게 움직이는 지구는 태양을 돌면서도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오늘 본문이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일은 큰 일입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들은 성전을 지으면서 소리를 내지 않았습니다. 조용하면서도 큰 일을 해내는 사람이 깊고 높은 사람입니다.
사람들은 하늘같은 사람보다 바다같은 사람을 좋아 합니다.
침묵을 말하는 은총이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