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낙산사 - 속초 1박2일 2024. 3. 1~3. 2 삼일절 연휴에 양양 낙산사와 홍련암을 가기로 갑작스레 결정되었다. 대명 양양 솔비치호텔에 예약 대기가 운좋게 풀렸기 때문이다. 매년 2월말이나 3월초에 연례행사처럼 가족여행을 다니는 곳이다. 늘 승용차로 갔는데 올해는 고속버스로 간다. 나의 운전이 미덥지 않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섭섭키도 하지만, 차라리 편해서 좋다. 딸이 얼마 전 서울 개포동으로 신규아파트 분양을 받아 이사를 갔기 때문에 거기서 자고 함께 출발하기로 했다. 고속버스터미널에서 10시30분 출발이다. 모처럼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이라 설렘이 크다. 그런데 88도로에 들어서자 차가 막히기 시작하더니 마치 길 위의 주차장처럼 변했다. 답답하고 짜증이 나지만 내 승용차로 나섰다면 어쩔 뻔 했나 싶어 그나마 천만다행이라고 위로가 된다. . 근래 눈이 자주 내린 탓으로 고속도로 주변 산들은 마치 밀가루를 뿌려 놓은 듯 하얗다. 홍천 휴게소에서 잠시 쉬는데 벌써 점심시간을 지났다. 급히 허기를 때울 음식을 사와서 차내에서 요기했다. 양양 버스터미널에 도착하기까지 5시간 반이 걸렸다. 평소라면 2시간 반이면 되었을 것인데--택시를 타고 양양시장 입구에 위치한 곰치탕으로 유명한 동일식당에서 김치곰치탕과 생선구이로 늦점심 겸 저녁 식사를 했다. 양양시장에도 몇몇 유명 맛집이 있는데 “공가네감자옹심이”집 앞에는 사람들이 운집해 있다. 점심도 저녁도 아닌 시간에 만석에 대기번호가 길다. 메밀전병을 사는데도 20분 기다려야 한단다. 메밀전병과 꽈배기도 사고 혹 저녁에 배고플 때를 생각해서 간식거리를 준비했다. 숙소 체크인을 했다. 호텔방은 3층인데, 창 베란다가 바다 쪽이 아니라서 좀 아쉬웠지만 운 좋게 예약이 된 것만도 행운이고 감지덕지라 생각된다. 집사람은 방에서 쉬고 딸과 둘이서 산책을 나섰다. 오늘부터 갑자기 기온이 급강하해서 바닷가에는 아예 인적이 끊겼지만 호텔 내 카페나 식당은 초만원이다. 원래는 낙산사와 홍련암을 오늘 갈 예정이었으나 도착이 늦어져 내일로 미루었다.
낙산사와 홍련암 다음날 아침- 식사는 호텔 안 식당에서 먹고 10시경 호텔을 나섰다. 카카오 택시로 낙산사 의상대 주차장으로 갔다. 딸은 비치호텔 카페에서 차 마시며 기다리기로 하고, 집사람은 홍련암에서 기도를 하는 동안 나는 의상대 홍련암 낙산사 보타전 원통보전 해수관음상을 둘러보았다. 사찰로 입장할 때 경로는 무료이지만 일반인은 입장료를 받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모든 사찰의 입장은 무료란다. 입장료 시비가 많았던 기사를 본 기억이 있는데 ~ 국가에서 보전해 주어 무료입장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추운 날씨에도 관람객 이 엄청 많다. 모처럼 왔으니 기와불사도 했다. 기왓장에 가족건강과 소원성취의 문구와 가족 이름을 나열 하는 글씨를 막힘없이 써 내려간다. 기왓장을 올려놓고 의상대로 가서 큰 파도가 치는 동해바다를 내려다본다. 그리고 멀리 홍련암 사진을 찍는다. 너무나 아름답다. 십구 년 전 낙산사가 화재로 전소할 때 이 홍련암은 살아남았다. 전국 최고의 기도처로 유명한 곳이다. 홍련암 가는 길 양편에 해당화가 유명한데 아직은 꽃이 안 보인다. 홍련암에는 기도하기 위해 온 불교신자 뿐 아니라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만지면 꿈과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두꺼바 상의 복전함 삼족섬(三足蟾:세발 두꺼비)은 하도 만져 반질반질하다. 지대가 높고 바닷가라 바람이 세차다. 귀마개와 머플러로 냉기를 막으며 걷는다. 다음 코스인 보타전으로 향한다. 