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人間)의 발달과정(發達過程)과 노년후기(老年後期) 삶의 통합(統合)]
“강물에 잠긴 돌멩이들은 물결에 몸을 맡기고 매끈하게 둥글게 모나지 않게 자기 몸을 만들
어가고 있다!”
노화에 따른 발달과제는 무엇보다 자신의 인생을 회고 정리하며 삶의 끝은 죽음이라는 사실
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아(ego)의 지배를 넘어 자기(self)를 이해하고 자아존중감 등을 통합(integrity)해 가는것
이 노후의 성취해야 할 최종 과업이다.
그래야만 생애과정에서 중년기를 지나 노년기를 살면서 찾아오기 쉬운 정체성(stagnation)
을 벗어나 생성성(generativity)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노년의 통합성으로 나아갈 수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아채기는 쉽지 않지만 인간의 ‘성숙’은 평생에걸친 진행과정이며 육욕적인 자아정
체성으로부터 완성된 또 다른 자아정체성으로 발전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기심에서 이타심으로의 이동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성숙과 영적관계와 밀접한관계
를 갖는다.
특히 성공적인 노화와 관련해 품위 있고 만족스러운 노년을 맞이하는데는 생산성, 의미의수
호자, 자아통합, 그리고 건강한 노화를 만들며 사회적 유대관계를 잘 맺는 것이라고 할 수있
다.
생애과정의 마무리 단계인 ‘통합’의 단계는 바로 영적 성숙의 단계로서 자신의 한계를 인정
하고 순종하며 감사하는 삶으로 만들어 가는 일이다.(Vaillant, 2003)
수차례 언급하는 것이지만 노인들은 빈곤과 질병에따른 육체적 정신적 고통, 그리고 죽음에
대한 공포감 속에서 노년을 보내게 된다. 이런 세월 속에서 살아가는 노인들로서는 삶의 통
합과정이 무엇보다 매우중요하다.
노년기 발달과업 및 성공적 노화에서는 각자의 감각, 자각, 학습, 기억, 동기, 정서, 태도, 정
신, 사회적 관계 그리고 영혼의 문제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노년기를 살아가면서 자신의 고정 틀 내지 허위, 위선, 체면 등의 ‘당의정’으로 포
장된 삶 에서 벗어나 참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관련해 ‘Erikson’(1963)은 인간의 발달과정을 8단계로 구분하고 각단계에서의 당면한
발달과업을 완수할 때 성공적인 발달이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그는 노년기 마지막 단계인 죽음에 직면하여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긍정적으로 수용할때
자아통합을 획득하고 그렇지 못할 때 절망감에 빠진다는 ‘자아통합성(ego-integrity) 대 절
망성(despair)을 제시한다.
자아통합성이란 자신이 아닌 인간파악에 대한 자기애를 넘어선 사랑이며 자신이 유일한 생
활주기를 필연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구체적으로 통합성은 정신력에서 나오는데 그것은
(1)자기관리자(self-master)로서 감정적 위기를 조절하는 능력으로 모순과 역설에 대응해
충분히 마음을 여는 것.
(2)쾌활성 혹은 다시 복원하는 힘(resilience)으로 위기에 대처 하는 능력.
(3)시간성으로 자신의 삶속에서 과거의 상처를 덮으며 부모 자식 형제 이웃간에 화해하며사
랑하는 감정들이다.
더 나아가 에릭슨은 자아통합감과 절망감 사이의 갈등을 성공적으로 해결하는 힘은 다름 아
닌 지혜에 있다고 했다.
여기서 지혜는 개인이 자신의 삶에 대한 후회 없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그대로받아들이
는 것, 그리고 자기 자신, 자기부모, 기타 이웃 간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화해하는 것을 의
미한다.
같은 맥락에서‘Havighurst’(1971)는 개인의 발달과업으로 사람은 일생동안 신체적 성숙과
사회문화적 조건하에 차이가난다면서 60세 이후의 노년기 발달과업을 6가지로제시했다.그
것은
(1)신체적 기능 및 건강악화에 대한 적응(건강관리)
(2)은퇴 및 수입 감소에 대한 적응
(3)배우자와의 사별에 대한 적응 및 죽음 준비
(4)동년배의 집단과 명백한 관계를 설정하기
(5)유연한 방법으로 사회적 역할과 생활에 적응하기, 그리고 공적 책임지기
(6)만족할 만한 신체적 활동과 일상생활 정돈하기 등이다.
또 ‘Vaillant’(2003)는 개인의 발달과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1)인생은 고립된 위기적 사건에 의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타자와의 지속적인 관
계의 질에 의해 형성된다.
(2)인간의 발달과 성숙은 전 생애를 거쳐 일어난다.
(3)생애과정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적응하는 방어기제는 그들의 정신적 건강의 수준에 좌우
된다.
곧 성공적인 인생발달과정은 6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좀 더 설명하면 첫단계부터
(1)친밀감(intimacy)형성으로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점차 외부로의 관심을 확대하는시
기로서 일과 놀이의 경험들을 통해 협력과 경쟁을 통해 삶의 재발견과 확신, 타인과의 공감
을 나누는 친밀감을 유지하게 된다.
