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2시 34분쯤 서해 연평도 해병대 자주포 진지에 북한군이 퍼부은 포탄이 소나기처럼 쏟아졌다. 평소처럼 교육훈련 중이던 해병대 연평부대 포7중대의 자주포 진지 부근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임준영(21) 상병은 중대장 지시에 따라 대응 사격을 하기 위해 포탄이 쏟아져 치솟는 불길을 뚫고 K-9 자주포를 향해 뛰었다. 화염이 임 상병을 휘감았고, 방탄모 외피에도 불이 붙었다. 하지만 임 상병은 방탄모에 붙은 불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오로지 자주포를 포상(砲床·포를 설치해 놓은 대)에 고정시키고 대응 사격을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방탄모에 붙은 불길은 어느새 턱 끈을 타고 내려왔다. 방탄모 턱 끈과 전투복은 화염에 까맣게 그을렸지만 임 상병은 자주포를 포상에 옮기고 대응 사격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임 상병은 입술 위 인중에 화상을 입었다.
이 사실은 24일 불에 타고 그을린 방탄모를 쓴 채 피해 복구작업을 하던 임 상병을 유낙준 해병대사령관과 참모들이 발견하면서 알려졌다. 임 상병은 "상황이 정리되고 나서야 방탄모와 턱 끈이 불에 탄 걸 알았다"고 말했다. 유낙준 사령관은 "포격과 화염의 공포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해병대의 감투(敢鬪)정신을 발휘한 임 상병의 방탄모를 해병대 정신의 귀감이 되도록 영원히 해병대 박물관에 진열하라"고 지시했다.
첫댓글 병사는 포화속에서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키려 싸웠는데..후방 지하벙커에서 확전방지 대책을 지시...
군의 사기는 통수권자 애국심에서 비롯 될것입니다.
님같은 병사가 있기에 연평도는 함락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