보타전 입구 연못 관음지에는 동전 던지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연못 가운데 웃음을 머금고 앉아있는 포대화상에게 던져진 수많은 동전이 그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연못에는 작년까지는 없던 관음상이 새로 세워져 있었다. 관음지 관세음 보살상은 좌대부터 6m 높이로 장엄하게 조성해 새로 모셨고, 연못을 가로질러 참배로를 만들어 누구나 가까이에서 친견하고 참배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보타전을 지나 원통보전 앞마당에 이른다. 거기에 칠층석탑이 서 있다. 洛山寺 七層石塔은 조선의 7대 왕 세조가 1467년에 완성한 7층 석탑으로 현재 대한민국 보물 제499호이다. 원통보전은 낙산사의 중심 건물로 관세음보살을 모신 건물이다. 원통보전의 담장이 하도 예뻐서 여기 올 때마다 감탄을 하곤 했다. 원통보전의 동쪽 끝에 원통문이 있고 이 문으로 나가면 해수관음상을 만날 수 있다. 1977년에 당시 동양 최대규모로 만들어졌다는 해수관음상은 동해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오봉산 정상에 위치한다. 조형미가 뛰어난 불상으로 많은 불신자들이 소원을 빌기 위해 찾는 곳이다. 딸이 너무 오래 기다리겠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재촉해 내려간다. 내려가다 보니 무료로 따뜻한 차를 나누어주는 곳에 줄이 서 있다. 매서운 추위도 따뜻한 차 한잔으로 움츠러드는 몸이 풀리는 것 같다. 기도를 끝내고 하산한다는 아내의 전갈을 받고 마중 겸 찻집과 불교용품을 파는 다래헌에서 만났다. 예쁜 손지갑, 측백나무로 만든 안마기 등 몇가지 기념품을 샀다.
점심시간이 다가온다. 카카오택시를 불러 물치항 회센터로 가자고 했다. 몇 년 전부터 속초에 오면 회는 꼭 물치항으로 간다. 값도 싸고 싱싱하고 친절하다. 운전기사가 추천하는 횟집을 찾았다. 기사의 친구가 운영하는 집이라는데 남편은 매일 바다에서 고기를 잡고 아내가 싱싱한 자연산 고기를 맛볼 수 있는 집이라고~ 기사가 전화까지 해준다. 과연 친절하고 서비스가 좋다. 남편이 직접 잡았다는 자연산으로 추천하는 대구, 가재미, 도다리 세 마리에 멍게는 덤으로 서비스다. 자연산이라서인지 너무 싱싱하고 맛이 좋다. 회 뜨고 남은 고기로 매운탕 값은 별도다. 밥 두 공기까지 112,000원에 맛있는 점심을 마쳤다. 다음 목표지는 속초시내 관광수산시장(구 중앙시장)이다. 버스가 많이 다닌다. 관광수산시장으로 들어가면서 깜짝 놀랐다. 무슨 특별한 날도 아닌데, 더구나 갑자기 추워져 행인이 적을 거라 생각했는데 인산인해다. 통행이 어렵다. 가게마다 줄들이 길다. 을씨년스런 시장 풍경보다 북적거리는 살아있는 시장 풍경은 정말 보기가 좋다. 사람구경도 하면서 충동구매도 생긴다. 행인들이 많이 찾는 가게는 주로 닭강정(만석), 감자전, 메밀전병, 호떡, 찐빵, 반건조 생선(진공포장),젓갈류 등등. 아마도 속초에 온 관광객의 필수코스인 것 같다. 시장안에 감자옹심이로 유명한 감나무집도 생각나지만 배가 불러 포기했다.
이제 귀경 시간이 다가온다.좀 일찍 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한 시간 이상 남았다. 혹 시간을 당겨 갈 수 있나 알아보니 우등고속은 전혀 빈자리가 없고 대신 일반고속은 50분 당겨 갈 수 있었다. 참으로 놀랍다. 예전엔 일반고속 다 팔린 후에 비싼 우등고속인데 이제는 자리가 넓어 편한 우등만 찾는 세상이 되었으니-- 돌아오는 고속도로 역시 밀린다. 그러나 어제보다는 한 시간 가량 빨라서 4시간 반 만에 도착했다. 내일 귀가해도 되었지만 딸의 직장생활에 피로함을 덜기 위해 바쁘게 1박2일로 여행을 마쳤다. 여행은 누구와 어디로 가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연휴기간은 늘 복잡하기에 노인들은 피한다. 그러나 직장인인 딸을 배려하다 보니 연휴를 택했고 딸과 같이 하는 여행은 그래서 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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