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자적.
여유가 있어 한가롭고 걱정이 없는 모양이라는 뜻.
어느 한 곳에 속박됨이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마음 편히 지냄을 이르는 말이다.
사전적 의미로는 이러하나, 이 말은
엄마들에게, 또 워킹맘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기도 하다.
아이를 유치원에 보낸 후, 출근 후 바삐 일하다
퇴근 후 아이를 찾고
또 다시 집에서 저녁거리 마련이며 밀린 집안일을 해야하는 워킹맘들에게는
여유라는 단어가 무척 절실하기 때문.
사실 생활에 찌든 피로감을 해소키 위해서는 '호캉스'만한게 없다.
워킹맘들이 가장 꿈꾸는게 호캉스가 아닐까.
밥도 청소도 하지 않아도, 깨끗하고 쾌적한 숙소에서 머물수 있는 여행 방식, 호캉스.
여수에 놀러온 이상 제대로 호캉스를 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온 나.
미리 예약해둔 호텔 라마다에 반짝이는 두 눈으로 도착했다.
여수 라마다호텔은 지난해 오픈한 5성급 호텔이다.
외부에 수영장 2개와 함께 대부분의 객실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족 4명이서 여행 간 것이라
나는 비용을 조금 더 내서라도 침대가 3개 있는 곳으로 예약했다.
비용은 약 15만원 선.
호텔 로비 내부는 꽤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하고 있지만
5성급이라고 하기엔 평범한 수준이었다.
새로 지어진 리조트 같은 느낌이랄까.
또한 수영장도 1박 2일 묵어도 한번밖에 사용할 수 없는 등
코로나로 인해 규제가 좀 있는 편이라 불편하게 여겨졌다.
사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하는 여행이라 마음을 넓게 써야 함은 당연하겠지만서도......
내부에는 식당을 비롯 카페에 빵류와 음료를 팔고 있어
배고플때 언제든 요기가 가능해 편리해 보인다.
숙소도 평범한 수준이다.
침대 3개에 쾌적한 모습이지만 내부는 약간 작은 느낌이었다.
내부엔 스타일러가 마련되어 있는 점은 무척 편리하게 여겨졌다.
조금 아쉬운듯한 숙소였지만 이 곳의 가장 큰 묘미는 외부 풍경이다.
여수의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뷰'가 정말 환상적으로 아름답다.
이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예약한 돈의 가치를 충분히 하는 것!
여유라는 단어가 찰떡으로 느껴지듯,
호텔 창 너머로 바라보는 여수의 풍경은 일상에 지친 마음을 녹이고 찌든 감정의 때를 씻어준다.
<라마다 호텔 너머로 바라본 여수 바다 이곳 저곳 1>
<라마다 호텔 너머로 바라본 여수 바다 이곳 저곳 2>
남해의 섬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섬에 조성된 골프장이며 푸르른 녹음을 바라본다.
골프장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농약을 써야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런 청정 섬 안에 골프장이 만들어 진 것이 의외다.
여수는 원래 농수산업이 발달한 도시였으나 밭농사도 활발하다고 한다.
또한 대표적인 공업으로는 여수국가산업단지를 들 수 있는데,
이 곳에서 석유화학과 비료, 정유, 시멘트 등이 만들어진다.
엑스포 이후, 현재는 관광도시로서의 입지를 충분히 다지고 있는데
여수의 곳곳에서는 활발한 농수산업의 현장을 두 눈으로 확인하는게 무척 쉽다.
호텔 이곳 저곳을 구경하며 쉬고 있으니
숙소 창 너머로 해가 늬엿늬엿 넘어간다.
저녁 먹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라마다호텔 주변에는 상가가 위치하고 있어
조금만 걸어가면 쉽게 식사를 할 수 있다.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그냥
호텔 앞에 있는 '금바우 식당'에 들어간다.
이 식당에는 삼겹살과 갓김치, 간장게장, 양념게장 등 여수의 전통 음식들이 함께 나온다.
생선도 나와서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 좋다.
가격은 1인 15000원에서 20000만원 정도로 형성되어 있는데
가성비는 꽤 괜찮은 편이다.
특히 이 곳에는 양념게장이 별미다.
양념이 맵지않고 게장에는 몸에 살이 가득해 씹는 맛이 일품이다.
스텐 그릇에 턱!하니 가득 담아 내주는 모양새도 꽤 마음에 든다.
이러한 진수성찬에 빠질 수 없는 것, 바로 술!
'여수밤바다'를 주문하고 한 입 맛본다.
하, 쎈 소주의 맛이 입에 가득 퍼진다.
이름은 낭만적인 여수밤바다지만 맛은 여수폭풍의바다 같은 맛이랄까.
이어 술맛처럼 여수 폭풍의 바다를 느낄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식사를 하고 할일이 없어진 우리는 아이와 함께 수영장으로 직행했는데
그 추위가 정말 술맛처럼 독했기 때문.
호텔에는 온수풀이 만들어져 있는데 사실 5월초, 유독 이상한 바람이 불어오던 그 때엔
너무나 추워서 수영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결국 우리는 온수풀에 몸을 담궈서 얼굴만 내놓고 놀다가
20분도 안돼서 숙소로 다시 직행하는 불상사를 겪어야만 했다.
혈기왕성한 청년들만 윗통을 벗고 신나게 놀았지만
아마도 그들도 무척 추웠으리라......
<호텔 수영장에서 바라본 여수 풍경>
<호텔 숙소에서 바라본 여수의 밤 풍경>
다음날, 호캉스의 절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조식을 맛보러 간다.
조식 식단은 꽤 풍부한 편이다.
음식맛도 중간 이상이고 메뉴 구성도 다채롭다.
또한 어김없이 갓김치가 마련되어 있다.
여수 돌산 갓김치는 정말 무한 리필, 무한 생성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여수 사람들은 밥 상 위에 갓김치가 없으면 밥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걸까.
나야 덕분에 맛있는 갓김치를 정말 질리도록 맛볼 수 있었다.
호텔 라마다의 가장 이채로운 점은,
옥상에 짚라인을 마련해 뒀다는 점이다.
우리는 체크아웃 전에 짚라인을 타러 옥상으로 향했다.
굳이 집라인을 타지 않더라도 옥상에는 포토존이 많고
여수를 전망할 수 있는 뷰 포인트가 많아
필수 방문해야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짚라인은 성인 3만 5000원. 청소년 2만 5000원.
결코 저렴한 금액은 아니지만
여행의 하일라이트를 장식하고 싶다면,
빠른 레일 속도로 상아빛 여수 바다를 가르고 싶다면 꼭 추천하는 액티비티다.
다만 체크아웃 시간에 간다면 사람들이 붐벼서
대기시간이 많아지므로, 이른 시간에 가기를 추천한다.
또한 밤에는 유람선을 타고 불꽃쇼를 해주는 낭만적인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으니
잘 검색 후 여행하면 더 알차게 보낼 수 있다고 한다.
옥빛 여수 바다를 가르는 기분을 느끼며
빠른 속도로 진행하는 짜릿한 체크아웃을 하며 속으로 외친다.
호텔 여수 라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