(2)경력강화(career consolidation)로 직업적 성공으로 개인적인 정체성확립에서 더 나아
가 타자 사회적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단계이다. 25-35세 시기로서 청년기의 이상과 열정을
버리고 철저히 현실적인 삶을 살아가는 시기이다.
(3)생산성(generativity)단계로서 중년나인 30-45세가 되면,개인적인 성취 욕구는 낮아지
지만 대신에 공동체나 교우관계를 위한 욕구는 커진다.
(4)의미의 수호자(keeper of the meaning)로서 70세 노인이 되면 ‘의미의 수호자’로서 역
할을 수행한다. 젊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진 무엇을 나누고 전수해가는 일이다.
(5)통합(integrity)단계로서 자신의 내면적 외부적 환경에서 자아감의 통합성을이루고 안정
적인 삶을 영유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는 에릭슨이 본 ‘세상의 이치와 영적인 통찰력에 도달
하는 경험’의 단계와 같다.
(6)마지막은 정체감(identity)확립단계로 20-30대로부터 이어어지는 생애과정,부모로부터
자율성을 획득해 결혼하고 자녀도 얻고 청년기에 맺었던 우정도 보다 깊게되는 시기이다.이
때부터 분리/개별화과정이 평생 동안 반복된다.
뿐만 아니라 Vaillant는 인간이 영성을 향해 진행해 왔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그는 긍정적감
정으로 사랑(love), 희망(hope), 기쁨(joy), 용서(forgiveness), 연민(compassion), 믿음(f
aith) 등 6가지를 설정하고 있다.
우리가 신을 어떻게 이해하든 신에 대한 경험과 연결되는 긍정적 감정을 소유하게 된다고했
다. 인간이 추구하는 긍정적 요소 6가지는 진정으로 영성과 깊은 관련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1938년 고등학교 학업성적이 우수해 하버드대학에 입학하고 졸업한 268명
을 ‘그랜트연구’표본으로 삼아 삶에의 적응을 연구한 결과이다.
즉 Vaillant(2003)가 조사한 사람들은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대부분 안정적이고 육체적정신
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이었다.
대학을 졸업 후 30년이 지나 50세가 된 그들은 90%이상이 건강하고 안정된 가정과직업(의
사, 교수, 판사, 작가, CEO 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누구도 특별히 축복된 삶을 산것이 아니고 모두가 많은 어려움과 개인적인 절망감등
을 소유하고 있었다고 했다.
한편, 심리학자 ‘칼 융’(Carl Jung)이 제시하는 성인의 발달과제에서 인간의 성장과 자기실
현의 가장 큰 잠재력이 인생후반기에 있다고 본다.
노화를 단지 젊음의 상실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구축하는 새로운가치의
입문(initiation) 과정으로 본다.
노화기는 개성화 과정의 마지막 단계로서 죽음은 개인의 종말적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
이며 능동적으로 이어져야 할 재탄생으로 해석했다.
그리고 노인들의 겪는 심리적고통은 나이가 들어감에따라 생기는 내적/외적인 변화에 잘적
응하지 못하는 결과로 해석했다.
노년기는 다가오는 미래의 원형적 죽음으로 돌아가게 마련인데 노후후반기 문제는 바로 현
재와 미래 사이의 연결을 조화롭게 창조하고 죽음을 편안히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했다.
그밖에 ‘Wilber’(2007)는 인간의 발달 과업 중 ‘의식통합’ 차원에서 자아정체감, 초월성, 그
리고 높은 수준의 통합이라는 3단계를 거쳐 의식과 자아가 형성된다고 보았다.
1)자아정체감은 사회 속에서 대상과의 만남에서 자아(self)가 형성되고,
2)둘째단계는 자아초월(self-transcends)로서 자신의 한계를넘어 무형적인 내적세계로 확
장되는 것,
3)셋째 단계는 자신을 포함하여 다른 높은 단계의 영적 발전단계(integration)로 진행된다.
이러한 진행은 생물학적 삶(life)- 심리학적 마음(mind)- 신학적 영혼(감지하기 힘든, 신비
적 soul, spirit)문제로 확대되는 것을 뜻한다.
끝으로 노년기의 발달과업이 중요하다. 노년층들로 하여금
(1)삶의 마지막 단계인 후기노년기(70세 이상)에도 개인적 성장과 발달의 기회로 이용하는
일.
(2)노화 및 노년기에도 계속 다양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개성화된 인격(품격)을 만들어
가는 일.
(3)은퇴 등으로 인한 사회생활의 변화(재정, 신체. 인지 능력)에 따른 새로운 역할의 모색과
개발의지.
(4)중년 이후에 축소되기 쉬운 ‘생산성’을 유지 발전시키는 일.
(5)생활환경 등의 외적변화 보다 개인적 ‘내면세계’로 전환 되는 프로그램의 개발.
(6)노년기 삶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삶의 의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따라서 늙음 혹은 노인의 인구학적 정의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생애과정 혹은 노화
는 노년기를 모두 함축해 접근하고 이해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노년기를 전기, 중기, 후기 등으로 구분을 하면서 노화과정을 개인적삶의 변화과
정에 대한 일관적 성찰로 진행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더구나 인류학적 연구, 심리학적 접근으로 개인과 사회관계의 통합을 연구하는것은 바람직
하다. 개인적인 발달, 성장자체가 사회구조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우 정 著>
- 좋은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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